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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초등학교 1~3학년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2주 전부터 사전 준비를 해왔다. 사전 준비를 하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단연 고민은 다문화학생이었다. 한국말이 안 통하다보니, 온라인 학습과 출석, 소통에 필요한 각종 앱이나 프로그램에 회원가입을 시키는 일은 넘지 못할 산이 가로막고 있는 듯했다.

결국 내가 일하는 제암초등학교 학년부장 선생님, 이중언어 강사 선생님과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이 모두 회의실에 모여 머리를 맞대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다문화 학생도 온라인 수업 참여율 100%를 만들 수 있을까? 우리 학교는 전교생의 19%는 다문화 학생이며, 이 중 한국어를 모르는 학생은 40여 명 정도이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다.
 
다문화학생을 위한 전담팀을 꾸리다

이중언어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여러 장벽이 있었다.

"학생이 스마트 기기가 없고,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연락을 하는데... 엄마가 주로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할 때가 더 많아요. 그래서 일이 끝난 밤에 저에게 전화가 올 때도 있어요. 문자를 남기면 하루가 지나고 답장이 오기도 하고요. e-학습터는 회원가입할 때, 부모의 인증을 거쳐야 되어서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요."

이 문제를 듣던 선생님이 좀 더 쉬운 해결책을 내어 놓았다.

"그런 경우는 담임 선생님들이 ID일괄배부를 하면 회원가입 절차가 매우 간단해지거든요. 그러면 학년선생님들께 알려드리면 되겠네요. 그런데 우리가 파파고 번역기를 써서 번역을 해서 보내드리거든요? 그런데 한국어로 온 답장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이중언어 선생님도 웃으며 그 문제에 대해 대응책을 내어 놓는다.

"선생님들께서 배려하신다고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보내주시는 문장도 러시아 엄마들한테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거든요. 차라리 한국어로 보내세요. 그러면 그걸 옆에 있는 한국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저희한테 연락이 와서 정확하게 대답해드릴 수 있거든요."

작년에 1학년을 맡았던 선생님도 생각난 듯 얘기를 덧붙인다.

"한 번은 OO 엄마에게 메시지가 왔어요. '마리 날아가다' 이게 무슨 말인가 몰랐는데, 나중에 러시아 선생님 통해서 본국에 출국한다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유추할 수 있었어요."

이중언어 선생님이 덧붙인다.

"사실, OO 같은 경우는 이번 기회에 엄마가 핸드폰을 사주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형제가 셋이나 되는 경우는 돌아가면서 기기를 사용해야 해서 더 느리기도 해요."

결국, 우리는 첫째, 스마트 기기 사용 현황을 조사하기로 했다. 스마트 패드를 학교에서 대여해주면 해결된다. 둘째, 엄마 뿐만 아니라 학생 핸드폰 번호를 수집하여 공유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더 잘 다루기 때문이다. 셋째, 환경은 갖춰졌으나, 게으르거나 태만한 학생에 대해 협력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부모들이 일터에 나가버린 뒤라 아이들은 스스로 일어나서 온라인 학습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 다문화특별학급에서 처음에 적극적으로 독려하기로 했다. 나는 제안을 하나 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빠른 소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각 반에 흩어져있는 다문화학생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주기에 다문화특별학급의 과부하가 너무 커요. 그래서 일단 학년별로 협력학급 선생님들이 계시니까 학년별 사안을 간단히 학년별 소통방에서 확인하시고, 모아서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저희가 순차적으로 해결하고, 상황을 다시 협력학급 선생님들께 알려드릴게요. 동의하시나요?"

여러 선생님들의 동의로 회의가 끝난 즉시 이중언어 강사 2분, 다문화특별학급 담당교사인 저를 포함하여, 학년별 협력학급 선생님 6분, 이외 부장교사 2분이 다문화가정학생 온라인 학습지원팀을 결성하였다. 단체 톡방을 개설하여 20일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였다.
 
아이들에게 가정방문 하겠다고 했더니

개학날인 20일. 지난주까지 마무리 되었어야 할 고학년 학생들조차 온라인 학습 접속률이 높지 않았다. 게다가 1~3학년 학생들 역시 접속을 안 하거나 전화조차 안 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결국 우리는 20일 밤까지 전화와 영상으로 지원하다 못해, 21일에는 가정방문을 실시하겠다고 결정했다. 아침에 안 되는 학생에 대한 정보가 협력 학급 선생님을 통해 실시간 단체 톡방으로 올라왔다. 다문화특별학급 역시 분주해졌다. 나는 교감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교감선생님, 오늘 가정방문을 해야 겠습니다."
"네, 그럼 출장 올리시고, 담임 선생님, 러시아 선생님 모두 동행하시고, 상황을 저에게 바로 알려주세요."


전화를 해서 집주소를 재차 확인하며 가정 방문을 하겠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했다.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각 학급에서 연락이 왔다. 갑자기 학생들 접속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약 90%의 응대를 마치고 나니 11시 정도가 되었다. 그 때, 내가 이중언어 강사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제 일단 출장을 다녀옵시다. 누구 집부터 가면 되나요?"
"선생님, 오늘 갈 집이 없어요. 일단 모두 접속은 했고요. 지금 수강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100% 수강했는지는 저녁에 다시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한국 담임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가서 가르쳐주겠다고 했더니, 자기 집에는 먹을 것이 없다는 둥, 여러 가지 걱정을 하더니, 알아서 할 수 있다고 바로 접속하겠다고 하네요. 그냥 컴퓨터로 가르쳐주기만 하고 온다고 말했는데도요."


전화를 돌렸던 두 선생님 모두 이렇게 대답했다. 결국, 21일은 가정방문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도 이수율을 보고, 꼭 방문을 한다고 알려달라고 하고 마무리지었다. 오후에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께 구두로 보고드렸다.

"오늘 출장은 못나갔어요."
"왜요?"


궁금해하면서 반문하신다.

"담임선생님하고 선생님들 같이 가정방문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더니, 고학년은 알아서 공부하겠다고 수강을 해버리고, 오늘 저학년은 지난주까지 준비했던 대로 잘 해주어서 그렇게 되었어요. 내일까지도 상황 지켜보고 안 하면 또 나가려고요."
"아, 네. 정말 잘 되었네요."


모두 한바탕 웃었다.
 
드디어 가정방문을 가다!
 
 4월 22일 담임교사(왼쪽부터), 이중언어 강사, 특별학급 담당 교사 4인이 함께 학생(5학년) 집을 방문하여 온라인 학습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4월 22일 담임교사(왼쪽부터), 이중언어 강사, 특별학급 담당 교사 4인이 함께 학생(5학년) 집을 방문하여 온라인 학습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 정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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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이 되었다. 다른 학생은 무리없이 온라인 학습에 참여하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되어 아직까지 접속하지 않은 학생을 알려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5학년 1반의 리사(가명)가 아직 접속하지 않았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리사는 한국어도 곧잘한다. 그런데 사전 준비기간에도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오전 내내 잠을 자거나 오후에도 접속하지 않는 등 애를 먹였다.

우리는 담임선생님과 함께 학교 옆 아파트로 총 출동하기로 했다. 무려 네 명의 선생님이 마스크를 낀 채, 아파트로 들어섰다. 리사 아빠는 마침 일을 나가지 않고, 리사와 함께 있었다. 우리를 매우 반겨주었다. 리사의 노트북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이중언어 강사선생님이 러시아어로 서비스업체에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알아보았다.

무선인터넷을 우리와 다른 통로로 싸게 구입하고 설치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 분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분들이었다. 리사의 핸드폰과 노트북을 거실 탁자에 놓고, 담임선생님은 화상 출석체크용 zoom 프로그램을 설치해주었다. 선생님과 사용하는 프로그램 zoom, 온라인 수업용 e-학습터, 학교 안내장 e-알리미 등의 프로그램 사용 방법을 리사에게 알려주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꼬박 두 시간이 흘렀다.
 
 e-학습터에 개설된 다문화특별학급 수강 강좌 화면이다. 교사가 유튜브를 통해 영상자료를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가 없어 외국인가정 학생에게 접근성이 좋다.
 e-학습터에 개설된 다문화특별학급 수강 강좌 화면이다. 교사가 유튜브를 통해 영상자료를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가 없어 외국인가정 학생에게 접근성이 좋다.
ⓒ 정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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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을 나서며, 나는 주머니에 준비해 온 과자를 꺼내어 리사에게 주고, 꼬옥 안아주었다. 리사는 이제야 환하게 웃었다. 혹시 학생을 방문하게 될지 몰라, 미리 교장선생님 결재를 맡아 과자를 구입해두었는데 잘 사용하게 되었다. 내가 이런 흐뭇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중언어 선생님은 러시아어로 "내일도 제때 안 하면 계속 집으로 올거야"라고 말했다.

리사는 "좋아요. 선생님들 모두 우리 집에서 그냥 사세요. 저는 좋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우리는 모두 웃으며 집을 나왔다. 리사의 아빠가 아파트 밖에까지 따라 나오며 무슨 말을 하였다. 내가 이중언어 강사에게 뭐라고 했는지 물었더니, "학교까지 바래다 드릴까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걸어서 불과 3분 거리 밖에 안 되는데... 고맙다며 사양했다.

이제 학급 온라인 수업에 대한 지원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듯하다. 우리 다문화특별학급 학생의 한국어 수업도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어도 온라인으로 배워두어야 한다.

나는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기 전, 한국어 수업을 못하는 다문화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유튜브로 학습자료를 올리게 되었다. 퇴근 후 영상을 직접 촬영하여 <러시아어로 배우는 생활한국어 100문장>, <질문과 대답 150문장> 등의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질문과 대답 150문장은 교실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교실한국어로 구성하였다.

러시아권 학생을 위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언어권의 학생 소수는 여전히 충분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협의하여 지역의 여러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단 한명의 아이도 온라인 학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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