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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한글학회> 입구에 설치된 주시경 선생 흉상. 이곳부터 북쪽으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까지 난 길이 '한글가온길'이다.
 광화문 <한글학회> 입구에 설치된 주시경 선생 흉상. 이곳부터 북쪽으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까지 난 길이 "한글가온길"이다.
ⓒ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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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경 선생은 죽음(죽임)을 앞두고 시 몇 편을 남겼다. 「물결의 배」와 「부뚜막의 소금」이다. 짧은 시이지만 긴 울림이 담긴다.

물결의 배

 바람이 몹시 불고
 물결이 크게 일어나는 바다에 뜬
 저 한 조각 배에 있는 이들아
 네 몸을 네 몸대로 두고
 네 맘을 네 맘대로 차리어야
 저 언덕에 닿아 보리라.

부뚜막의 소금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하니
 가까운 것은 가지기가 쉽다고
 그대로 두고 믿기만 하는, 끝에는
 손이 미치지 못하리라. (주석 5)


당시 미주에서 활약하던 작가이면서 『신한민보』의 기자로서 앞에 소개한 추모기사를 '빈등' 했던 필명 동해수부는 같은 신문에 「다 같이 흘리는 눈물」을 다시 실었다. 당시의 정황상 국내에서는 추모사 같은 글을 쓰기도 쉽지 않고, 실을 지면도 없었을 때이다.

다 같이 흘리는 눈물

퍼시아 동방의 비단이나 중국 소황주 영초는 찬란히 구름같이 공교히 그림같이 그 문채 그 미술을 가져 천하 사람을 점잖하게 또는 맵시나게 입히며 단장하나니 이는 저 비단을 입는 자의 재조가 아니요, 끝없이 불쌍한 누에(蠶) 늙은이가 죽도록 섶을 의지하야 기입을 뽑아내야 직조(織造)를 공급한 공이라.

그러나 이 세상 사람이 죽정이만 남은 후에 늙은이를 위하야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리는 자가 그 누구이뇨? 대저 연구가의 마지막 길이 조금도 틀림없이 이와 똑 같으니 우리나라에 단 하나요 둘도 없던 국어 패왕이 또한 여기서 죽정이만 남았도다.

오호라! 한강의 맑은 물이 밤낮 없이 철철 흐르며 종남산(終南山) 가을바람 더구나 소슬하니 가히 선생의 본령, 선생 정신을 방불히 얻어 보려니와 수간두옥(數間斗屋) 경경(耿耿)한 등불 밑에 밤이 늦도록 선선한 옷깃을 다 적시는 미망인, 또한 그 어린 것들 누가 알뜰히 위로하리오!

우리 일반 사람에 통도한 눈물이 거의 바다를 이루는 때에 평일 선생을 사모하던 동해수부도 제 딴은 너무 애감하야 이 글을 쓰노라(동해수부). (주석 6)


주석
5> 『나라사랑』 제4집, 34쪽.
6> 앞의 책, 275쪽, 재인용.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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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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