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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대 감염자 발생한 은평성모병원 28일 오전 서울 은평성모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속출로 인한 방역 작업으로 임시 휴진 중이다. 방역당국은 은평성모병원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에 달하자 서울 최대 집단발병 사례로 보고 조사 중이다.
▲ 서울 최대 감염자 발생한 은평성모병원 28일 오전 서울 은평성모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속출로 인한 방역 작업으로 임시 휴진 중이다. 방역당국은 은평성모병원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에 달하자 서울 최대 집단발병 사례로 보고 조사 중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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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 금요일부터 은평성모병원이 폐쇄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 환자의 병원 내 이송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후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2월 28일 현재 14명까지 늘어나 병원은 무기한 폐쇄에 들어갔다.

그런데 지금 그곳에는 가장 취약한 상태인 입원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퇴원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보호자나 간병인도 없이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며 입원해 있다. 그들이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입원 중인 어머니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는 개인의 경험이라는 점 미리 밝힌다.
      
2월 11일 화요일 밤 팔순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은평성모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왼쪽 팔꿈치 뼈가 조각나고, 오른쪽 발목과 발가락 및 발등뼈가 엉망진창이 된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얼굴이 찢어져서 피가 나는 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는 내가 왜 여기 있느냐며 집에 가겠다고 했다가, 통증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기절하기도 했다가, 그렇게 하룻밤을 응급실에서 꼬박 새우고 2월 12일 수요일 정오가 되어서야 입원실로 올라갈 수 있었다.

2월 12일 수요일부터 13층 정형외과 병동 입원실 생활이 시작됐다. 입원 수속 당시 담당 간호사는 환자가 거동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24시간 보호자가 상주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보호자가, 수술 후에는 간병인이 환자 옆에서 함께 생활하며 24시간 간병을 했다.

예정대로라면 2월 14일 금요일에 수술해야 했다. 하지만 발의 붓기가 심각해 계속 수술이 미뤄지다가 2월 20일 목요일 오후에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발목에 핀을 세 개 박았다며 두 달 동안 절대로 발을 디디면 안 된다고 했다. 왼쪽 팔도 처음에는 수술해야 한다고 했는데, 노인이라 두 가지 수술을 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일단 좀 더 두고 보자고 했다.

2월 21일 은평성모병원 환자이송 요원이 코로나19 확진자였다는 기사가 떴다. 외래 진료실과 검사실 등이 폐쇄돼 다들 불안해 했지만, 며칠 후 수술한 발의 상처만 아물면 - 수포를 뜯은 자리와 썩은 살을 긁어낸 자리에서 계속 피가 나고 진물이 났다 - 퇴원해서 다리를 살짝이라도 짚을 수 있을 때까지 재활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생각을 하며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팔이라도 멀쩡하면 목발이라도 짚고 퇴원해서 집으로 가겠는데, 팔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여전히 퉁퉁 부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 안타까웠다.

병원이 간호간병하겠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2월 24일 발생했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보호자와 간병인 모두 나가야 한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자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나 보다. 현재 어머니가 거동이 불가능해 혼자서는 배변도 못하는 상태인데 어떻게 하느냐고 하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신들이 간호간병 서비스를 할 거라고 안심시킨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통보였다.

그날 밤 어머니는 여기가 병원이라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 이윽고 사람들이 다 가는데 자신만 혼자 앉아 있다며 빨리 데리러 오라고 화를 냈다.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아니었다. 간호사들이 휠체어에 앉혀 다리를 묶어두고 옆에 데리고 있었나 보다. 잠시 후에는 환자가 자꾸 침상에서 내려오려고 한다며 침대에 손을 묶어 두겠다고 보호자의 동의를 구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무리 지금 인지력이 약해지고 판단력도 둔해졌다지만 전화도 하고, 신문도 보고, 라디오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인데 손을 묶어 둔다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다른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했다. 옆에서 지켜봐 주시면 안 되느냐고 하자, 자신들이 환자 한 명만 보는 것도 아니고 그건 불가능하단다.

고용한 간병인도 못 두게 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까는 병실마다 간병인이 배치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왔다 갔다 하며 살피고 있단다. 잘 좀 살펴봐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2월 26일 아침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담당 의사가 회진 중이었나 보다. 담당 의사는 엄마가 퇴원하고 싶어한다고 퇴원하려면 빨리 오라고 했다. 그 시각이 9시였는데 10시까지 오면 퇴원할 수 있단다. 상처는 다 나았느냐고 하니 집에서 드레싱하면 된단다. 의사는 드레싱 잘 하고 움직이지만 않으면 된다는데, 만일 상처가 덧나거나 행여 움직이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병원에 오면 되느냐고 묻자 답을 못한다.

은평성모병원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고, 은평성모병원은 폐쇄 상태라 환자를 안 받는다는 것을 의사도 잘 알기 때문이다. 섣불리 퇴원을 결정할 수 없었다.

2월 27일 또 입원실이 이동됐다. 어머니는 심신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인데 자꾸 환경이 바뀌니까 매우 힘들어했다. 코로나19 때문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교통 사고 이후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해졌고, 판단력이나 인지력이 현격히 떨어졌다. 결국 그러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혼자 일어나서 커튼을 치다가 뒤로 넘어졌단다. 허리 통증을 호소해서 간호사가 엑스레이를 찍는다고 연락이 왔다.

어머니에게는 아무리 움직이면 안 된다고 말해도 그 때뿐이다. 어떻게 창피하게 화장실을 해결해 달라고 하느냐고 하신다. 그냥 혼자 가면 된단다. 그럴 수 있는 신체 상태도 심리나 정신 상태도 아니다.

어머니에겐 현재 24시간 간병인이 필요하다. 침상에서 배변을 해결해 주고, 정신줄 놓지 않도록 계속 대화해 주고, 핸드폰 충전도 시켜주고, 라디오 케이블도 연결해 주고, 식사 때에 냉장고에서 반찬도 꺼내 주고, 계속 얼음 갈아가며 발에 아이스 팩을 감아줘야 하는 간병인.

그런데 병원에서는 24시간 간병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은 해 줄 수 없단다. 그럼 환자와 통화가 안 되거나 부탁할 일이 생겼을 때에 담당 간호사와 직접 연락이라도 할 수 있는 간호사실 직통 전화 번호라도 알려달라고 했더니, 자신들은 바빠서 그런 연락은 받을 수 없단다.  지금 은평성모병원은 통화도 거의 불가능하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입원 시에는 보호자가 24시간 상주해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더니, 막상 자신들이 담당해야 할 처지가 되자 24시간 간병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환자 보호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호자도 안 되고, 개인 간병인도 못 둔다면,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와 돌봄을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되거나 2차 사고로 이어질 환자들이 생길까 두렵다. 비단 나의 개인 경험만으로 끝날 일은 아닐 듯하다.

2월 28일 저녁 방금 전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았다.

"여기 어디냐? 왜 내가 여깄어? 지금 아무도 없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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