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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담양하면 대나무, 딸기와 같은 특산물이나 소쇄원, 송강정과 같은 가사문학권의 유적들, KBS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빠졌던 연못이 있기로 유명한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프로방스와 같은 관광지를 머릿속에서 떠올릴 것입니다.

여기에 관방제림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유명 관광지인 죽녹원과 값이 싸고 맛 좋은 국수를 판매하는 국수집이 늘어선 국수거리, 2,7로 끝나는 날에 여는 5일장과도 이어져 있고, 2km에 달하는 풍치림의 경치를 만끽하며 자전거를 타거나 걸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곳은 왜 만들어졌고 어떤 나무들이 심어졌는지, 그곳에는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담양읍의 관방천을 따라 만들어진 제방에 줄지어 서있는 나무들
 담양읍의 관방천을 따라 만들어진 제방에 줄지어 서있는 나무들
ⓒ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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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읍의 관방천을 따라 만들어진 제방에 줄지어 서있는 나무들
 담양읍의 관방천을 따라 만들어진 제방에 줄지어 서있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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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제방이 아름다운 숲길로

본래 담양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해를 막고 담양천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1648년(인조 26년)에 담양부사 성이성이 제방을 축조했고, 1854년(철종 5년)에 부사 황종림이 관비로 연인원 3만여명을 동원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었는데요, 이것이 지금의 관방제림입니다.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에서 대전면 강의리까지 약 6km에 이르는 이 제방은 그 중에서도 남산읍 동정마을에서 천변리까지 약 2km의 거대한 풍치림이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연인끼리 함께 거닐면서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나 가족들끼리 자전거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아울러 국수거리와 2,7일로 끝나는 날에 여는 5일장과도 인접해 있기에 시너지 넘치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관방제림에 심어진 나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수(111그루)를 자랑하는 푸조나무
 관방제림에 심어진 나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수(111그루)를 자랑하는 푸조나무
ⓒ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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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은 이름에 걸맞게 천연기념물 지정 구역 안에 자라고 있는 185그루의 오래된 거목을 비롯, 111그루에 달하는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엄나무처럼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약 420그루씩이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 심어진 나무들은 무려 300~400여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자랑하면서 거대한 풍치림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데요, 천연기념물 366호(1991.11.27) 지정과 2004년 산림청에서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 수상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들었던 제방과 그곳에 조성한 풍치림이 아름다운 숲길이 되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아이러니함을 이 세상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요?
 
'담양노래비'를 비롯해 담양에 관한 설화와 특성을 잘 담은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관방제림 조각공원
 "담양노래비"를 비롯해 담양에 관한 설화와 특성을 잘 담은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관방제림 조각공원
ⓒ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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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노래비'를 비롯해 담양에 관한 설화와 특성을 잘 담은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관방제림 조각공원
 "담양노래비"를 비롯해 담양에 관한 설화와 특성을 잘 담은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관방제림 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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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를 개조한 예술창고와 조각공원의 절묘한 만남

관방제림의 고수부지에는 자전거도로와 추성경기장이 있어서 대여료(1인용 기준 5000원)를 내고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방제림 뒷편 너머로 가면 색다른 장소를 만날 수 있는데요, '추억의 관방천'이란 시를 새긴 담양노래비를 비롯해 도둑과 액운을 막아주고 재물을 지키는 수호동물(담양의 개와 닭 이야기)이나 바위 밑에 묻어둔 음식을 먹다 화주부부에게 걸린 여우(야! 이놈 여시야......)같이 담양의 특성과 역사·문화에 관한 설화를 소재로 한 조각품을 볼 수 있는 조각공원과 과거 정부양곡을 보관하기 위해 쓰였던 남송창고를 개조한 담빛예술창고가 그것입니다.
 
과거 정부양곡을 보관하던 창고를 개조해서 전시관, 카페를 비롯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담빛예술창고
 과거 정부양곡을 보관하던 창고를 개조해서 전시관, 카페를 비롯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담빛예술창고
ⓒ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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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붉은 벽돌 건물 한 켠에 칠해진 하얀 정사각형 4개에 검은색으로 쓴 '남송창고' 글씨가 그대로 남아있는 담빛예술창고는 창고에서 비롯된 역사성을 보여주고, 예술을 저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시공간과 문화카페, 예술체험장소로 활용되면서 방문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죠.

창고였던 곳을 그대로 사용한 공간 특성상 층고가 높은 것도 이색적이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은 매주 화·목 오후 2시, 주말·휴일 오후 3시마다 30분씩 정기연주를 하면서 예술공간으로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한때 쓰여졌지만 버려진 창고를 다시 쓸모있게 만든 예술창고와 담양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특색있는 모습을 작품으로 담은 조각공원, 참 절묘한 만남이 아닐 수 없네요.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https://gl-revieuer86.postype.com/post/3430867)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담양읍, #관방제림, #담빛예술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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