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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양주 수종사를 갔습니다. 운길산 중턱에 위치한 수종사는 그리 크지 않은 사찰로, 오랜 시간 북한강과 두물머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왔는데요. 현대에 와서는 수종사까지 가는길이 좋아지면서 점차 사찰이 커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운길산 중턱에 있는 수종사까지의 길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밑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가면 최소 30분, 자동차로 올라가도 가파른 길을 5~10분 정도 지나야 합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이러다가 차가 뒤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날 정도지요.

수종사는 조선시대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다가 잠결에 동굴 속의 종소리를 듣고 그곳에 사찰을 지었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는데요, 가장 유명한 것은 사찰 밑에 자리한 거대한 은행나무입니다. 용문사 은행나무와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와 비견될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요. 이번에는 겨울에 와서 그 절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가을에는 꼭 다시 와서 아이들에게 노란 풍경을 보여주고 싶네요.

이왕 수종사까지 오른 거 식구들과 함께 운길산까지 내친걸음을 옮깁니다. 아이들에게는 곧 정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격려 아닌 격려를 하지만, 수종사부터 운길산 정상까지는 그래도 1km,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게다가 가파른 편이지요.

힘들다고 투덜거리던 7살 막내가 한 마디 합니다.

"아까 처음부터 다 왔다고 하더니, 도대체 언제가 끝이야?"

여전히 다 왔다고 감언이설을 속삭이는 아빠. 영 미덥지 못한지 이번에는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붙잡고 다 왔냐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아빠와 마찬가지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힘내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 막내는 왜 사람들이 산에만 오면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합니다. 언젠가는 자신도 똑같은 말을 하게 되겠지요.

운길산 정상에 오르니 두물머리와 함께 반대편으로는 예봉산과 적갑산 능선이 훤하게 펼쳐집니다. 예빈산과 예봉산, 적갑산을 거쳐 운길산까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종주코스입니다. 저도 회사에 들어가 주말에 동기들과 함께 걸었던 그 길이지요.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걸어봐야겠네요.

다시 운길산을 내려옵니다. 항상 그렇듯이 올라가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은 짧습니다. 아이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는 길이 모르는 길보다 짧다는 삶의 지혜 역시 곧 깨달을 때가 오겠지요.

날이 좋은 어느 날, 가슴이 확 트인 곳을 보고 싶다는 분들에게 수종사를 추천드립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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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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