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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래 서천군수(오른쪽)가 피소직후인 지난 3월 27일 오후 한산모시관에서 정순신 대전지점홍성지청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시간을 놓고 제보자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노박래 서천군수(오른쪽)가 피소직후인 지난 3월 27일 오후 한산모시관에서 정순신 대전지점홍성지청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시간을 놓고 제보자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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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래 자유한국당 서천군수 후보(당시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한 직후 정순신 대전지검 홍성지청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는 최소 20여 분간 단둘이 얘기를 나눴다며 은밀하고 부적절한 만남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노 군수와 정 지청장은 단지 2-3분간 인사만 나눴을 뿐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서천에서 폐기물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당시 노 서천군수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에 고발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5일 뒤인 같은 달 27일 오후 3시 40분. 노 군수가 군청 산하 한산모시문화관에 도착했다. 노 군수는 인사하러 나온 모시사업단 직원들과 의례적인 인사를 나눈 후 매표소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20분 뒤인 정각 오후 4시. 검은색 승용차가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누군가가 내렸고 노 군수와 마주섰다. 제보자에 따르면, 노 군수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깍듯이 인사했다.

당시 매표소에서 매표 업무를 보던 B씨는 "노 군수께서 모시문화관에서 정부 차관급인사나 문화재청장을 맞이할 때도 90도로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며 "'누구기에'하는 의문에 확인했더니 정 홍성지청장이었다"고 말했다.

피고발인과 해당 수사기관의 책임자가 미묘한 시점에 만난 것이다. B씨는 "노 군수가 정 지청장을 2층 사업단 사무실로 안내했고 사업단사무실 내 칸막이가 있는 단장석 응접탁자를 사이에 놓고 10여 분간 단둘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노 군수와 정 지청장이 함께 온 지청 직원들과 담장이 둘러 있는 모시관 광장을 둘러보며 10여 분간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B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0분 경 홍성지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뒤늦게 입장권을 산 후 모시관을 벗어났다. 노 군수도 비슷한 시간 모시관을 떠났다.

여기에서 노 군수와 정 지청장이 만나, 당시 피소 내용을 주고받으며 부정청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B씨는 "당시 매표소에서 근무하며 이 같은 상황을 모두 지켜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후보와 정 지청장 측은 B씨 이야기를 모두 부정했다. 노 후보는 "서천 범죄예방관련 단체 관계자가 군청 비서실을 통해  '지청장께서 서천읍에서 예정된 행사 참석차 서천을 방문하는 차에 모시문화관을 둘러보고 싶다고 하니 인사를 했으면 한다'고 해 손님맞이 차원에서 가게 됐다"며 "매표소 앞에서 기다려 지청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명함을 주고받은 후 '리모델링을 잘 해서 평이 좋다, 잘 둘러보시라'고 한 후 다른 일이 있어 곧바로 모시관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모두 2-3분 정도 여러 사람 앞에서 얘기를 나눴고, B씨의 주장처럼 사업단 사무실에서 독대를 하거나 안내를 한 일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당시는 고발인이 고발장을 낸 곳이 홍성지청인지, 논산지청인지도 모를 때"라며 "선거를 앞두고 나를 음해하기 위해 갖가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모시관을 함께 방문했다는 홍성지청 관계자도 "도착하니 노 군수가 명함을 건네 군수라는 걸 알았다"며 "노 군수는 매표소 앞에서 인사만 한 후 바로 떠났다"고 말했다. 모시문화관 사업단 관계자도 노 군수와 홍성지청 관계자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노 후보와 정 지청장 측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자, B씨는 "당시 매표소에서 노 군수와 홍성지청장이 방문에서부터 되돌아갈 때까지 이를 직접 봤고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스스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서로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모시관 사업단에서 일하던 B씨는 지난 5월 개인적인 사유를 이유로 자진 사직했다.

노 군수는 홍성지청장을 만난 다음 날인 28일 오전, 자신의 고발 요지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 군수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4년 5월경 A씨가 제3자를 통해 본인 선거사무실에 피로회복제 박스를 놓고 간 사실이 있었다"며 "당일 오후 늦게 부인을 통해 피로회복제 박스에 현금이 들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 자신의 부인이 전달자를 선거사무실로 불러 피로회복제 박스를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노 군수의 주장에 대해 "선거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본인과 제 3자와 같이 노 군수 부인에게 돈을 전달했고 돈을 되돌려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 달 중순 노 군수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A씨는 "돈 전달 사실과 되돌려 받지 않은 정황이 담긴 자료를 제출했는데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전고검에 항고했다.



태그:#서천군수 , #대전지검 홍성지청장, #한산모시문화간관, #서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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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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