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도쿄시민들이 주말 휴식처 하코네(箱根)로 향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로 오다큐신주쿠역(小田急新宿駅)에서 출발해 로망스카(ロマンスカー)를 타고 하코네유모토역(箱根湯本駅)까지 가는 것입니다.
유동인구가 많기로 소문난 신주쿠역은 JR선을 비롯해 게이오선(京王線), 도쿄메트로선(東京メトロ線), 오다큐선(小田急線)등 하루에도 수십만 명이 이동하는 복잡한 역입니다. 오늘 소개할 로망스카는 바로 오다큐에서 운영하는 사철로 하코네에 가기 위한 최고의 열차 중 하나입니다.
신주쿠오다큐선의 출발 승강장에 빨간색 로망스카가 출발 준비를 합니다. 로망스카는 최근에는 신형 로망스카 VSE(50000형), MSE(60000형)등과 함께 기존의 EXE(30000형) 그리고 제가 타고 간 LSE(7000형) 열차가 운행을 합니다. 1980년도에 등장한 이 로망스카는 벌써 30여 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래된 열차지만 지금도 하코네를 가기 위한 가장 고급 열차 중 하나입니다.
예전의 향수를 방불케 하는 외관으로 수 많은 여행객들이 선두 부분에서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이 열차의 가장 메인은 역시 선두 차 맨 앞에 위치한 전망 좌석으로 열차 예약 시 가장 먼저 예약이 되는 곳입니다. 하코네로 들어가는 도중 선두 차에 앉아서 전망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도 열차 여행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죠.
이미 열차는 1981년도 제 24회 블루리본상을 수상한 명작 열차입니다(블루리본상(ブルーリボン賞)이란? 1958년도에 만들어진 상으로 전년도에 새롭게 영업 운전을 한 철도 차량 중에서 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연 1회,1개의 차종에 대해 선정됩니다).
일본 철도 차량 중에서 블루리본상을 7번이나 수상하다니 오다큐전철에겐 정말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전적인 파랑과 빨강의 좌석이 인상적입니다.
열차는 천천히 신주쿠역을 출발해 도쿄의 서쪽을 지나갑니다. 바삐 움직이는 시민들과 차량들을 뒤로 하고 열차는 시외 각 마치다역(町田駅)에 도착합니다. 마치다역에서는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에노덴으로 가기 위해 분기합니다.
마치다역에서 최신형 VSE(Vault Super Express)열차로 환승해 봅니다. 2006년 블루리본상에 빛나는 이 로망스카는 외관부터 최신형이란 느낌이 듭니다. 하얀색 외관에 기존 로망스카의 빨간색 전통을 이어 받은 줄이 인상적입니다. 열차 선두 부분은 유선형입니다. 그야말로 열차여행에서 최고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벌써 7대 신형 특급 로망스카로 기존 로망스카보다 무려 45cm나 높은 2.55m를 자랑합니다. 그만큼 대형 창문이 적용되어 하코네로 들어가는 풍광을 넓게 볼 수 있습니다. 열차차량으로는 최초로 최고기술의 리클라이닝 시트를 도입해 장거리 여행에서도 편안하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또한 좌석의 각도를 약 5도 정도 돌릴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해 굳이 몸을 크게 돌리지 않고도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차내에서 판매하는 로망스카열차 모양의 에끼벤(1000엔)은 꼭 구입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관광열차다 보니 차장이 하코네에 관한 관광지 설명도 친절하게 해 줍니다. 정면 LCD모니터에는 하코네에 관한 관광정보도 서비스가 됩니다.
또한 16명에게만 허락되는 전망좌석은 초대형 3차원 유리를 사용해 그 개방감이 정말 극대화 됩니다. 좌석 간격이 무려 1150mm로 정말 아늑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4명 가족이라면 파티션 룸 좌석도 있습니다.
가족의 사생활이 보장되어 가족 여행시엔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물론 추가요금이 발생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동석이 부담스러우시다면 꼭 이 좌석을 추천합니다. 물론 4명이 예약을 해야겠죠.
어느덧 로망스카는 1시간 40여분의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하코네유모토역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하코네등산철도(箱根登山鉄道)를 이용해 더욱 깊은 하코네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번 주 도쿄로 가서 로망스카를 타고 한번 로망의 철도 여행을 떠나보세요.
* 운행일 : 매일 * 운행시간 : 오다큐신주쿠역-->하코네유모토(약 1시간 40분 소요)* 운임 : 2080엔* 지정석예약 : 전 좌석 지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