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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샤워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단단한 비누를 사용하는 게 피부 건강에 좋다.
 여름철에 샤워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단단한 비누를 사용하는 게 피부 건강에 좋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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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비누 좀 아껴서 써봐. 비누 한 개가 일주일을 못 넘기는 거 같아."

주부 최아무개씨는 여름만 되면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게 된다. 20대 초반인 최씨의 아들은 사춘기 이후 샤워를 부쩍 자주하는데, 여름철에는 하루에도 대여섯 차례씩 욕실을 드나들 때가 있을 정도로 몸을 여러 번 씻는다.

최씨가 아들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건, 사실 비누 값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피부와 비누의 빈번한 접촉이 왠지 몸에 좋지 않을 듯해서, 비누 사용을 자제하라는 뜻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다.

여름철은 아무래도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고, 그래서 비누와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청결 혹은 개운하고 싶은 욕구는 사실 본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비누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물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게 드러난 기록으로만 따져도 기원전 2800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비누가 생필품치고는 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하루도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시피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건 비누의 뛰어난 세척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한 비누 사용, 몸에 좋을 리 없다

비누는 본질적으로 야누스 같은 존재이다. 기름기와 물이라는 여간 해서는 어울릴 수 없는 존재를 매개하는 기능을 가진 탓이다. 실제로 비누는 화학적으로 기름기와 잘 어울리는 부분, 또 물과 잘 어울리는 부분 등 2개의 상반된 성질을 가진 물질이 혼합된 것이다.

비누의 기능은 '유유상종', 즉 비슷한 것끼리 잘 어울리는 화학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우리 몸이든 세탁해야 할 옷이든 세척의 대상인 때나 자국은 십중팔구 기름기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들이다. 비누가 해당 때나 자국에 접근하면, 비누 성분 중 지방성 물질이 때 혹은 자국의 기름기 성분과 어울리게 된다.

한데 비누의 지방성 물질 한 쪽 끝에는 염기성 물질이 붙어 있는데, 염기성 물질은 물에 잘 녹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기름기와 염기라는 '두 얼굴'을 가진 비누가 때나 자국에 접근해 이들을 잘게 분리한 뒤 물에 씻겨 오폐수의 형태로 배출되는 게 바로 세척과정인 것이다.

그렇다면 청결 혹은 세척이라는 위생 기능을 가진 비누는 자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걸까? 비누의 강점인 기름기 분해는 우리 몸에서 배출된 기름뿐만 아니라 피부 표면의 기름기까지도 없애준다. 비누를 사용한 뒤 피부가 보송보송 하고 때로는 건조하기까지 한 것은 기름기와 수분이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너무 지성인 피부도 좋지 않지만, 건조한 피부 또한 감염의 위험성을 높인다. 과한 비누 사용이 몸에 좋을 리 없다는 얘기이다.

비누 서식 세균, 물로 잘 씻어주면 남지 않아

성격상 여름철 비누를 자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단단한 비누가 좋다. 아무래도 피부와 접촉하게 되는 비누 성분의 양이 줄어들 확률이 높은 탓이다. 비누의 염기성분은 칼륨(K)이나 나트륨(Na)이 흔히 사용되는데, 상온에서 칼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비누는 나트륨 성분 비누에 비해 1.2배 정도 더 잘 녹는다.

무른 비누가 바로 칼륨을 주로 쓰는 계통의 비누라고 볼 수 있다. 또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샤워를 자주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은 흔히 바디워시로 불리는 액체비누를 쓰는 것도 좋다. 대부분의 바디워시에는 보습제가 함유돼 있어 세척 뒤 피부 건조를 일정 부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한편 펜션이나 목욕탕 온천 등지에서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비누를 만지길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비누는 피부에 서식하는 병원균을 일정 부분 씻어주는 기능도 하지만, 비누 자체에서도 세균은 얼마든지 번식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비누에 서식하는 세균이나 다른 사람들의 피부에서 옮겨 온 세균 또한 비누칠을 한 뒤 물로 잘 씻어주면 피부에 남지 않기 때문에 다중이 이용하는 비누라고 해서 사용을 기피할 것은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위클리 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 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 주간지 입니다.



태그:#비누, #샤워,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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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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