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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음식점마다 테라스가 자리하고 있다.
▲ 파리의 저녁 카페와 음식점마다 테라스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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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카페나 식당은 어김없이 테라스를 갖고 있다. 각양각색의 테라스는 패션의 도시 파리를 아기자기하게 꾸민듯 잘 어우러져 있다. 각종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나 디자인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는 물론이고, 식료품점의 과일들 조차도 진열된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판매할 상품의 진열조차도 예술영역이라는 듯 조명과 잘 어우러진다.

작은 카페라도 테라스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 테라스문화 작은 카페라도 테라스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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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마다 저마다의 테라스를 설치해 이미지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 테라스문화 카페마다 저마다의 테라스를 설치해 이미지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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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다른 곳도 다르지 않겠지만, 파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생제르맹거리' 주변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테라스는 우리 한국에서의 간판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카페문화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서 있다.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골목골목 숨어있는 듯 존재하는 카페는 길과 길 사이와 연결되어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된다. 만남의 장소일뿐만 아니라, 마치 또 하나의 서재 혹은 작업실처럼 카페는 이용된다.

생 제르맹 거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카페들은 거의 모두 테라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 테라스문화 생 제르맹 거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카페들은 거의 모두 테라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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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보부와르 카뮈 등이 자주 찾았던 카페, 사르트르의 지정석도 있었다고 한다.
▲ 레 두 마고 사르트르와 보부와르 카뮈 등이 자주 찾았던 카페, 사르트르의 지정석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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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가히 흡연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하다. 한 잔의 커피와 담배, 자욱한 연기에 쌓인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쩌면 불가분의 관계처럼 엮여 있었다. 그것이 하나의 낭만의 상징인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2008년 1월 1일 '공공장소에서의 전면금연' 정책을 실시하면서 카페에서의 흡연이 금지된다.

카페에만 테라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들도 테라스는 필수인듯 했다.
▲ 테라스문화 카페에만 테라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들도 테라스는 필수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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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도 테라스를 고집하는 이들이 제법 많고, 투명 비닐로 난방을 해줘서 그리 춥지 않다.
▲ 테라스문화 한 겨울에도 테라스를 고집하는 이들이 제법 많고, 투명 비닐로 난방을 해줘서 그리 춥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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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테라스는 있어 왔지만, 한편으로는 금연정책으로 인해 더 많은 테라스들이 생겨났고, 추운 겨울에도 테라스를 고집하는 흡연가들 덕분에 테라스문화는 더욱더 활기를 띠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것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냈고, '테라스문화'라는 말은 마치 그들의 것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번 11월 13일 파리 테러 이후에도 그들은 테라스에 나와 일상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저항 의지를 이미지화 하는데 성공했다. 무언가를 이미지화 한다는 것, 그것은 예술행위다. 어쩌면 이것이 그들의 저력일지도 모르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는 프랑스의 유명인사들이 드나들며 토론문화를 이끌며 유명해진 카페가 있다. 물론, 그 카페들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으며, 손님들과 여행객들은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들을 추억하고 상상한다.

테라스에서 차를 마시는 이들, 이번 파리테러이후 테라스문화로 저항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 테라스문화 테라스에서 차를 마시는 이들, 이번 파리테러이후 테라스문화로 저항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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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드 플로르(Cafe de Prole)'와 '레 두 마고(Les deux Magots)'라는 카페가 특히 유명한데, 이곳은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그와 51년 간의 계약결혼을 이어왔으며 사후에 몽파르나스 묘지에 사르트르와 함께 합장된 시몬느 보부와르,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 카뮈 등이 토론문화를 꽃피웠던 곳이기도 하다. 특별히 알베르트 카뮈의 사진 중 담배를 물고 있는 흑백사진은 수많은 흡연가를 양산해 내는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느 곳에도 획일적인 테라스는 없었다. 가게마다 특색이 있었다.
▲ 테라스문화 어느 곳에도 획일적인 테라스는 없었다. 가게마다 특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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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 두 마고'에는 사르트르의 지정석이 있었다고 하니 카페는 커피를 넘어선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든 그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역할을 할 때 꽃을 피우는 법이다. 프랑스의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것 이상으로 그들을 이끌었기에 지금도 그들에게 카페는 모임의 중심지이며, 특히 테라스는 흡연가들뿐 아니라 모두가 사랑하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테라스는 프랑스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일상인듯 했다.
▲ 테라스문화 테라스는 프랑스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일상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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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최근들어 골목골목에 이르기까지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사라진다. 혹은 대형프렌차이즈 간판을 단 카페들만 살아남아 어느 지역에 가도 동일한 디자인의 가게들과 동일한 맛의 브랜드커피가 대부분이다.

파리에 '파리바케트'라는 빵집이 없는 것처럼, 가히 카페의 도시 파리에는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골목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카페들이 저마다의 커피향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태그:#카페문화, #사르트르,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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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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