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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장' 영덕에 대게가 사라진다면? 정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영덕에 핵발전소 2~4기가 신설되면 방사능 오염과 온배수 배출로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상표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주민들은 11월 11일을 목표로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녹색당은 '영덕대게를 부탁해요!'라는 제목으로 '탈핵 응원글 보내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 영덕 핵발전소 계획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핵발전 사업의 거짓과 진실을 알리고 대안도 제시하는 현장-기획 기사도 내보낸다. [편집자말]
지난 2011년 3월 12일 진도 8.8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한 일본의 동북부 해안과 인접한 이와테현에서 12일 오전 어린 아이를 업은 한 여성이 쓰나미로 인해 잔해와 진흙으로 가득찬 곳을 지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12일 진도 8.8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한 일본의 동북부 해안과 인접한 이와테현에서 12일 오전 어린 아이를 업은 한 여성이 쓰나미로 인해 잔해와 진흙으로 가득찬 곳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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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오후, 강의가 끝나고 한 학생에게 동일본 대지진 소식을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일본 텔레비전 영상을 계속해서 보았다. 그때는 그것이 내 인생의 태도를 묻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 부과되었다는 자각은 아직 없었다. '또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일본이 침략하고 식민지화한 나라 사람들과 과거 역사의 진실을 응시하고 함께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나는 2016년 일본에서 교직을 중도퇴직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의 영상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실을 차례로 보도했다. 3월 12일 오후 3시 36분,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수소폭발로 원자로 건물 상부가 날아가 버린다. 14일에는 3호기 건물이 수소 폭발했고, 15일 6시 10분에는 2호기 격납용기와 연결되는 압력억제실 부근이 폭발했고(격납용기 기밀성이 상실되었다), 지진 발생 당시 가동하지 않고 있었던 4호기 사용후 연료 풀 건물이 폭발했다(사용후 핵연료가 직접 대기에 노출).

핵발전소 20km 권내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졌지만, NHK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은 '방사능이 즉시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없습니다'라는 발언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중대사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을 때에, 정부나 보도기관은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았다.

우리들 일본시민도 '원전은 위험하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었다. 1957년 영국 우인스케르(Windscale: 현 셀라필드Sellafield) 플루토늄 제조로 사고, 1979년 미국 쓰리마일섬 사고,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사고 등으로 '핵발전소는 위험하다', '멈춰 세워야 한다'는 인식을 많은 시민활동가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탈핵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그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본 원자력 마피아는 '소련 원전과 일본 원전은 기술이 달라서 일본은 안전하다'라든가 '원자로는 3겹의 벽(압력용기-격납용기-건물)에 의해 지켜지고 있어, 원자로로부터 방사능이 외부에 새는 것은 일어날 리가 없고 절대로 안전하다'는 핵발전소 '안전신화'를 선전해 왔다. 그러나 그 '안전신화'는 후쿠시마 사고에 의해 완전히 붕괴되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들도 이 '안전신화' 속에 '대사고는 다른 나라 일'라며 자기 문제로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게 아닌가? 나는 이 반성 위에 서서 자신의 최고 중요과제로서 '탈핵행동'을 하려고 생각했다.

그 후 한국의 핵발전소 소재지인 고리, 월성, 울진, 영광에 몇 번이나 발길을 옮겼지만, 그 홍보관 입구에서는 '원자력은 클린에너지(clean energy)', '한국 원전은 일본 원전과 달라서 안전'이라는, 후쿠시마 사고 전의 일본과 완전히 같은 '안전신화'가 여태 선전되고 있었다. 중대사고는, 거의 20년에 한 번, 각각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언제, 어떤 원인으로 중대사고가 날지는 모르지만, 핵발전소 '위험성'을 자기 문제로서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 "최악의 사고, '동일본괴멸' 떠올렸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오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대규모 강진이 일어났다. 센다이 시내 건물과 도로를 덮친 쓰나미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지난 2011년 3월 11일 오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대규모 강진이 일어났다. 센다이 시내 건물과 도로를 덮친 쓰나미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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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는 3월 11일의 대지진에 의한 원자로의 파괴와 그 후 해일에 의한 전원상실로 원자로가 냉각 불능에 빠진 것을 원인으로 한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이었던 요시다 마사오씨(2013년 7월 식도암으로 사망)에 대하여 정부사고조사위원회가 실시한 청취결과서(요시다 조서)에 의하면, 최대 위기는 3월 14일 13시 25분, 2호기 냉각계가 완전히 정지했을 때이었다. 벤트(고압이 된 원자로 변을 열어 노심에 있는 공기를 대기중에 방출하는 것)를 못 하고, 냉각 물도 들지 않게 되고, 노심(압력용기)이 대폭발하고, 노심내부에 있는 핵연료가 대기중에 모두 꺼내질 가능성이 있었다. 요시다씨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우리들이 떠올린 건 '동일본괴멸'이에요. 완전히 연료가 노출되는데도 불구하고, 압력을 내릴 수도 없고, 물도 들지 않는 상태로, 정말로 여기만은 상기하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여기에서 정말로 죽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2호기는 멜트(다운)하고, 완전히 격납용기의 압력(벽)을 쳐 깨서 연료가 전부 나가버릴 겁니다. 최악의 사고이기 때문에. 체르노빌급도 아니고, 차이나 신드롬(Chinese syndrome)도 아니지만, 저러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1호, 3호기의 주수(注水)도 정지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대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많은 피해자가 나옵니다."

원자로운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1원전소장이 정부공식조사에서 한 이 발언은 중대하다. 후쿠시마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도쿄, 그리고 홋카이도를 포함하는 '동일본괴멸'. 한국에서의 사태라면 '한국 전국토의 괴멸'와, 편서풍을 타서 방사성물질이 옮겨지는 것에 의한 '일본 전국토의 괴멸'이다.

'다행히' 압력변을 열고, 벤트에 의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중에 꺼내지면서 노심의 폭발은 회피되었다. 그러나, 앞에서의 얘기와 같이, 15일 6시 10분에 격납용기 일부인 서플렛션(suppression)풀이라고 하는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폭발로, 후쿠시마 사고 속에서도 가장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15일부터 16일에 걸쳐서 대기중에 비산했다.

아직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이이타테무라

15일 대기에 뿌려진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북서방향에 옮겨졌다. 제1원전에서 북서 30km-45km에 위치하는 이이타테무라는 농업이나 낙농을 중심으로 원전과는 인연이 없는 마을만들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거기 15일 저녁부터 강설이 있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이이타테무라에 뿌려져 마을이 오염되었다. 이이타테무라는 지금도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이 된다. 낙농경영자는 소 등의 가축을 도살 처분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분들 중에는 장래 전망이 서지 않아 자살하는 분까지 있었다.

정부는 마을 제염(除染: 방사능에 오염되어진 표면의 흙을 제거) 작업을 하고, 연간선량 20밀리 시버트 이하가 된 지역에 주민이 귀환하도록 지도하고, 2017년 이이타테무라 피난 정책을 중단한다고 한다. 연간 20밀리 시버트는 연구시설에서의 출입제한구역 기준 5밀리 시버트의 4배이며, 원전작업원의 비상시 허용 기준은 당시 연간 100밀리 시버트였다.

'제염의 성과'를 이유로 들어 피난 중단 및 귀환을 시도하는 정책은 도저히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은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과, 인체에 영향을 주는 고수준 방사선량, 오염된 땅에서 농업이나 낙농을 경영해도 생활이 성립하지 않는 문제들 사이에서 고생하고 있다.

SPEEDI(긴급시 신속 방사능영향 예측 네트워크시스템)는 1979년 미국 쓰리마일로 원전사고를 계기로 개발이 진행된 시스템이다. 문부 과학성 관할이다. 지진 직후인 11일 오후 4시부터 가동을 시작했지만, 후쿠시마 원전부근의 감시측정소(monitoring post)가 정지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실제 방출 상황에 근거한 계산은 할 수 없었다. 매시 1베크렐의 방사선물질이 방출된다고 하는 가정에서의 시뮬레이션이 행하여졌다. 이 시뮬레이션은 ① 기상 ② 확산 ③ 영향에 대해 행하여졌고, 정부사고조사위원회의 중간 보고에 의하면 SPEEDI는 방사선물질 확산 상황이나 상대적인 분포량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피난하는 주민을 위해서 이들 정보가 공개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3월 14일 시점으로 이 정보가 외무성을 통해서 미국에 전해진 사실은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SPEEDI의 정보가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있으면, 방사선물질이 확산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피난하는 바람에 거기에서 피폭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후쿠시마현 어린이들에게 다발하는 소아갑상선 암

지난 2011년 3월 12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강진 사태가 발생했다. 센다이시내에서 한 시민이 지진으로 파괴된 논을 어안이벙벙한듯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12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강진 사태가 발생했다. 센다이시내에서 한 시민이 지진으로 파괴된 논을 어안이벙벙한듯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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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원전의 북서방향 약 60km에는, 인구 30만여 명의 후쿠시마시가 있다. 대량으로 뿌려진 방사성 물질은 후쿠시마시를 비롯해서 후쿠시마현내 학교에도 쏟아져 교정이 오염되었다. 2011년 4월 19일 정부는 어린이들이 옥외에서 활동해도 괜찮다로 하는 잠정선량을 후쿠시마현(福島縣)에 통지했다. 그 연간 공간선량은 20밀리 시버트였다.

체르노빌 사고에서는 연간 5밀리 시버트 이상인 곳이 강제 피난 구역으로 여겨지고, 1~5밀리 시버트 범위는 피난하는 권리가 있는 구역으로 여겨졌었다. 어른보다도 방사선의 영향을 받기 쉬운 어린이들을 대상에 이러한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것에, 많은 후쿠시마현 주민이 불안과 분노를 가졌다.

올해 6월 30일 공표된 후쿠시마현민조사보고서에 의하면, 후쿠시마현의 소아갑상선암 및 의혹 어린이들은, 전회(3월 31일) 126명으로부터 11명 늘어나서 합계 137명이 되었다. 137명 가운데 수술을 마친 105명 중 양성결절(良性結節)이었던 사람은 단 1명밖에 없고, '악성 또는 악성의 의혹' 가운데 99%는 소아갑상선암이었다. 후쿠시마현 어린이들 2193명 중 1명이 소아갑상선암이거나 그것이 의심되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서방향으로 소아갑상선암이 뻗쳐 있다. 후쿠시마현 내 소아갑상선암 환자수의 비율은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높아졌다. 2014년 10월 31일은 2648명에 1명, 2014년 12월 31일은 2551명에 1명, 2015년 3월 31일은 2377명에 1명, 2015년 6월 30일은 2193명에 1명이다.

후쿠시마현 조사를 지도하는 야마시타 순이치(山下俊一) 후쿠시마현립의과대학 부학장은 '후쿠시마현 어린이들 전원을 대상으로 해 스크리닝 검사를 실시했으므로, 장래 갑상선암에 걸리는 환자를 일찌감치 발견할 수 있었다(그러므로 소아갑상선암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많은 어린이들이 스크리닝 검사를 했기 때문에 안전할 것인가 아닌가, 일본에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후쿠시마 사고에 의한 피폭이 어린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갑상선암 소송과 영덕 신규 핵발전소 반대 운동 연계를!

핵발전소는 대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준다. 그러나 대사고 뿐만 아니라 통상운전 과정에서도 핵발전소는 방사선물질을 누출해 주변 주민의 건강을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다.

이 점에서 지난해 10월 부산 지방법원에서의 이진섭씨 가족의 재판에, 특히 부인의 갑상선암 발병이 한국수력원자력(주)의 고리 핵발전소로 인한 것이라는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현재, 부산 고등법원으로 소송중). 영덕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과 갑상선 암 재판(집단소송을 포함한다)이 일층 강하게 연계를 강화하고, 시민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호소해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 일본의 후쿠이(福井) 지방법원은, 오오이(大飯) 원전의 재가동에 대해서 '오오이 발전소 3호기 및 4호기의 원자로를 운전해서는 안 된다'라는 판결을 했다. 판결이유의 '처음에'에서는 '개인의 생명, 신체, 정신 및 생활에 관한 이익은, 각인의 인격에 본질적인 것이며, 그 총체가 인격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인격권은 헌법상의 권리이며(13조, 25조), 또 사람의 생명을 기초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법제에서 이것을 넘을 가치를 찾아낼 수 없다, 따라서 이 인격권, 특히 생명을 지켜 생활을 유지한다고 하는 인격권의 근간 부분에 대한 구체적 침해의 우려가 있을 때는, 인격권에 근거해서 침해 행위의 금지는 청구 가능한 일이 된다'라고 쓰여져 있다.

'개인의 생명, 신체, 정신 및 생활'의 총체가 인격권이며, '이것을 넘을 가치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 '인격권'에 근거한 '탈핵생존권'을 주장한다.

한편, 원자력규제 위원회는, 남큐슈에 위치하는 가고시마현 센다이핵발전소 대해서 '신 규제기준을 채운다'며 8월 11일에 재가동 강행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1년 11개월간 '원전 제로'의 상태가 계속되었지만, 매우 더웠던 지난해 여름도 전력부족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핵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내는 싸움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착실한 활동과 국제연대가 필요한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이 연계해서 이 길을 계속해서 걷자.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오카다 다카시씨는 계명문화대 교수입니다.



태그:#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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