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별에서 온 물질로 만들어진 천문학자의 후손이다. 어스트랄러지(Astrology)에서는 우리가 어떤 별의 영향을 받고 태어났는가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식이 다르다.

열두 별자리와 행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를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 자신과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혹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위해서. - 기자 말

평화를 사랑하는 차도녀 천칭자리

천칭자리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가지고 다니던 저울이다. 아스트라이아는 싸움이 일어나면 그 당사자들을 천칭에 올려놓고 옳고 그름을 쟀다. 인간의 선악을 재어 운명을 결정하는데 쓰이는 저울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며 평화를 지향한다.

그래서 천칭자리는 사물이나 일, 사람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위해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대화와 일의 진행이 느리다. 생각하다 지쳐 판단을 다음으로 미루는 일도 많다. 천칭자리 어린 아이에게 한 번에 여러 가지 음식을 주면 무엇부터 먹을지 몰라 허둥댄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 금성)는 천칭자리의 수호행성
▲ 비너스의 탄생 [The Birth of Venus] - 산드로 보티첼리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 금성)는 천칭자리의 수호행성
ⓒ The Bridgeman Art Library

관련사진보기


천칭자리는 대개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지닌 우아하고 부드러운 매력의 소유자다. 고대 이후 미는 조화, 비례와 동일시되어 왔으며, 천칭자리를 지배하는 행성은 금성,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니까. 황소자리와 천칭자리 모두 금성의 지배를 받지만 황소자리가 화장 안 한 맨 얼굴의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아름다움이라면 천칭자리는 눈에 띄는 흰 살결과 미워할 수 없는 보조개, 우아하고 럭셔리한 도시적인 아름다움이다.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이란 천칭자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원조 꽃미남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을 떠올려 보라. 현빈, 닉쿤, 원빈, 에릭, 정우성 등은 물론 국민 첫사랑, 박주미와 수지 등도 천칭자리다.

밀당과 어장 관리의 천재(?)

천칭자리는 9월 23일 추분(秋分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은 추수기로 백곡이 풍성함)부터 10월 23일까지 풍성하고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태어났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 금성)의 지배를 받아 가만히 있어도 매력적인 데다, 쌍둥이자리, 물병자리와 함께 공기 별자리로 언어 영역에 강해 대화술이 뛰어나다.

적절한 균형을 찾고, 공정하며, 이상적인 관계의 형성에 타고난 감각이 있는 천칭자리는 혼자가 될 수 없다. 저울의 속성상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그 무게를 잴 수 있으므로 천칭자리는 언제나 상대가 필요하다. 1:1의 균형이란 혼자 만들 수 없는 것이니까.

그래서 관계지향적인 천칭자리는 현재 연애중이거나, 연애를 방금 끝냈거나, 곧 연애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때로 1:1 균형 잡기는 밀당의 고수로, 가는 사람 잡지 못하고 오는 사람 막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은 어장관리로 보이기 쉽다. 하여간 그들은 타고난 바람둥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괴로워>

포스터
▲ <미녀는 괴로워> 포스터
ⓒ (주)리얼라이즈픽처스, KM컬처스

관련사진보기


천칭자리들은 세상 모든 일의 조화와 균형은 물론 심지어 세계 평화까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피곤하고 잠이 많다. 술을 마시다가 잠들어버리고, 스트레스 푸는 방법도 잠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분명 천칭자리일 텐데 그녀는 잠을 자는 게 아니라 자세를 잡고 있는 것이란 말도 있다.

국민 첫사랑 수지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 키스 하던 장면을 떠올려 보라. 잠자는 척하면서 남자의 키스를 유도했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천칭자리도 많은데 생활의 균형이 깨져 건강이나 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최고로 좋은 침구에서 임금처럼 편안하게 자도록 해야 한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의 강한나는 천칭자리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다. 배우 김아중(1982년 10월 16일 ☼천칭자리 ☽ 천칭자리)과 김용화 감독(1971년 9월 25일 ☼천칭자리 ☽ 사수자리) 모두 천칭자리다. 한나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노래 실력이 뛰어나지만 95킬로그램의 거구 때문에 남의 노래를 대신 불러주는 얼굴 없는 가수다. 천칭자리는 살이 찌기 쉬워 꾸준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미의 여신 비너스들을 떠올려보라. 시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아랫배(몸의 중간)는 항상 풍만하게 표현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가서 인맥으로 먹고 사는 천칭자리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마른 쪽보다 살이 찐 쪽이 안정적일 수 있다. 또한 천칭자리는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고, 적당히 사랑한다. 그들 삶의 키워드는 밸런스, 균형이다. 일과 사생활에도 균형이 필요해 일하면 일하는 만큼 놀아야 한다. 사랑도 비즈니스도 쉽게, 쉽게 이지 고잉(easy going)한다.

하긴 위험한 일은 양자리와 사수자리들이 앞장서고, 어렵고 힘든 일은 게자리와 처녀자리, 염소자리들이 맡는다. 소위 3D(difficult danger dirty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업종은 전갈자리가 전문이다.

천칭자리의 필살기는 실력보다 인맥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고, 원님 덕에 나팔 부는 기질을 타고났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한나처럼 전신성형을 하려면 얼마나 큰돈이 필요할까? 그러나 한나는 자신의 폰팅 아르바이트 고객 중 한 명인 성형외과 원장을 통해 해결한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진심으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지는 천칭자리! 그들이 협상을 시작하면 웬만해선 이길 수 없다.

목소리가 아름다운 한나는 폰팅 아르바이트를 한다.
▲ <미녀는 괴로워> 중에서 목소리가 아름다운 한나는 폰팅 아르바이트를 한다.
ⓒ (주)리얼라이즈픽처스, KM컬처스

관련사진보기


성형외과 의사는 왜 인정 못 받냐고 하셨죠? 생명을 다루진 않으니까요, 전 허영 때문이 아니라, 살고 싶어서, 하루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그래서 하는 거니까 선생님이 바라시는 명분도 찾으실 수 있잖아요. 네?
- <미녀는 괴로워> 중 성형외과 의사를 설득하는 한나의 대사


우유부단 vs 냉철

천칭자리는 독하다. 선택하기까지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 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열두 별자리 가운데 유일한 무생물인 천칭자리는 평화로움 뒤에 냉철함을 숨기고 있다. 물병자리도 물병을 들고 있는 사람이므로 열두 별자리 가운데 상징이 동물이나 사람이 아닌 무생물인 것은 천칭자리뿐이다. 황소고집이 아무리 세다 한들 천칭자리의 고집을 꺾기 힘들다. 무수한 저울질로 밤잠 설치며 결정한 천칭자리는 그 결정을 번복하면 다시 또 무수한 저울질이 반복될 것을 알기에 쉽게 결정을 바꾸지 못한다.

 울어야 할 사람은 강한나야.
걘 재능 있어도 못생기고 뚱뚱해서 불쌍한 앤 거고,
넌 재능 하나 없어도 이쁘고 쭉쭉빵빵 복 받은 애고.
니가 다 가졌어. 걘 널 빛내주기 위해 존재해. 그게 전부야.
 - <미녀는 괴로워> 중 제니와 상준의 대화를 엿들은 한나는 죽을 결심을 한다


한나는 사랑하는 상준의 말을 우연히 엿듣고 죽을 결심을 한다. 관계지향의 천칭자리에게 사랑은 목숨 걸 만한 일생일대의 큰 비즈니스다. 그러다 자신이 빛나는 존재로 바뀌기 위해, '살고 싶어서, 하루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목숨을 건 전신성형과 피나는 다이어트로 제니가 된다.

천칭자리의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면, 그의 우유부단함에 끌려 다니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기 전에 당신이 앞장서서 일을 진행시키거나, 그가 결심할 수 있게 칼을 빼들고 균형을 깨뜨려야 한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유명해진 배우 박주미는 천칭자리인데 "사귄 지 2달 정도 된 시점에 기사를 통해 세간에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며 당시 혼인 약속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기사가 나가며 일사천리로 결혼까지 이르게 돼 기자들에게 감사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10월 10일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중에서)

아프로디테의 후예 절대적인 미의식

김아중은 ost를 직접 불렀다
▲ <미녀는 괴로워> 중에서 김아중은 ost를 직접 불렀다
ⓒ (주)리얼라이즈픽처스, KM컬처스

관련사진보기


 I'm a beautiful girl 난 beautiful girl
미모는 나의 무기
I'm a beautiful girl 난 beautiful girl
모두들 날 사랑해 I'm a beautiful girl
- <미녀는 괴로워> OST beautiful girl 가사


고급 향수와 영롱한 빛의 보석과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명품,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와인 등을 사랑하는 천칭자리는 때때로 된장녀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칭자리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후예로 절대적인 미의식과 모든 것의 황금비율을 찾아내는 특별한 센서 덕분에 패션과 인테리어에 강할 뿐이다. 트렌드 세터 고소영은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얼마 전 공개된 집을 보면 인테리어도 매우 고급스럽다.

무엇이든 최고급을 선택하기에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 걱정인 천칭자리의 럭셔리하고 우아한 면모는 타고난 것이다. 큰 활약을 하지 않아도 귀족 취급을 받는 기네스 펠트로나 천하의 한량이라는 이재룡처럼. 쉽게 쉽게 일하고, 실력보다 인맥으로 사는 천칭자리 여자들은 결혼 후에도 직업과 일을 유지하는 경향이 많은데 일과 가정의 균형뿐 아니라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천칭자리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천국도 지옥도 없고, 나라도 종교도 없는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 존 레논의 "이메진 Imagine"은 천칭자리가 그리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한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세상에도 분명한 자기표현이 필요하다. 양자리, 사자자리처럼 사랑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나서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자기가 뭘 먹고 싶은지(메뉴판 공부 좀 그만하고), 어딜 가고 싶은지("어딜 갈까?" 묻는데, "당신은 어디 가고 싶어? 반문하지 말고) 정도는 분명하게 선택하라.

저울의 습성처럼 상대의 말과 행동을 보고 나서야 반응하는 천칭자리 때문에 상대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게다가 타고난 바람둥이 기질로 이성 없이 절대 지내지 못하는 천칭자리는 결혼 후에도, (아마 죽을 때까지) 수많은 이성친구들과 함께 할 텐데.. 미남, 미녀도 괴롭지만 그들의 이성친구는 더 괴롭다는 걸 잊지 말라!

당신이 천칭자리와 사랑에 빠졌다면 아름답고 멋진 그/그녀와의 데이트를 위해서는 피가 튀고 폭력이 난무하는 잔혹 스릴러 영화 대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멜로 영화나 로맨틱 코미디를 보러 가야 한다. 메뉴를 빨리 선택하라고 다그치지 말고 맛있는 코스 음식을 추천해 주라.

때로 일하는 동안 전화를 걸면 "바빠, 끊어" 냉정해질 수도 있지만 당신의 일과 개인시간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지비도 많이 들고, 죽을 때까지 바람기도 잡을 수 없으니 웬만하면 초장에 도망치라. 그런데 천칭자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걸~.

<미녀는 괴로워> 강한나와 비슷한 천칭자리 캐릭터는?

<그녀, her>(2013, 스파이크 존즈 감독 1969년 10월 22일 ☼천칭자리 ☽ 물고기자리)의 테오도르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하는 SF판타지멜로드라마  테오도르는 아내와 별거하며 이혼을 미루면서, 여자사람친구 에이미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대화가 통하는 사만다와 사랑한다.

<건축학개론>(2012)의 어린 서연(수지 1994년 10월 10일 ☼천칭자리 ☽ 사수자리)
피아노를 치는 하얀 얼굴의 긴 머리 신입생, 존재만으로 빛나는 국민 첫사랑!

<작업의 정석>(2005)의 서민준( 송일국 1971년 10월 1일 ☼천칭자리 ☽ 물병자리)
작업계의 고수, 여유만만 밀당의 천재. 때로 여자를 간장게장만도 못한 ×로 만들며 애간장을 태운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천칭자리, #별 읽어주는 여자, #열두 별자리, #미녀는 괴로워, #어스트랄러지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별자리 Astrology와 만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별자리, 글쓰기, 강연, 상담, 방송 등을 하며 산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