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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악회에 회원 16명은 트레킹 전문회사인 OOO여행사가 인솔하는 일본 북알프스 트레킹을 계획했다. 4박 5일(2013.7.27.~31) 간 트레킹하고 지금에서야 산행기를 쓰는 이유는 산에 대해서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 때문이다. 일본인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산 중 하나인 북알프스는 7월 29일 하산하면서 생사를 넘나들었다. 하산한 후 뉴스를 보니 중앙알프스를 오르던 중 저체온증으로 운명을 달리하신 부산팀 4분이 있었다. 심신한 애도를 표한다. - 기자 말

7월 28일 일요일 둘째날 흐림 후 간혹 비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하고 1박 2일로 산행할 준비물을 소배낭에 다시 꾸리고 나머지는 짐은 큰 배낭에 옮기다. 이 짐은 이 고라시타이라산장에 맡겨두었다.(1505m)

아즈사와강 사이로 통나무로 된 가빠바시다리가 놓여 있다. 가미코지를 상징하는 명소이다.
▲ 가빠바시(河東橋) 아즈사와강 사이로 통나무로 된 가빠바시다리가 놓여 있다. 가미코지를 상징하는 명소이다.
ⓒ 신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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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짐을 꾸리고 산행준비를 마친 다음, 싸준 도시락 하나씩을 배낭에 넣고 나왔다. 그런 다음 안내원을 포함해서 17명이 북알프스 산행을 힘차게 출발하기 위해서 개인이 가지고 간 지팡이 2개로 하늘 높이 치켜 세우면서 "아자"를 외쳤다.

가미고지에서 목적지인 호타카산장까지 트레킹하는 18킬로여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풀꽃회원들이 북알프스 산행하기 전에 숙소앞에서 아자를 외치고 있다. 가미고지에서 목적지인 호타카산장까지 트레킹하는 18킬로여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신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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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영남 알프스는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을 유럽의 알프스 산맥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다. 이 일대는 높은 봉우리들과 산줄기는 수려한 경관으로 인하여 인기있는 등산코스가 많아 우리 산악회에서도 2번에 걸쳐서 산행하였다.

출발해서 산행하는데 잘 보존된 원시림을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산책하듯 매우 즐거운 발걸을 옮기다. 주변 경관을 구경하면서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앞 우리 팀을 따라 잡으려면 달려야만 했다.

일본산행객들이 상당히 많이 오르 내리고 있었는데 젊은이보다는 나이가 지긋하시 노인네들이 많았다. 이유인즉 노인네들의 세대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면서 연금 등으로 괜찮은 경제적 상황이지만,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에 (프레카레이트) 직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부모 신세를 지고 있는 캥거루족이 많단다. 이 산행에서도 경제적인 측면을 엿볼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88만원>세대를 연상시키는 대목이었다.

일본인들 다수가 비옷을 위아래 분리형으로 입고 있으면서 주로 겨울눈에 대비해서 착용하는 스패치를 차고 있었다. 이도 부족한 지 어떤 일본인은 헬맷을 쓰고 있어서 조금은 주책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 다음 날 폭풍우를 만나고서야 이들이 얼마나 현명한 지를 알 수가 있었다.

북알프스 원시림은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이나 6·25한국전쟁으로 이런 원시림이 철처히 파괴된 것과는 사뭇 비교가 되었다.

일본 산은 편백·측백·삼나무 종류로 전국토의 많은 면적에 조림하였단다. 나고야공항에서 산장가는데 차창 밖의 산에 이런 종류가 너무 눈에 띄었다. 이 나무들에서 나오는 꽃가루로 주민들이 고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식물의 다양성 파괴에 따른 생태계의 불균형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호류사는 1500년쯤 된 편백나무로 만들어서 1500년 정도 세월이 지났음에도 향기나 원목이 그대로였다.


북알프스 원시림은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이나 6.25한국전쟁으로 이런 원시림이 철처히 파괴된 것과는 사뭇 비교가 되었다.
▲ 북알프스의 원시림 북알프스 원시림은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이나 6.25한국전쟁으로 이런 원시림이 철처히 파괴된 것과는 사뭇 비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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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하기 전까지는 묘유진에서 토쿠사와까지 가는데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구경하면서 카메라에 담았다.

가마코지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서 아츠사가와강 맞은편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
▲ 아츠사가와 강 맞은편의 절경 가마코지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서 아츠사가와강 맞은편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
ⓒ 신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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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산행길도 경사도가 가파라지면서 빗방울도 떨어지게 되었다. 점심하기로 한 요코와 산장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상당히 굵게 변화했다.

이 산장에서 점심하는데 그냥 먹기에 미안하여 라면 한 그릇을 주문하였는데 고지대 산장이라 가격이 거의 만 원에 가까웠다. 나도 2개를 구입하여 회원들과 나누어 먹었다. 밥 알 몇 개를 떨어드렸는데 앞에서 식사하고 있는 일본인 부부가 주우라고 했다. 자연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얼른 줍고는 내가 떨어뜨리지 않은 조그만한 종이 쪽지 몇 개도 주었다.

점심 후부터는 경사도가 올라갈수록 더 심해지면서 빗방울도 더 굵어지다. 가라사와 산장(2309m) 근처에 오니 아직도 겨울인양 만년설이 상당히 넓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펼쳐 있었다. 점심하기 이전에도 높은 봉우리 근처에 않은 눈들이 있었다. 가라사와 산장 주변 눈밭에 수 십 개의 텐트가 즐비하게 있었다.

가라사와 산장 위의 만년설과 어우려지면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 가라사와 산장 위의 만년설 가라사와 산장 위의 만년설과 어우려지면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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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사와 산장위의 만년설을 걷고 있다. 경사도 심하면서 만년설이라 발걸음을 내딛기가 매우 힘들었다.
▲ 만년설 위를 걷다. 가라사와 산장위의 만년설을 걷고 있다. 경사도 심하면서 만년설이라 발걸음을 내딛기가 매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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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부터는 딱히 길이 없고 넓게 펼쳐진 너덜겅 돌 위에 상행길이란 하얀 페인트 화살표나 동그라미 표시만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몇 번 산행한 안내원도 여러 번 길을 잘못 잡았다가 올바른 길로 안내할 수가 있었다.

이 너덜겅위에 제대로 표지판이 없고 바위위에 흰 페인트로 화살표나 동그라미 표시로 산행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안내원도 2~3번 착오를 하고서야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 회원들이 사와 산장 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 너덜겅위에 제대로 표지판이 없고 바위위에 흰 페인트로 화살표나 동그라미 표시로 산행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안내원도 2~3번 착오를 하고서야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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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알프스의 만년설을 배경으로 회원들이 걷고 있다.
▲ 북알프스의 절경 북알프스의 만년설을 배경으로 회원들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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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행길은 산악지대이면서 험한 너덜겅과 눈밭으로 심한 경사도에 따라 올라가야 하기에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가면서도 비가 그치면 눈밭이나 그 외 기념이 될 만한 장소에서 회원 다수가 사진 몇 장을 서로 찍어 주었다.

백두산에서 볼 수 있었던 고산식물인 만년초나 바람꽃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산행 후 호타카 산장에(2983m)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었다. 산행거리는 18km 시간은 거의 9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아름다운 절경을 관람하는 댓가를 칼능선 걷기로 대신하고 있다.
▲ 호타카산장을 향해 회원들이 칼능선을 걷고 있다. 아름다운 절경을 관람하는 댓가를 칼능선 걷기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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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장 주위에도 텐트족이 즐비하였다. 이곳에 도착한 수 많은 산행객들이 산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우리는 비교적 넓은 산장 방을 할당받아서 짐을 풀었다. 비에 젖은 옷가지 등을 말리는 건조실이 있어서 회원들 일부는 이곳에서 말리고, 나를 포함한 몇 회원은 숙소인 방에 길게 늘어 뜨려진 줄에 말렸다.

호타카 산장의 다인실에서 18킬로를 9~10시간의 산행완주를 자축하고 있다.
▲ 호타카 산장에서 피로를 간단히 풀고 있다. 호타카 산장의 다인실에서 18킬로를 9~10시간의 산행완주를 자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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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하기 전에 무사히 산장까지 등반한 기념으로 이곳 맥주 몇 잔씩 하기로 하였다. 회비를 얼마씩 걷어서 맥주를 사왔다. (캔맥주 1개 값은 7~8백엔) 한 잔 씩 돌리고 나니 저녁이 준비되어 있다고 연락이 와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일본의 식사는 아주 간결하게 차려졌다.

저녁하고는 남은 회비로 술 한 잔씩 더 하면서 상당히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면서 보냈다. 소등시간인 8시가 되기 전에 취침하였다. 나는 피곤하였는지 도중에 화장실 한 번 가지 않고 아침에 일어났다. 모든 회원들이 다 그러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깊은 잠이 든 것이 아니었다. 맥주로 뒷풀이 하는 동안에도 비는 강도를 더 높이면서 계속되고 있었다. 내일은 맑은 하늘을 기대하면서 잠을 잤다.


태그:#가빠바시, #가라사와산장, #만년설, #호타카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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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몸담으면서 교사.교육활동은 현장단위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에서도 변혁이 되어야만 참교육에 이른다고 봅니다.그래서 짧은 소견을 대중적인 전자공간을 담보하고 있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달하고 합니다. 저서로 [자본론노트],[청소년을위한백두선생경제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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