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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전역에 조류 사체가 가득하다.
 금강 전역에 조류 사체가 가득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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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봄소식이 반갑다. 방송에서는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라고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에는 인적이 드물다. 공원 내 시설물은 야생 동물의 배설물만 가득하다. 심지어 강가에는 썩은 조류 사체가 떠올라 경악하게 한다(관련기사 : 조류 뒤덮이고 '곤죽'된 금강... 봄이 두렵다).

세종보는 '영농철 및 어류 산란기'를 앞두고 정기점검(1일부터 13일까지)에 들어갔다. 세종보 유지보수를 위해 수문을 열고 수위를 조절하기도 했다. 세종보의 원활한 공사를 위해 공주보도 수위를 낮추고 있다(관련기사: 물 빠진 세종보, 썩은 냄새 진동). 4대강 사업 이후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도 매우 난처하다. 하지만 혼자서 그냥 보고 지나기에는 금강의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

조류 사체 밭으로 변한 공주보

공주보 주변에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녹조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
 공주보 주변에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녹조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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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7시부터 찾아간 구간은 세종시 불티교부터 공주시 석장리 박물관, 금강 둔치와 공주보 주변까지다. 강물은 심각할 정도로 조류 사체가 가득했다. 물 속에서는 연신 썩은 조류들이 떠오르고 물빛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낮아진 수위 때문에 공주보 어도는 바짝 마른 조류 사체만 구조물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생명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어도를 건너서 더 접근해 보았다.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에는 상류에서 떠밀려 온 조류 사체가 밭으로 변해버렸다. 보 주변 철근 돌망태에는 30cm쯤 되어 보이는 큼직한 붕어가 죽어 있다.

인근 공원 주차장에는 차량도 없다. 공원에도 사람을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토부가 자전거도로에 설치한 '자전거 이용객 자동계측기'만 이용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범지대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에 똥 덩어리 같은 것들이 떠 있고 악취가 심하게 난다"

보 주변 상·하류 1km 지점은 안전상의 문제로 수상레저가 금지돼 있다. 또, 낚시금지구역이다. 낚시가 금지된 수상공연장 인근에서는 두 명의 젊은 낚시꾼이 있었다. 그들 옆으로 썩은 조류 사체가 가득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한 낚시꾼은 "예전에 왔던 기억을 살려서 모처럼 친구랑 왔는데, 강에 똥 덩어리 같은 것들이 많이 떠 있고,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서 이곳에 앉게 되었다, 잠깐 앉았는데도 머리가 아파서 조금 있다가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는 "금강은 금모래가 가득한 여울로 물이 맑아서 여름이면 물놀이 사고가 잦았던 곳이었다"며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던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 치고는 너무 참담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상시적으로 수문을 열어 생명을 되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에 갇힌 조류 사체들.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에 갇힌 조류 사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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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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