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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곳의 우수 예술경영 사례를 공유하는 2014 예술경영 컨퍼런스 회의장 모습
 9곳의 우수 예술경영 사례를 공유하는 2014 예술경영 컨퍼런스 회의장 모습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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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 우수사례 심사 기준의 변별력과 명확성, 형평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응모한 예술단체의 규모별, 섹터별, 사업 항목별로 각각의 독립된 우수 사례를 다수 발굴해서 컨퍼런스를 통해 공유하는 수준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11월 27일 오후 1시. 을지로 페럼타워 3층에서 열린 2014 예술경영 우수사례 컨퍼런스 발표회장. 모든 심사가 끝나고 회의장을 나온 A단체의 대표인 B씨가 씁쓸한 뒷말을 전했다. B씨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우수 예술경영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선까지 좋았다. 그러나 이후 최우수 단체를 선정하는 심사과정에서 모호한 기준의 불편함은 앞으로 주최측이 고려해야 할 숙제"라고 전했다.

최우수 예술경영 단체 자계예술촌 등 2곳 선정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9곳의 우수 예술경영 전문법인 중 최우수 예술단체로 '자계예술촌'이 선정됐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큰들문화예술센터가 뒤를 이어 선정돼 상금 5백만원을 각각 부상으로 받았다. 나머지 6곳의 기관은 우수 인증 상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자계예술촌(대표 박연숙)은 문화민주주의의 대표 사례로 인정받았다. 충북 영동의 작은 폐교를 개조해 만든 자계예술촌은 전국 유수의 단체들이 매년 모여 지역민들과 함께 예술축제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단체는 일상의 삶과 생활예술을 조합한  모범 기관으로 우뚝 섰다. 특히 전국 142개팀, 124개 작품이 선보이는 산골공연예술잔치는 방송으로 많이 홍보될 만큼 지역의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사장 박형식)은 '똑똑똑, 관객을 두드리다'라는 모토로 특화와 협력을 통한 마케팅전략이 우수사례로 뽑혔다. 구체적으로는 희망티켓 행복스폰서, 착한 티켓, 절대 티켓 등의 특화 상품을 개발해 관객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경기도 3대 대표축제 공동 홍보마케팅, 관내 주요기관과의 업무 제휴 등을 통해 외연 확장과 지역 소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예술공동체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는 1500여명의 후원회원 모범 사례로 선정됐다. 큰들은 1998년 처음 후원회원을 모집해 꾸준한 회원증가로 열악한 재정상황을 극복했다. 후원회원 배너 설치, CMS카드제작, 손 편지로 감사 인사, 단원별 후원실적 막대그래프 등의 차별화된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 그 결과 1100여명의 개인회원, 특별회원 400명을 유치해 재정과 지지자 확보라는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 6곳의 우수 인증 사례로는 ▲ '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시민예술가 양성 프로젝트 ▲ 서울문화재단의 전략적 민관협력 파트너십 체계구축을 통한 재원 증대 ▲ 구보댄스컴퍼니의 기획의 차별화를 통한 지역사회와의 선순환 구조 확립 ▲ 극공장소 마방진의 독특한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 '묵언수행' ▲ 극단 뉴컴퍼니의 중국합작공연을 통한 공연 한류와 글로벌 이미지 구축 ▲ 와이즈발레단의 클레식 발레의 대중화와 창작 발레의 예술적 가치창조 등이다.

예술경영과 전문경영, 그 간극의 모호성

9곳의 우수 인증 전문예술법인의 현장 프리젠테이션 심사 모습
 9곳의 우수 인증 전문예술법인의 현장 프리젠테이션 심사 모습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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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정재왈)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각 분야별 우수 예술경영 사례를 공모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A분야는 사업기획과 수행, B분야 조직운영, C분야 후원 등의 재원조성 등이다.

A분야는 수익창출 사업모델, 신규 사업 기획, 브랜드, 관객, 홍보기획 사례 등이다. B분야는 조직구조, 조직문화, 고용구조, 업무환경, 직원복지, 회계투명성, 직원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이다. C분야는 기업후원, 투자유치, 정기후원 조직 발굴, 온라인 활용 재원조성, 온오프라인 마케팅 성공사례 등이다. 1차 서류와 면접, 2차 현장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 700여개 전문예술법인단체 중 20%도 안 되는 40여 단체만이 접수했다. 비록 3년차에 접어든 대회라지만 다수의 단체가 응모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센터의 홍보 부족과 인지도 향상 노력이 미흡했음을 말해준다.

또한 9곳의 우수 예술경영 단체 선정 기준도 모호했다. 전체 기준이 아닌 각 사업 분야별로 우수 사례를 선정했다고 센터는 밝혔다. 하지만 전체 예산 규모, 설립 당시 경영 방식, 단체의 정체성 등 예술법인 간 경영 스타일이 너무 달랐다. 일례로 재단법인 서울문화재단은 한 해 예산만 270억원에 임직원만 202명(계약직 포함)에 달한다.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전문 경영단체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와는 달리 사단법인 '문화창작집단 공터-다'의 경우 연간 예산규모가 3억 5천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구보댄스, 큰들, 자계예술촌처럼 지역 민간단체 수준에 머무른 것. 이 탓에 단체의 재정 규모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즉 전문경영 단체와 민간 예술경영 단체와의 간극이 확연히 존재했다. 한 관계자는 "차라리 재정 규모별로 나뉘어 재단법인별, 중소 사단법인별, 민간예술단체별로 각각의 수평 경쟁을 통해 선정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진단했다.

현장심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단체마다 13분씩 배정된 우수사례 프리젠테이션이 최대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각기 다른 사업 분야로 발표를 하다 보니 예술경영 우수사례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심사위원 5명의 질의응답도 단체 대표의 우수 사례 내용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단체마다 최우수 사례 선정의 희비가 엇갈렸다.

또한 마지막 투표 과정에서는 비밀투표가 아닌 전체 공개투표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현장 투표 참여자들 200여명 중 일부는 눈속임 투표(한 단체에 2번 중복 투표)를 하는 등의 부정 사례도 발생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그대로 심사를 진행했고 행사를 마쳤다.

C단체의 D대표자는 "컨퍼런스를 통해 예술경영의 대중화를 확산하는 시도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심사 기준의 형평성과 변별성 문제는 좀 더 넓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컨퍼런스가 지향하는 예술경영 우수단체의 진정성을 담기위해 홍보의 확대를 통한 인지도 제고, 심사 기준의 명확화, 예산 규모별 우수 사례 선정 기준의 수평화, 후원 예산이 아닌 예술경영지원센터 자체 예산 확보를 통한 시상금 확충 등의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태그:#예술경영지원센터, #자계예술촌, #큰들문화예술센터, #예술경영 컨퍼런스, #전문경영 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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