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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가을을 보기에는 조금 늦었지만,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먹을 안동찜닭을 잔뜩 기대하는 가족들을 위해 과감히 길을 나섰다.

늦가을의 정취가 마을 입구에서 부터 진하게 느껴집니다.
▲ 안동 하회마을 늦가을의 정취가 마을 입구에서 부터 진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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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숲에서 바라본 부용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안동 하회마을 소나무숲에서 바라본 부용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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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없었으면 조금 외로웠을 늦가을 하회마을

하회마을 입장권을 사고, 입구까지 가는 무료셔틀버스를 탔다. 버스가 계속 가득 차는 걸 보곤, '하회마을은 정말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라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회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파란 가을하늘과 추수를 마친 논, 멀리 한옥들이 자리 잡은 마을이 보이는데, 아름다운 마을길을 걸을 생각에 몹시 설렜다.

3년 전 여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더위에 정말 고생했었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가족들은 늦게 오기를 정말 잘 했다며 쌀쌀한 날씨를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했다. 정말 힘들었나보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충효당은 양진당과 함께 하회마을에서 꼭 보게되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충효당은 양진당과 함께 하회마을에서 꼭 보게되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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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타기는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놀이입니다.
▲ 안동 하회마을 그네타기는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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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은 늦가을 정취에 휩싸여 있었다. 나뭇잎 하나 없는 것이 조금은 황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름에는 더위에 고생을 하더라도 초록과 어우러진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일찍 왔더라면 멋진 가을의 하회마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 하던 순간, 딸이 외쳤다.

"아빠, 까치밥인가 봐요!"

기와지붕 위로도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 안동 하회마을 기와지붕 위로도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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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하회마을 곳곳에 주황색 감들이 예쁘게 매달려 있었다. 까치밥으로 한두 개 남겨진 것들도 있었고, 아예 감을 따지 않아서 나무 위에서 익은 것들도 많았다. 감들이 하화마을의 한옥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 덕에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 더 발견했다. 하회마을을 둘러보는 내내 담 너머로 보이는 감나무들과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감나무가 있어서 초가집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 안동 하회마을 감나무가 있어서 초가집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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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가 곶감을 배경으로 한가로이 마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 안동 하회마을 백구가 곶감을 배경으로 한가로이 마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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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늦가을 하화마을을 둘러보고 소나무숲 쪽으로 가니 멋진 그네가 있었다. 아이들이 이 즐거운 놀이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그런데 전통그네는 혼자 타기 무척 어렵다. 운동 삼아 아들 딸을 번갈아 열심히 밀어줬는데, 묵직한 것이... 모르는 사이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아빠와 같이 하회마을에 와서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감 떨어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 안동 하회마을 딸이 감 떨어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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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 재래식 화장실에 코 막은 아들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나서 병산서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실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했지만, 찜닭을 미끼로 끌고 갔다. 다행히 아이들도 병산서원의 멋진 경치를 좋아했다. 병산서원의 만대루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올라가보지는 못했지만, 만대루 기둥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낙동강과 그 뒤로 보이는 산의 모습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미루고 그냥 갔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아니 보지도 못했으니 후회도 못했을 것이다. 일부러 찾아오기를 참 잘했다.

만대루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진 경치도 장관입니다.
▲ 병산서원 만대루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진 경치도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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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을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아들이 코를 막고 어딘가로 들어가고 있었다. 바로 병산서원의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아이들은 문이 없는 이런 화장실을 처음 본 것이었다. 아이들은 잠시 후 냄새에 기겁하며 달려나왔는데, 그래도 무척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아들에게는 조금 냄새 나는 추억이 하나 생긴 셈이다.

아들이 코를 세게 잡고 재래식 화장실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 병산서원 아들이 코를 세게 잡고 재래식 화장실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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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안동으로의 가족여행이었지만, 아름다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가을을 추억으로 담을 수 있었던 행복한 여행이었다. 겨울에 오면 이 곳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눈이 오면 아이들을 다시 안동찜닭으로 꼬드겨 봐야겠다.   


태그:#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가족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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