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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생태·교육·문화 도시 거창에 교도소가 웬말이냐."
"거창군수는 교도소와 관련한 사실을 모두 공개하고 더 이상 군민을 우롱하지 마라."

경남 거창지역 학부모들이 교도소(구치소) 설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교도소(구치소·감옥) 유치를 반대하는 거창학부모모임'은 31일 저녁 거창군청 광장에서 발대식을 진행했다.

거창군과 법무부는 거창읍 북쪽 가지리·상림리 일대에 2018년까지 1220억 원을 투입해 '거창법조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법무부 교정시설과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 거창보호관찰소 등 법조 관련 기관들이 신축·이전할 예정이다.

이곳에 설치된 교정시설은 미결수·기결수를 함께 수용하는 형태로 총 수용인원은 500명 이내다. 지금까지 거창군은 "현재 경찰서 등에서 운용 중인 '대용구치소' 해소의 하나"라고 설명해왔다. 거창군은 '교정시설' 내지 '대용구치소' 등의 단어를 써왔지만 '거창교도소'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반대 학부모 모임 "교도소 설치, 행복할 권리 침해"

'교도소(구치소.감옥) 유치를 반대하는 거창학부모모임'은 31일 저녁 거창 군청광장에서 발대식을 가졌다(사진제공-김은옥).
 '교도소(구치소.감옥) 유치를 반대하는 거창학부모모임'은 31일 저녁 거창 군청광장에서 발대식을 가졌다(사진제공-김은옥).
ⓒ 김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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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를 비롯한 군민들은 교도소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도소 예정지 인근에 학교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고 주장한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아파트가 교도소 담장에서 반경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특히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어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28일 시민단체인 '함께하는거창' 사무실에서 모임을 열고 반대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교도소 반대 활동에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함께하기로 했다.

학부모모임은 "거창은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는 작은 도시"라면서 "그런데 갑자기 정책 기조를 바꿔 교도소를 하려는 것은 주민의 기본권인 자유롭게 생활할 권리와 행복하게 살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모임은 거창군이 교도소 설치를 비밀리에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법조타운의 일반적인 개념은 법원·검찰청을 중심으로 한 상업지구 형성이나, 거창군이 지금 추구하는 법조타운은 교도소 중심"이라며 "법무연감에도 '거창교도소'라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 법조타운 조성은 군민 사기극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창군은 주민 반대가 심한 지금도 '구치소'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라며 "거창군은 군민들에게 기본적인 정보공개의 의무를 저버리고 군민의 알권리를 차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창 학부모모임은 "거창군은 군민과 소통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경제적·정치적 발판으로 삼아 유치에 급급했다"라면서 "쉬쉬하며 일을 추진해나가고 확정시점에 와서 일방적으로 설명회를 했으며, 교정교육도 교육의 하나라고까지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도시 거창에 교도소 설치 반대" "법조타운 현혹으로 군민 우롱하지 말 것" "교도소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거창군은 '거창법조타운 유치위원회'를 통해 군민 3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학부모모임은 "직접 서명을 한 주민은 많지 않고, 이장 등을 통해 대리서명하거나 타지에 사는 사람의 서명도 있다"라면서 "법조타운이라고 해서 대부분 서명을 해줬고, 서명을 받으면서 거창에서 하지 않으면 함양이나 합천에 빼앗긴다고 했다"라면서 서명운동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있다.

거창군 "교정시설 수용자 노출 없을 것"

거창군은 "법조타운 조성을 위한 민간 주도의 '유치위원회'가 발족돼 설명회 등을 통해 여론을 통합하고 3만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또 대법원과 법무부에 건의문과 서명서 제출을 통해 정부의 공감을 얻어 2012년부터 관련 예산을 어렵게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창군은 "교정시설 수용자들은 법원·검찰청과의 지하통로를 이용하게 돼 외부에 노출이 전혀 없도록 할 계획이고, 주변 공원도 함께 조성해 외관 역시 연구시설 같이 신축해 법조타운 전체가 대학 캠퍼스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거창군은 "보호관찰소 위치도 현재 상림리 초등학교 인근에서 법조타운 내로 이전해 예견되는 주민과 학생들의 불안 요인을 사전에 해소토록 하고, 농촌지역 결혼 이민자의 수요증가에 따라 인근지역 7개 군을 관할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 거창출장소를 새롭게 법조타운 안에 설치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거창군청, #학부모모임, #법조타운, #거창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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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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