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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부총재, "일하고 싶다"는 '눈물 호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8년 8월 2일 현대자동차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울산 현대차 노조 사무실을 찾은 영상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기증)
ⓒ 노무현사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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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국민회의 부총재가 건물 밖으로 나오자, "일하고 싶다"라는 여성 노동자의 외침이 쏟아졌다. 여성 노동자 20여 명이 노 부총재에게 다가가 눈물을 흘리자, 노무현 부총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곧 협상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던 노무현 부총재는 눈물의 호소가 계속되자, 뒤를 돌아보며 연신 "노력하겠다"라고 외쳤다. 노 부총재가 탄 차량이 떠나자, 여성 노동자들은 떠나는 차 뒤로 노무현 부총재의 이름을 연호했다.

16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8월 2일 현대자동차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울산 현대차 노조 사무실을 찾은 영상이 20일 뒤늦게 알려졌다. 15분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 1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노무현 재단에 기증한 것으로, 노무현 재단은 지난 2월 누리집에 이 영상을 올렸다.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6월, 현대차는 4830명 정리해고 계획을 내놨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회사는 직원 2678명에게 해고통보를 했다. 노조가 고공 농성에 나섰지만, 회사는 재차 1569명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노사 대립이 격화되고 공권력 투입설이 나오는 등 긴박한 상황에 이르자, 노무현 부총재가 노사 중재를 위해 현대차를 찾은 것이다.

영상 속에서 노무현 부총재는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강경진압을 비판하면서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노사관계의 역사라든지 지금의 절박한 상황 등이 아주 뒤섞여서 일방적으로 법만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명분 있는 저항에는 정치가 먼저 나서 합의 이끌어야"

그는 "정면으로 명분과 기치를 내걸고 한 사회의 중요한, 의미 있는 세력을 가진 집단이 법질서에 저항할 때는 되도록 정치가 먼저 나서서 이 법을 수용해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런 것이 정치"라고 전했다.

노무현 부총재 방문 이후 회사는 휴업에 돌입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277명 정리해고를 내용으로 하는 노사합의가 나왔다. 당시 현대차 노조위원장이었던 김광식씨는 월간 <말> 2002년 6월호에 실린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정치인 노무현의 분명한 한계는 집권 여당 정치인이란 사실이었다. 하지만 협상 당시에는 우려하고, 고민하고, 노력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중재단 대표인 노무현은 울산에 있는 동안 내내 본관 회의실에서 간이침대를 펴놓고 잠을 잤다. 여당 부총재에게 제공되는 편안한 잠자리를 거부했다."


태그:#노무현 부총재, 현대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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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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