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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그룹 코리아 김효준 사장
 베엠베(BMW)그룹 코리아 김효준 사장
ⓒ BMW그룹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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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독일이 (자신들 화폐로 유로화 대신) 마르크화를 쓸때, 정부는 마르크화 강세를 고집했어요. 그랬더니 독일의 수많은 기업들이 '도와달라'면서 원성이 자자했지요."

7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라일락 홀. 베엠베(BMW)그룹 코리아 김효준 사장이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얼마전 감기에 걸려 목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서도 기자들의 물음에 성실히 응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도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보다 질적인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정책으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비상이 걸렸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독일 전문가답게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환율문제는 사실 정부 차원의 거시적인 문제예요.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독일이 과거 마르크화를 쓸 때 정부는 (마르크화) 강세를 꾸준히 고집했어요. 물론 독일의 수많은 기업들의 원성이 대단했죠. '도와달라'고 말이죠. 그런데 독일 정부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기업의 자생력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생산성도 높여나가고 기업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이죠."

김 사장은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독일이 성공을 거두는 이유가 그같은 경쟁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독일정부는 과거부터 환율안정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유는 서민경제 안정 때문이다. 고환율 정책은 수출 기업들에게는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수입 원자재나 제품 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게 마련이다.

김 사장은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엔화 약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그들의 정책 결정일뿐"이라며 "BMW 본사 등은 그동안 환율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와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1위 BMW코리아, 사상최대 매출에도 환율 문제로 적자

BMW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수입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 동안  2만8152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2011년보다 17.3%를 증가한 수치다. 이는 BMW그룹 전체 성장률 10.6%를 훌쩍 뛰어 넘는다. 이미 스페인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다른 시장을 앞질렀다. 이 때문에 독일 본사에서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김 사장은 "독일 본사에서 매년 주요 시장별로 평가를 하고 있는데 한국 시장이 작년에 애뉴얼 챔피언 넘버 원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의 성공요인으로 '3피(P)'를 꼽았다. 그는 "기술지향적인 최고의 제품(PRODUCT)과, 조직을 구성하는 좋은 사람들(PEOPLE),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훌륭한 파트너(PARTNER)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작년 BMW 코리아는 1조7200억 원에 달하는 사상최대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보였다. 김 사장은 "오는 3월에 최종 결산이 나오겠지만 환율문제로 인해 실제 이익보다는 손실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서 판매되는 제품 모두를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수입해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성장만큼 위기도 여전했다. 국내 수입차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다양한 요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높은 부품 값부터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을 의식한 듯, 김 사장은 "올해는 AS센터를 20%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원들의 서비스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성장보다 내실... 판매량 증가 목표는 10%대"

올해 판매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사장은 "그동안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작년보다는 최소한 두 자리 숫자, 10%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매년 급성장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목표치다. 그 스스로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특히 과거 자신들의 기업 성장과정을 설명해가며, "지난 2000년 초 성장세가 가파르다가 2005년과 2006년께는 숨고르기 단계였다"면서 "당시에도 성장보다 내부 조직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확충 등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 BMW 코리아는 올해 서울 성산동을 비롯해 서초동 및 부산, 청주, 제주 등에 BMW 9개, 미니 5개 등 모두 14개의 서비스센터를 새로 만든다. 센터 안의 자동차 작업대(워크베이) 수도 작년보다 20% 늘릴 방침이다. 서비스 인력은 충원된다.

이와 함께 올 3월께 공사가 시작될 드라이빙 센터의 청사진도 내놨다. 인천 영종도에 들어설 예정인 센터는 축구장 33개를 이어 붙인 크기에 자동차 전용 트랙을 비롯해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드라이빙 센터는 더 이상 자동차를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만들어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태그:#BMW코리아, #독일경제, #김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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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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