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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1월 초 기온으로는 27년 만의 최고 한파를 기록한 3일 오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노조탄압 중단과 비정규직 정리 해고 문제 해결 촉구 여성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한복으로 무장한 한 참가자가 '노동자의 잇따른 절망죽음 행렬을 즉각 멈추게 하라'며 피켓을 펼쳐들고 있다.
 서울 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1월 초 기온으로는 27년 만의 최고 한파를 기록한 3일 오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노조탄압 중단과 비정규직 정리 해고 문제 해결 촉구 여성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한복으로 무장한 한 참가자가 '노동자의 잇따른 절망죽음 행렬을 즉각 멈추게 하라'며 피켓을 펼쳐들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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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6.4도의 혹한. 그늘에 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두꺼운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낀 상태였다. 코와 볼이 점점 빨개졌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노동자들의 죽음에 응답하라'는 그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 노동·시민사회 단체회원 20여 명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대선이 치러진 이후 4명의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자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다. 이들의 죽음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정리해고로 인한 생활고, 수백억에 이르는 회사의 손해배상 가압류 등이 그 원인이었다.

참가자들은 외투의 모자까지 눌러쓰고 추위에 대비했다. 그들 뒤편에 선 '사랑의 열매'의 '나눔온도탑'은 85도를 가리켰다. '나눔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탑의 문구는 현재 평택 쌍용차 정문, 울산 현대차 공장 등 철탑 위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현실과 대조됐다.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 행렬을 즉각 멈추게 하라',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뜨거운 구호로 철탑 위의 노동자에게 그 열기를 전했다.

한파 녹인 여성계 목소리... 노동 현안 해결 촉구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조탄압 중단과 비정규직 정리 해고 문제 해결 촉구 여성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참가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자의 죽음에 응답하라!' 주문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조탄압 중단과 비정규직 정리 해고 문제 해결 촉구 여성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참가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자의 죽음에 응답하라!' 주문하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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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장기간 농성중인 재능교육 유명자 지부장이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서자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기온은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1월 초 기온으로는 27년 만의 최고 한파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장기간 농성중인 재능교육 유명자 지부장이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서자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기온은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1월 초 기온으로는 27년 만의 최고 한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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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여성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대다수이며 그조차 시간제 일자리"라며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대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여성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박 당선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여성의 희망을 갖기에는 지금까지의 행보가 너무나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 당선인을 향해 잇따른 노동자들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특수고용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정리해고된 김은숙 전국여성노동조합 88컨트리클럽 경기보조원(캐디) 분회장과 유명자 학습지 노조 재능교육 지부장이 참석했다.

유명자 지부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지에 의해 노동조합에 가해진 손배가압류가 회자되는 현실이 너무 절망적"며 "자본과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박근혜 당선인이 앞으로 무엇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은숙 분회장은 "여성을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며 "여성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여성계를 대표해 고정갑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대표는 "이 나라의 경제를 10위권으로 올리는데 목숨 바쳐 일했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며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서도 노동자들은 철탑에서 칼바람을 맞고 있다, 철탑의 높이만큼 우리 사회는 위태로운 사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자에게 노동자들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유명자 재능교육 지부장, #김은숙 88CC 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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