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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1일 오후 1시 50분]

지난 5일부터 18대 대통령선거(12월 19일)를 위한 재외국민투표가 최초로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선거상황실에 따르면, 164개 공관 (마감 149개, 진행중 15개)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달 확정한 선거인 명부에 따르면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하는 재외선거권자수는 223만3천695명이며, 약 10%인 22만2389명이 선거인으로 등록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재외국민투표 마지막 날 투표율은 11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69.7%를 기록했다.  대륙별 투표율은 구주 지역이 77.2%로 가장 높았고, 아프리카 지역이 70.8%, 아주지역 69%, 미주지역 68.5%, 중동지역 67.9%로 뒤를 이었다.

"이메일 접수나 인터넷 투표 가능하게 했으면"

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애틀랜타 한인회관 투표소 내부.
 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애틀랜타 한인회관 투표소 내부.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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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이 뽑는 첫 대통령 선거라 그런지 투표장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회관이 들썩거린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등록된 총유권자 수는 동남부 6개 주에 사는 10만 1천명이며 선거인 수는 3699명이다. 주말인 토요일 하루동안 투표한 사람들 (918표)이 평일 3일동안 투표한 사람들(820표)보다 많았다. 애틀랜타 지역의 투표율은 미국시각으로 9일 현재 앵커리지 (68.9%)에 이어 미주에서 두번째로 높은 지역투표율(61.3%)을 보이고 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아우르는 지역은 조지아, 앨라배마, 플로리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로 관할 구역이 넓다. 미주에서 최저의 유권자등록율(3.76%)을 보인 이유에 대해 묻자 영사관의 선거담당 직원은 " 6개주를 차로 돌며 등록을 높이려 노력했고, 지난 3개월간 하루도 못쉬고 일했다. 20명의 비정규 도우미와 교회와 마트에서 직접 선거등록도 받았지만, 선거법 개정(10월 4일에서야 영주권자의 우편접수 등록이 가능) 없이 재외국민들이 쉽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거리가 먼 곳에서 투표하러 오기 힘든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 몰린 유권자들은 20~30대가 주축이고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많았다. 왕복 14시간 걸려 2박 3일 여행을 계획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가족부터 <오마이뉴스> 대선 올레TV를 애청한다는 애틀랜타에 사는 에모리대 학생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하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선거인단 등록부터 투표절차상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에모리대에서 신학을 공부 중이라는 김종원씨는 "유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투표소가 설치 되는 등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플로리다주에서 7시간 걸려 도착했다는 한 가족은 "이메일 접수나 인터넷 인증투표 등 모든 방법을 간구해달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에서 조지아 애틀랜타로 투표하러 온 한 가족.
 플로리다에서 조지아 애틀랜타로 투표하러 온 한 가족.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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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에 참석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애틀랜타에 온 가족의 모습.
 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에 참석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애틀랜타에 온 가족의 모습.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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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온 또 다른 가족은 "내비게이션에 한인회관이 잘 안잡혀서 투표소를 찾는데 어려웠다. 투표장소를 찾기 쉽게 만들어 주시고, 가까운 호텔이나 식당 리스트들을 함께 올려 멀리서 온 사람들을 배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떤 대통령을 바라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투표하러 왔다는 김지호·강은실 부부는 "강물에다 돈 쳐박지 말고 필요한 곳에 돈쓰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란다", "세계에 내놨을 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자 현황 및 현장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인회 소속 안전기동순찰대의 문헌 부대장은 "멀리서 투표하러 오는 유권자들이 존경스럽다. 축제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선에 임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발전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재외국민이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절차상·거리상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투표 안하면 지난 5년 살만했다는 거 밖에 더 되나요?"  

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앨라배마에서 애틀란타에 온 대학생들
 18대 대선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앨라배마에서 애틀란타에 온 대학생들
ⓒ 앨라배마 한인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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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통치와 만행을 미화하고 선전 선동하는 데 앞장서며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악명을 높인 독일나치 요제프 괴벨스는 "우리가 강제한 게 아니야,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했지.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대가를 치르는 거야" 라고 말했다.

만일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레지스탕스를 죽이던 나치를 단죄하지 않았다면, 또 프랑스 레지스탕스가 오히려 나치에 거꾸로 심판당하며 신음하고 나치의 후손이 프랑스를 지배했다면 프랑스의 역사는 어땠을까? 과연 누구에게 우리의 역사와 미래를 위임할 것인가? 우리는 또 다시 그 선택 앞에 서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투표하러 갑니다"(강준석, 이주영)
"최악 피하기 위해 투표하러 갑니다" (조혜린)"
"뽑고 비판하려고 투표하러 갑니다" (박진선, 성주연)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투표하러 갑니다" (장원빈)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투표하러 갑니다" (조창현)
"진보적 정치 발전을 위해 투표하러 갑이다"(유찬형, 곽동근)

소중한 한 표를 통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2030 세대들의 투표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투표에 참여한 우수미씨는 "사람들이 '정치 짜증나!', '투표 왜 해?', '저 사람 왜 저래?'라며 정치에 늘 냉소적이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과연 투표조차 하지 않은 우리가 그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되돌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재외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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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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