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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의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사교육비 부담을 대폭 덜어드리고, 학교 공부만으로 대학진학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겠다"고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의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사교육비 부담을 대폭 덜어드리고, 학교 공부만으로 대학진학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겠다"고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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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에서 치르는 각종 시험과 입시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출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강력한 불이익을 받도록 조치하겠다."
"출산 후 3개월 중 한 달은 '아빠의 달'로 지정해 아빠에게 통상임금의 100%를 보장하는 출산휴가를 마련하겠다."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무조건' 외면해야 할까? 진보가 눈여겨 볼 만한 박 후보의 정책은 없을까? <오마이뉴스>는 박 후보의 공약 중 진보진영의 평가를 받고 있는 공약을 꼽아봤다.

먼저, 교육 분야다. 지난 21일 박 후보가 발표한 '교과서 외 시험 출제 금지' 공약과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공약이 눈에 띈다.

교과서외 시험 출제 금지 공약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를 나오게 한다. 그동안 고교 입시나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수업 과정 외에서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고득점을 원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선행학습을 해야 했다. 때문에 학원과 과외를 찾게 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박 후보는 '교과서 외 시험 출제 금'지를 위해 공교육정상화촉진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법에는 ▲ 학습부진아에 대한 맞춤형 교육지원 ▲ 특수교육·예체능 교육 지원확대 ▲ 학교시험 및 입시에서 교과범위 외 선행학습내용 출제 금지와 처벌 기준 명문화가 포함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생에게 '시험 없는 한 학기'를 허용해 독서, 예체능, 진로체험 등을 통해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제도다. 이를 통해 고등학교 입학 전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제정 약속까지... 진일보한 조치"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교육과정을 벗어난 학교 시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을 규제하겠다는 의지뿐만 아니라 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것은 진일보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자유학기제는 의미있게 검토해 볼 만하다"면서도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유학기가 집중적인 사교육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사교육 절감 대책으로 교과서밖 문제 출제를 금지하는 것은 그 방향성에서 바람직하다"며 "다만 시험의 변별력을 위해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도 장 회장은 "학생들이 한 학기만이라도 점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대신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교사와 학생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문제의식은 의미 있지만 원인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잘못됐다"며 "고교 입시, 고교 서열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중학교의 자유학기제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또 손 대변인은 "EBS가 교과서를 대체하는 상황에서 교과서 외에서 출제를 금지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여성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여성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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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통령론'을 내세운 박근혜 후보의 여성정책에서는 '아빠의 달' 도입이 눈길을 끈다. 출산 3개월 중 한 달에 임금의 100%를 보장한다는 공약이다. 현재의 육아휴직제도에서는 통상임금의 40%만 지급받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에는 1402명의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이는 여성 대비 2.4%에 그친 수치다.

또 박 후보는 지난 21일 교육정책 발표에서 '온종일 학교'을 약속했다. 온종일 학교는 "방과 후 집에서 방치되는 초등학생을 5시까지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이후 밤 10시까지 무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림의 떡', 남성 육아휴직 실현가능할까?

'아빠의 달' 공약에 대해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권 국장은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해 '너 이제 일 그만 두고 싶구나' 하는 인식이 많아 직장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이 같은 인식의 틀을 바꾸고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돌봄 정책, '온종일 학교'에 대해서 박차 국장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일어나는 시기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맞벌이 부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밤 10시까지 보호해준다고 해도 전업주부들이 일찍 아이를 데려가게 되면 남은 아이들은 오히려 심리적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웨덴 등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아빠의 달'은 아빠의 육아휴직을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며 "한국 사회의 직장 문화에서 현실적으로 얼마나 참여하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맞벌이 부부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일찍 귀가해 생기는 돌봄의 공백을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돌봄 시간을 연장하기보다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돌봄센터 등의 시설을 우선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후보, #아빠의 달, #교과서외 시험 출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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