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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구더기와 침전물이 흐르면서 2차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죽은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구더기와 침전물이 흐르면서 2차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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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 떼죽음 금강유역환경청은 '수거가 끝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강변에는 죽은 사체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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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물고기 떼죽음이 이제는 2차 피해로 번지고 있다. 환경부의 초동 대처가 늦어지면서 하류로 흘러간 물고기가 썩어가는 통에 강물도 부패하고 있다. 그리고 죽은 물고기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기름띠까지 확산되면서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29일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와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심현정, 정선미 활동가들과 지역방송사와 동행하여 금강을 다시 찾았다. 어제 오후 7시 30분까지 수거를 하느라 지쳤는지 오늘은 환경부 직원들도 보이지 않는다.

충남 부여군 장하리 강변을 찾았다. 어제까지 집중 수거가 이루어졌던 곳으로, 썩은 악취가 진동하고 구더기와 파리가 들끓어 강변에 접근조차 힘들었다. 물 위에는 썩어서 떠다니는 사체만 보일 뿐이었다.   

현장 확인을 위해 보트를 타고 부여읍에서부터 논산시 강경읍 부근까지 좌안을 따라 이동했다. 부여대교 인근과 봉정양수장 부근에 어제 수거하고 방치된 사체 자루 70개가량이 방치돼 있어 사체에서 썩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속에서 죽은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강이 죽어간다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수질이 급격히 변화면서 악화하고 있다.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수질이 급격히 변화면서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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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옆 물속에는  지금도 죽은 물고기가 사체가 가득하다.
 강변 옆 물속에는 지금도 죽은 물고기가 사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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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성면 봉정리 부근에 이르자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풀숲과 물 흐름이 약한 곳이면 어김없이 물고기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하고 있었다. 악취가 심해서 '그냥 돌아가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석성면 봉정리 부근에 내려서 확인한 강변은 보트에서 볼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각했다. 야생동물에게 먹혀 머리가 사라진 사체, 녹아내리면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체 등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강물에는 녹조도 발생하고 있었다.

봉정리에서 태어나서 강변에서 살아왔다는 한 주민(60세)은 "지금까지 강변에서 물고기도 잡아먹고 살았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며 "예전에 한두 마리 정도는 죽어서 떠내려오기는 했지만 7일 전부터 마을 주민들과 아침저녁으로 죽은 물고기를 수거할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강이 살아야 우리도 사는데"라면서 한숨을 지었다.

논산시 성동면 금강 변에 산다는 한 주민(68세)은 "금강에 유입되는 개천에서 한두 번 사고는 있었지만, 금강에서는 없었다"며 "처음에는 어떤 미친놈이 약이라도 타버렸나 생각도 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여 일 떠내려오는걸 보고서 사고가 나도 단단히 났구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낚시꾼은 "부여가 고향이라 1년이면 대여섯 번 이곳에 와서 낚시 하고 있다"며 "전에는 하루에 20~30마리는 거뜬히 잡았는데 물고기 죽어서 씨가 말라버렸는지 오늘은 붕어 3마리 잡았다"고 어망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물고기가 썩어 젓갈 국물처럼 색이 변해버린 강물을 보며 "도시 사람들 살기도 어려워서 김장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싼 젓갈을 살 게 아니라 김장 젓갈 필요한 사람은 이곳에 오면 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초동 대처 미흡으로 수질악화 초래한 환경부 책임 물어야"

야생동물에 의해 먹인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가 머리가 또는 몸통이 사라진 체 방치되면서 두려움마저 밀려든다.
 야생동물에 의해 먹인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가 머리가 또는 몸통이 사라진 체 방치되면서 두려움마저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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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걸 교수는 "백제보에서 물고기 집단폐사가 일어났을 때 축산폐수, 비료, 퇴비 등이 인공호에 축적되어 질산성 질소 농도가 높아져 질식사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보았다"며 "주로 봄철에 축산 폐수 등이 많이 유입되는 곳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백제보 때문에 축산폐수 등이 갇혀 퇴적물로 축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내비쳤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하지만 집단폐사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며 환경부가 극구 부인하므로 원인에서 제외하였다"며 "하지만 환경부가 사고를 감추기에만 급급하여 물고기 사체가 하류로 온통 퍼져나가는 것을 막지 않고 방치한 결과 지금은 백제보 하류가 가라앉아 썩은 물고기 사체로 극심하게 오염되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사체의 단백질이 부패하면서 질산성 질소 농도가 높아지고 물고기에 흡수된 후 아질산성 질소로 변하여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함으로써 그나마 남아 있던 물고기들을 또 다시 질식으로 집단폐사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백제보 하류의 수질 악화를 초래한 환경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압박했다.

양흥모 처장은 "4대강사업 주요 구간에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발생하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환경부의 대응을 보면 너무 안이하고 무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초기에 사체수거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금강 하류로 내려가서 썩고, 죽은 물고기에서 나온 기름이나 분비물 때문에 수질오염이 증가하고 있다. 썩은 물고기를 야생동물이나 조류가 먹은 것으로 보여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28일 만난 금강유역환경청 한 직원은 "죽은 물고기 수만 마리 중에 90% 이상은 수거를 한 것 같다"며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지만, 지금도 금강에서 죽은 물고기 사체가 여기저기에 널려서 썩어가고 수질오염을 증가시키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사체 수거는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물고기 떼죽음, #수질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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