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을지로 3가 빌딩 앞 거리에는 이 같은 소나무 가로수가 6가까지 심어져 있다. 소나무가 가로수의 제 임무를 수핼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
▲ 소나무 가로수 을지로 3가 빌딩 앞 거리에는 이 같은 소나무 가로수가 6가까지 심어져 있다. 소나무가 가로수의 제 임무를 수핼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작은 나무지만 소나무에 비해 그늘을 잘 만들어주고 있다.
▲ 소나무 가로수 작은 나무지만 소나무에 비해 그늘을 잘 만들어주고 있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가로수는 공해에 강하고 공기를 정화하며 행인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로수 하면 잎이 넓은 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떠올립니다. 그랬던 가로수가 버즘나무에서 은행나무로 변하더니 서울 을지로에는 소나무로 바뀌었습니다.

을지로를 걷다보면 키가 머쓱하게 큰 소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메마른 가지 위에 매달린 잎은 빈약하기 그지없습니다. 가로수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고 불쌍하고 큰 도시에 시집와서 고생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이면 버즘나무나 은행나무, 느티나무처럼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소나무는 우리의 기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소나무를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서울 도심 속 빌딩 숲에는 소나무 정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새로 지은 고층빌딩 숲에도 어김없이 소나무가 몇 그루 서 있는 정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정확하지 않으나 빌딩 앞 큰 소나무 한 그루는 통채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 소나무 가로수 사진에는 정확하지 않으나 빌딩 앞 큰 소나무 한 그루는 통채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거리 중앙버스차로 공원에 서 있는 소나무, 환자처럼 무엇인가 바르고 서 있다.
▲ 소나무 가로수 거리 중앙버스차로 공원에 서 있는 소나무, 환자처럼 무엇인가 바르고 서 있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조금만 차도에 가까운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소나무들은 잎이 군데군데 누렇게 병이 들고 신음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중앙버스차로 정류장 화단에 심어져 있는 소나무의 모습은 더욱 심각합니다. 조금만 자세히 관찰하면 소나무가 공해에 얼마나 취약한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소나무는 큰 키에 비해 잎은 겨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붙어 있을 정도로 빈약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을지로1가에서 퇴계로 쪽으로 향하는 중앙버스차로 정류소 정원에 어린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습니다. 작은 소나무 몸통에는 무엇인가 발라놓아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 지은 고층빌딩에는 소나무로도 부족한지 추운 지방에서만 자라는 자작나무가 새로운 정원수로 심어지고 있습니다. 색다른 정원을 꾸미겠다는 의욕은 좋지만 이러다 공해가 심한 대도시에 소나무, 자작나무 말고도 다른 수종까지 도시 정원을 위해서 무차별 들여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빌딩 속 소나무 공원이다. 잘 자라는 듯이 보이지만 공해에 시달린 흔적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 소나무 가로수 빌딩 속 소나무 공원이다. 잘 자라는 듯이 보이지만 공해에 시달린 흔적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새로 지은 빌딩 앞에 서 있는 자작나무, 추운 지방에서만 자라는 자작나무가 큰 도시에서 무난하게 자랄수 있을 지 두고봐야 한다.
▲ 소나무 가로수 새로 지은 빌딩 앞에 서 있는 자작나무, 추운 지방에서만 자라는 자작나무가 큰 도시에서 무난하게 자랄수 있을 지 두고봐야 한다.
ⓒ 김학섭

관련사진보기


국립산림과학원은 중구청에서 소나무 가로수에 대해 문의가 있었다며 가로수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 데 소나무는 단 한 가지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며 부적합함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소나무는 산골이나 농촌같이 오염이 적은 곳에서 잘 자랄 수 있지만 오염이 심한 대도시에서는 잘 자랄 수 없다고 합니다.

부적합한 소나무를 가로수로 택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중구청에 물었습니다. 담당공무원은 전에 가로수는 잎이 넓은 버즘나무였으나 다른 수종에 비해 빨리 자라 관리하게에 어려움이 많아 덜 자라는 수종을 연구하던 중 자매도시 속초시에서 소나무를 보내와 을지로3가에서 6가까지 소나무를 심고 속초의 거리를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자매도시에서 소나무를 보내주어 예산절감에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나무는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29일 기자가 둘러본 결과 소나무는 대도시 가로수에 적합한지 의심이 갈 정도로 병약하게 자라고 있어 아직 확신하게에는 이른 듯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도 소나무가 가로수의 임무를 수행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태그:#가로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