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19대 총선 투표일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성북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서울 노원갑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MB정권 심판'을 호소하고 있다.
 제19대 총선 투표일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성북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서울 노원갑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MB정권 심판'을 호소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인기를 얻은 뒤 통합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용민 후보. 하지만 '막말' 논란으로 호된 정치입문 신고식을 치렀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것인가' '김용민을 심판할 것인가'라는 구도속에서 노원갑은 19대 총선 최대 관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새누리당 후보는 노원구청장 출신인 이노근이다. 이 후보는 30년간 서울시 공무원을 지내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전문가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자신은 '말꾼'이 아니라 '일꾼'임을 강조하면서 야당이 제기한 '정권심판론'을 비켜가고 있다.

노원갑은 과거 16~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집권 여당의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배출했다. 이 지역 부동층 유권자가 그만큼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지지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막말 논란은 이번에도 선거에 큰 여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막말' 논란이 일어나기 전 여론조사로 나타난 민심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중앙일보>가 지난 2일 한국갤럽과 한국리서치, 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서 김 후보 37.8%, 이 후보 35.0%로 김 후보가 2.8%p 앞서고 있었다. (지역구 유권자 600명 대상 집전화 임의번호걸기 및 휴대전화 패널 결합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0%p)

'막말' 선거 막판 결정적 변수 되나

'막말' 논란 이후 지역 민심은 일단 둘로 확연히 갈라졌다. 지역에서 만난 김아무개(72)씨는 "신문 보고 놀랐다. 그게 어디 할 말인가"라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권자에게 명함을 건네는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
 유권자에게 명함을 건네는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
ⓒ 이노근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이어 김씨는 "계속 그렇게 '지껄'이고 싶으면 그렇게 살 것이지 정치는 뭔 정치냐"며 "그런 사람(김용민 후보)도 정치하라고 두는 세상이 무슨 세상이냐"고 덧붙였다.

서울여대 재학중인 강아무개(25)씨는 "김용민 후보를 지지했는데, 논란이 된 영상을 보고 실망스러웠다"며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찍기는 싫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만 봐도 그렇다. 다시 정권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김 후보가 실망스럽지만 대안이 없다"면서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에서 제기하는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강씨는 "민주당 후보가 사퇴하면 나는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느냐"면서 반대 견해를 밝혔다.

어쨌든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에는 분명히 호재다. 이 후보 캠프 최희수 사무장은 최근의 논란에 대해 "반사이익이 있지 않겠냐"며 "판세는 우리에게 돌아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사무장은 김 후보에 대해 "기본적인 후보의 자격에 흠결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 측 오광덕 사무국장은 "후보가 가장 힘들어 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이 순간부터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며 사과문과 동영상을 올렸다.

오 사무국장은 김 후보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보수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여론과 지역 민심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어버이연합 등 외부 인사가 지역 민심을 흔드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사라진 정책선거

"어느 후보도 지역구 유권자를 위하는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지금 하는 모습을 봐라. 이명박 심판이니, 막말이니... 나는 모르겠다. 주민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4년에 한 번 행사하는 권리인데 투표를 안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 결국은 그정책을 봐야하지 않겠나."

대학 강단에 설 계획이라는 조종철씨(58)의 말이다. 그는 "두 후보가 정치적으로 너무 대립만 한다"면서 "주민들은 소외되는" 지역구 상황을 한탄했다.

회사원 우아무개씨(28)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 지났지만, 학교와 집이 너무 멀어서 고생을 했다"며 "지금도 지역이 멀어 동창회 출석률이 내가 제일 낮다. 고교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하소연 했다.

이 후보는 ▲월계동 고등학교 유치 ▲공릉동 일대 (구)법원부지 행정복합타운 조성 ▲경춘선 폐선부지 공원화 ▲자영업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역세권 국·공립 영·유아 보육시설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경춘선 폐선 부지를 거리로 조성하는 '청춘선 프로젝트' ▲의료환경 개선과 특성화된 의료벤처 단지 육성 ▲친환경 미래 교육 연구단지 조성 ▲청년문화 중심도시 육성 ▲지역의 교통 경쟁력 강화와 개발 숙원사업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노원갑에는 자유선진당 김철수 후보와 무소속 우승배 후보도 나왔다.


태그:#김용민, #이노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