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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산진갑 유권자들이 한 후보의 선거 유세를 듣고있다. 전에 없는 초박빙 3파전이 전개되며 부산진갑 당선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있다.
▲ 유권자들의 마음은 어디로? 8일 부산진갑 유권자들이 한 후보의 선거 유세를 듣고있다. 전에 없는 초박빙 3파전이 전개되며 부산진갑 당선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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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부산에 쏠린 시선은 무척 뜨겁다. 전국적으로는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사상이 가장 관심을 끈다. 하지만 지역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부산진갑이다.

경제전문가를 앞세운 여당 후보와 오랫동안 지역에 공을 들인 친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 거기에 중량감 있는 야당 후보가 더해지면서 전에 없는 3파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부산진갑은 그동안 경쟁이 무의미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이 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허원제 후보가 49.7%를 얻어 21.1%를 얻는데 그친 무소속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출마한 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인데, 그 격차도 불과 1%p 미만의 오차범위 내인 경우가 많다.

방송3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가 27.4%를 얻었지만 무소속 정근 후보가 27%,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가 23.5%로 오차범위 내의 박빙이다.(95% 신뢰수준에 ±4.4%p) 부산지역 언론사인 KNN과 <부산일보>의 여론조사에서는 거꾸로 김영춘 후보(26.3%), 정근 후보(26.2%), 나성린 후보(25.1%) 순으로 0.1%p 차로 1위 순위가 바뀌었다. 

이런 여론조사 탓에 "몇백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때문에 후보들은 단 한 명의 유권자들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분주하게 지역을 누비고 있다. 

새누리당 나성린 "내가 친재벌? 서민 위한 법 많이 만들었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가 8일 당감동에서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악수를 나누고있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가 8일 당감동에서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악수를 나누고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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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박근혜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당내 '경제통' 나성린 비례대표 의원을 부산진갑에 내려보냈다. 다소 늦은 나 후보의 공천을 두고 지역에서는 잡음이 일었다. 우선 나 후보가 강남을과 부산 중동구에 공천을 신청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돌려막기 공천' 문제가 제기됐다. 거기에 나 후보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있으면서 신공항과 부산저축은행 특별법 등의 지역 현안에서 민심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는 비판도 나왔다.

8일 오후 당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세를 벌이던 나 후보를 만났다. 먼저 나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역과 상대 후보의 의혹 제기는 오해와 음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후보는 "산을 깎아 밀양에 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고, 가덕도에 공항을 세워야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찬성했다.

이어 나 후보는 "부산 저축은행은 5000만 원까지 예금을 보호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만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관리감독 소흘이 있는 만큼 어떤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따라 붙는 '친재벌주의자'라는 꼬리표에는 "나는 경실련 초창기 멤버로 재벌 개혁을 주도한 사람"이라며 "18대 국회에서도 재벌보다는 중소기업을 위한 법을 더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돌려막기 공천에 대해서도 그는 "초기에는 그런 소리가 있었지만 내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완화됐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가 약속을 어기고 출마하면서 관심받지 않아도 될 지역구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유권자에게 내가 무소속 후보와 민주당 후보보다 더 지역 발전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영춘 "부산 부활 프로젝트의 불쏘시개 되고파"

부산진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가 8일 당감초등학교에서 열린 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있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가 8일 당감초등학교에서 열린 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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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갑에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춘 후보는 이번엔 고향으로 내려왔다. 8일 점심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당감초등학교에서 만난 김 후보는 "부산이 망해가고 있는데 보고만 있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 부산 출신 인사들이 많이 거론되는데 부산을 되살려 보자는 인사는 거의 없다"며 "내가 서울 광진구에서 3선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버리고 부산에 왔다면 조금이라도 순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산 부활 프로젝트의 불쏘시개가 되고 싶다"고 밝힌 그는 도심의 철도기지창을 서울의 구로디지털 단지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와 같은 신 산업단지로 만드는 것을 부산의 필수 과제로 꼽았다.

상대측이 제기하는 '철새 정치인' 논란에 대해서 김 후보는 "'철새'는 권력의 보위와 유지를 위해 당을 바꾸지만, 나는 그런 정치 철새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여론을 주도 하는 40·50대 성인 남성 계층에서 내가 우세하다"며 "여러 분위기를 보면 내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무소속 정근 "정근 뽑으면 정근이 되는 거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근 후보가 8일 당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과 만나고있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근 후보가 8일 당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과 만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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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안과 병원과 종합병원을 개원해 오랫동안 활동해온 정근 후보는 주민 친화력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 지역 노인들을 위한 의료봉사로 다진 노인층의 지지세가 상당하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하지만 친여 성향인 자신에 대한 지지로 새누리당 지지표가 분산돼 민주당이 어부지리 당선될 수 있다는 보수층의 불안 정서는 풀어야할 과제다.

8일 부암동에서 만난 정근 후보는 이에 대해 "정근 뽑으면 정근이 되는 거지, 누가 된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정 후보는 "예전에도 다른 사람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냐"며 "상대후보(새누리당 후보)가 '낙하산'이니 지역에 대한 민심도 모르고 온갖 비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봉사활동이 정치 입문을 위한 수순이었다는 공격에 대해 그는 "지역 봉사를 15년째 해오고 있는데 정치를 하려면 그때 했을 것"이라며 "국회의원을 하려는데 해외 지진 현장은 왜 가고, 평가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는데 북한은 왜 도와주겠느냐"고 말했다. 그린닥터스 이사장을 맡으며 7년째 개성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개성공단을 확대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친여 성향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반대한다"며 "남북관계는 이념이 아닌 전쟁 억지력과 경제 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선 이후 새누리당 복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이미 탈당을 했고, 뽑아준다면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에 없는 초박빙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부산진갑 선거는 막판 새누리당 지지표가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근 후보가 다진 표밭에서 얼마나 많은 이탈표가 생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더불어 야권연대의 고정표를 깔고 앉은 김영춘 후보가 얼마나 많은 부동표를 가져오느냐에 따라서도 선거 양상이 바뀔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정민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부산진갑, #나성린, #김영춘, #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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