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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오마이TV로 5일 오전 중 방송되는 <이해찬의 정석정치> 첫회의 전체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1시간 30분에 걸친 <이해찬의 정석정치>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묻고 이해찬이 답하는 식으로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장윤선 정치팀장이 함께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은 오마이TV와 팟케스트에서도 5일 오전 중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오연호 :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오마이티비(TV) 시청자 여러분 오연호입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져오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10월 26일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최근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시죠? 오마이뉴스가 오마이티비와 함께 여러분의 정치에 대한 궁금점을 아주 속 시원하게, 그리고 제대로 풀어드리기 위해서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 하나를 마련했습니다. 이른바 이해찬의 '정석정치'입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학의 정석> 많이 공부하셨죠? 저도 공부했습니다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거기서 따왔습니다. 오늘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 이해찬 전 총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총리님? 

 

이해찬 : 반갑습니다.

 

오연호 : 굉장히 바쁘실텐데 이렇게 총리까지 하셨는데 방송 고정출연자로, 방송인으로 데뷔하시게 됐습니다. 또 이 자리에 장윤선 정치팀장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의 역할은 오늘 뭔가요?

 

장윤선 : <이해찬의 정석정치>에서 마늘과 같은 존재다, 빠지면 심심하고 꼭 있어야 한다, 맛을 더하고 재미를 더하는 마담뚜 같은 역할(웃음).

 

오연호 : 정석정치는 2주에 한번 총리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하실 텐데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얼마든 호외를 찍을 수 있습니다. 2주가 아니더라도 긴급사안, 중요한 일이 생기면 호외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총리님 소개를 해야겠는데요. 약칭 '총리님'이라고 하겠습니다. 2012년 야권교체하면 또 총리하실 수 있잖아요?(웃음) 총리님은 정치9단이다, 살아 있는 정치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36세에 국회의원을 처음 하셔서 내리 5번 하셨어요. 13대 때부터 17대 때까지 한 번 할 때마다 4년 하셨죠? 총 20년 하셨네요. 너무 오래하신 것 아닌가요?(웃음)

 

이해찬 : 88년부터 2008년까지.

 

오연호 : 장윤선 기자는 36살 때 뭐했어요?

 

장윤선 : 저도 굉장히 국가사회를 위해서 중요한 일을 했습니다. 첫 애를 낳았습니다.

 

오연호 : 저출산 국가인데 좋은 일 하셨네요. 저는 37살에 <오마이뉴스>를 창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국회에서만 열심히 한 게 아니고 정당에서 정책위의장을 3회나 역임하셨습니다. 정책위의장은 모든 정책을 총괄하고 기획하는 자리이지 않습니까? 굉장히 중요한 자리에서요. DJ 정부에서는 교육부장관,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총리를 하셨습니다. 국회, 당, 행정부 모두 다 하셨네요?

 

이해찬 : 서울시 부시장도 했죠.

 

오연호 : 아 사법부에는 안 가셨네요?

 

이해찬 : 감옥에 갔죠. 두 번 갔죠. 74년 민청학련 사건하고 80년 김대중내란음모 사건하고 통합 4년 갔어요. 연금이 20년 하면 나오는데 국회의원은 20년 해도 연금이 안 나와요. 전 관녹을, 관의 녹을 받은 게 국회에서 20년, 사법부에서 4년 24년 아닙니까? 그럼 연금에 해당이 되어야죠(웃음).

 

오연호 : 그리고 이른바 재야에서, 요즘 말하면 시민단체에서 오래 했잖아요? 출판사도 잠깐 운영해오셨고요?

 

이해찬 : 15년 정도? 돌베개 출판사도 제가 창업을 했죠.

 

오연호 :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가지신 훌륭한 분을 저희가 모셨는데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2012년 총선과 대선,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 이해찬 총리님이 주요 선거 때마다 엄청난 활약을 하셨죠. 주로 선거를 기획하는 그런 역할을 하셨죠.

 

이해찬 : 저는 큰 선거 기획하는 일을 주로 해왔죠. 92년 대선, 92년 총선, 첫 지방자치제도 선거인 95년 서울시장 선거, 97년 대선, 또 2002년 대선 등 거의 대선은 제가 거의 치르다시피 했죠.

 

오연호 : 정치9단 김대중씨가 도전했다가 떨어지던 92년 대선도 했고 당선된 97년도 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도 했고. 어쨌든 독자님들 입장에서는 최근 20년 간 독자들이 지켜본 주요선거를 다 이해찬 총리님께서 기획하셨다는 거죠.

 

이해찬 : 큰 선거는 했죠. 총선과 대선은 대개 그렇게 한 셈이에요. 제가 손을 안 댄 선거가 98년 지방선거, 그땐 교육부장관을 했고 그 다음에 2007년 대선은 제가 직접 경선후보로 나갔으니까 직접 손을 안 댔죠. 나머지는 거의 다 지난 20년 동안 큰 선거는 거의 직접적으로 관여를 했죠.

 

오연호 : 그러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2주에 한 차례씩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나눠볼 건데 타이틀은 맘에 드십니까? 수학공부는 학교 다닐 때 좀 하셨습니까?

 

이해찬 : 잘하지는 못 했지만 열심히는 했죠. 그런데 정석정치가 맘에 들어요. '꼼수다'가 요즘 유행인데 정치는 정석으로 해야죠. 이명박 대통령이 꼼수로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안돼요. 공적인 일이니까 정석으로 해야죠.

 

오연호 : 그러니까 다가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야권진영에서 제대로 된 정석, 제대로 된 집권을 다시 해볼 것인가, 그러면 뭘 해야 하나를 파헤쳐 보자는 뜻인데요. 오늘은 첫 시간, 때가 때인지라 서울시장에 관심이 있는데요. 바로 어제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정이 되셨습니다. 어제 장충체육관에 가보셨나요?

 

이해찬 : 오후에 끝날 무렵에 가봤습니다.

 

오연호 : 분위기가 어떻던가요?

 

이해찬 : 가보니까 장충동 족발집이 많이 있잖아요? 투표 후 집에 안 가고 족발집에서 소주와 족발 먹는 젊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아 이 선거는 박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구나' 의외로 가족들이 와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유권자가 오후 3시경부터 많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 사람들이 그 근처에서 약속을 많이 했더라고요. 저는 중국집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어제 그 일대 식당들은 돈 좀 벌었을 거에요. 그 사람들이 찍고서 결과를 보려고 그때까지 기다리던 거에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젊은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이건 민주당 조직력보다는 젊은 세대, 인터넷 세대들이 참여하는 선거구나'를 보고 '판세가 기울었구나' 느낌을 받았어요.

 

오연호 :장 기자는 오전부터 계속 있었을 텐데 오전에는 별로였는데 오후부터 왔다고 해요?

 

장윤선 : 오전에는 주로 넥타이, 양장, 뾰족구두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쭈욱 줄을 서셔서 주로 이제 민주당 조직표로 보이는 분이 일사분란하게 투표하시고 뒤편에 살짝 간단하게 술판, 맥주 이렇게 하시고 오후 들어서는 직장인들 일반 가족들이 굉장히 많았죠.

 

오연호 : 어제 보니 표 결과가 최종은 박원순이 52.15%, 박영선은 45.57%이랬는데 이건 여론조사, 배심원단 평가, 시민참여경선 다 합쳐진 거지 않습니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총리님이 예측한 수준이었습니까? 예측한 것과는 조금 달랐었나요?

 

이해찬 : 여론조사는 예측한 대로 나왔어요. 그런데 배심원단에서는 10% 차이가 났잖습니까? 그 이유가 1400 샘플로 했는데 텔레비전을 안 본 사람이 1000명이나 되요. 낮에 토론을 3시경에 했으니까 직장에 나가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못 보죠. 그러니까 400명밖에 안 잡히니까 이게 10% 차이인데, 또 여론조사는 주말에 하니까 더 차이가 나죠. (자료를 보면서)

 

맨 앞에 있는 건 54:44 아닙니까? 두 번째 것이 여론조사인데 57:39죠. 이건 주말에 하니까 더 차이가 난 거죠. 저거는 예상한 대로 맞았어요. 그런데 뒤에 있는 시민참여경선은 민주당이 더 많이 이길 줄 알았어요. 민주당이 60% 정도 나오고, 박원순이 40% 정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러면 아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워요. 0.1% 차이밖에 안 날 거니까요. 그런데 그게  안 됐거든요. 51:46이니까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자발적 지지자가 많이 나오고 민주당의 조직적 동원한 표는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거죠.

 

오연호 : 저도 어제 현장에 가 봤는데 현장에 나온 민주당 의원, 당직자들 표정이 어둡더라고요. 왜 그렇게 민주당이 참여경선을 자신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사람들이 안 나왔을까요?

 

이해찬 : 민주당이 지금 굉장히 침체돼 있습니다. 박영선 후보도 처음부터 출마한 게 아니고 나중에 흥행이 잘 안 될 것 같으니까 당에서 권유해서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민주당이 침체됐다는 주 원인이 된 거고, 또 하나는 민주당 신청자 중에서도 이 선거가 박원순으로 치르는 것이 더 본선에서 더 유리하겠다, 전략적 판단을 한 층도 제가 보니까 20~30%있는 것 같다. 제 주변에도 저는 원래 민주당 하던 사람이니까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것 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다 박영선만 찍는 게 아니고 전략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찍는 사람도 있다는 거죠. 득표율은 60%는 예상보다 많은 거에요. 전 50% 정도로 봤거든요. 60%라고 하는 건 본선도 아닌데 굉장히 높아진 거죠. 젊은 층들이 의외로 많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거에요. 그게 트위터나 페북으로 통해가지고 많이 알리고, 공지영, 조국 같은 분이 인증샷을 했지 않습니까? 그게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드는 것이거든요. 예전 같으면 투표만 하고 갔지 인증샷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런 게 없었잖아요? 그게 흥을 돋게 하는 거잖아요.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오연호 : 민주당은 지금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현장에서 보니까 민주당 당직자들끼리 의원들끼리 이야기 나누는 것 보니까 "우리당 조직 동원력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이게 실감이 나던가요?

 

이해찬 : 실제로 많이 떨어졌죠. 제가 보기엔, 제가 활동한 관악을 지구당이면, 이렇게 중요한 선거다, 당의 사활이 걸린 선거라고 하면 1000명은 조직 동원을 하죠. 5인 1조로 하는 훈련된 기능들이 있어요. 오가작통이라고 하는, 차 한 대에 4명을 태우고 가서 투표하고 밥을 먹는 5인 1조가 있어요. 그게 200조만 하면 1000명 아닙니까? 늘 준비해서 있거든요. 그 중에서 이제…

 

오연호 : 5호담당제라는 게 이쪽에도 있는 거군요?(웃음)

 

이해찬 : 네. 오가작통이요. 경선할 때마다 작동하는, 그게 어제 보니까 작동을 안 한 거죠.

 

오연호 : 현장에 있는 한 국회의원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1만2천 명을 민주당이 동원했는데 그 중 9000명만 찍은 것 같다. 현장에 온 사람도 버스는 민주당 버스를 타고 왔어도 3천 명이 다른 선택을,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그런 거죠.

 

이해찬 : 민주당 당원들이 오랫동안 선거를 해봤기 때문에 거의 큰 선거를 해마다 해오다시피 하지 않았습니까? 그 사람들이 의외로 정치해설가 못지 않게 판단을 전략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니까요.

 

오연호 : 그 전략적 판단이라는 것이 2012년에 정권교체를 해야겠다, 그러면 서울시장이 중요하다, 그러면 박영선보다 박원순이 더 경쟁력이 있겠다, 이렇게 많은 수를 보면서?

 

이해찬 : 어제 그 현상을 무엇으로 봐야 하냐면 디지털 세대들이 막 성장해오는데 안철수가 그 붐을 타고 부각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아날로그 당이 못 따라오거든. 그러니까 거기서 이제 젊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평가절하 한다구요. 그런데 이명박은 도저히 3년 지나보니까 안 되겠거든. 그래서 내년에 정권을 교체해야 하겠는데 이번 시장선거를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교체전망이 밝아지냐 나빠지냐는 아닙니까? 그래서 이번에 꼭 이기려고 하는 건 민주당을 이기려는 게 본심이 아니고 한나라당을 이기려는 게 본심인 거죠. 그렇게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 하는 사람이 꽤 많다니까요. 어떤 기자가 이걸 썼던데 이건 민주당에 대한 경고가 아니고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다. 

 

오연호 : 그런데 또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안 온 이유는 전에 비해서 정당 문화도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예전에는 사실 일당 같은 거라고 할까? 교통비를 주고 모셔오고 그랬잖습니까? 그런데 그런 거는 이제는 안 통하지 않습니까?

 

이해찬 : 그렇죠. 이제는 그런 문화가 아니죠. 예전처럼 중요한 수단이 못 되는 거죠. '자발적으로 하느냐, 후보 인물이 어떠냐' 이런 게 중요한 수단인거죠. 그러니까 변해가는 것에 맞춰서 당도 변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좋은 후보를 안 만들면서 선거를 이기려고 하니까 못 따라가는 거죠. 그렇다고 박영선 후보가 나쁘다는 후보가 아니고, 말하자면 시장에 나가려고 오래 준비한 것은 아니잖습니까? 박원순도 오래한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세대들이 보기에 안철수 의 효과를 박원순으로 넘겨준 것 아닙니까?

 

오연호 : 그런데 새로운 현상이 인터넷 세대 말씀하시고 , 안철수 현상 말씀하셨지만 민주당이 선거 치르는 과정을 보니까 젊은 세대, 인터넷 세대를 두려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 이해찬의 정석정치에는 젊은 사람 4명을 엄선해서, 가까이에서 무서워하지 않고. 사실 우리 시민기자가 8만 명이고, 등록된 독자가 50만 명이고, 하루 오마이뉴스 접속하는 사람이 200만 명인데, 그중에 4명을 엄선해서 했어요.(웃음) 저희는 이렇게 젊은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데 민주당에서 인터넷 토론 과정에서 인터넷 세대를 무서워하는 듯한 느낌을 감지하고, 현장에서도 젊은 사람이 몰려오면 예전 민주당은 '한나라당 표가 우리에게 온다'고 좋아해야 하는데 '큰일났다' 이런 식이더라고요. 예전 총리님이 선거하던 풍경과는 굉장히 다른 거죠?

 

이해찬 : 굉장히 다른 거죠. 야당은 30~40대가 투표 안 하면 못 이깁니다. 30~40대가 얼만큼 투표를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서 전체 선거가 이기고 지고 하거든요. 대개 30~40대가 투표를 하면 55%가 넘어서기 시작하고 30~40대가 투표를 안 하면 50% 이하로 떨어지거든요. 50% 이하로 떨어지면 야당이 이기기 어려워지는 거에요. 50%를 넘어가면 야당이 이기기가 쉬운 선거죠. 역대 경험으로 보면 투표율 55%가 기준이 되요. 55% 위로 가냐 아래로 가냐의 차이는 30~40대가 참여하냐 안 하냐에 달려있거든요. 왜냐면 60대 이상은 참여율이 고정적이니까 변수가 안 되고 20대는 원래 참여율이 낮아요. 그래서 변수가 적게 되고 결국 30~40대의 투표율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55%를 넘느냐 못 넘느냐죠.

 

오연호 : 예전에는 민주당이 젊은 사람을 반겼는데 이번에 보니 두려워하더라고요.

 

이해찬 : 이번에는 한나라당보다는 나은데 박원순 후보 쪽으로 갈까 봐 부담스럽게 생각하겠죠. 내 표가 아니니까(웃음).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라는 시민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맞장을 뜨지 않았습니까? 이런 풍경은 상당히 드물게 보아온 것인데요. 어쨌든 이렇게 민노당까지 포함해서 야권단일 후보를 만들었다 말이죠. 그런데 그 전에 여러 선거에서 야권단일협상이 있었는데 깔끔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 않았습니까? 김해 보궐선거에서도 상당히 진통이 많이 있었고, 그런데 이번에는 상당히 부드럽게 틀이 형성됐고 최종적으로는 만들어지는 거라는 말이죠. 우리 선거 역사에 보면 야권에서 이렇게 부드럽게 잘 된 사례가 있었나요? 의미 부여를 어떻게 하시나요?

 

이해찬 : 이 선거 관리를 주로 혁신과 통합, 제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혁신과 통합에서 실무적으로 많이 했거든요. 이번 할 적에 기본 원칙이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경선'을 해야겠다, 이게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지 어거지로 이기는 선거를 가져오는 것은 국민에게 짜증을 나게 해서 효과가 없다, 그래서 말하자면 젠틀하게 하고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오고, 등록 전에 일찍 마감을 짓고. 이렇게 말하자면 국민들이 보이게 정말 나이스하다. 이렇게 해야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었습니다. 그렇게 합의를 했어요. 3일에 날을 잡은 것은 준비기간을 주게끔 하고 선거인단 모집에도 잡음을 없게 하고 경선 방식 중, 역대 한 것 중에서는 마무리를 잘 짓는 모범적인 선례가 되는 거죠.

 

오연호 : 앞으로 다른 선거들, 총선과 대선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이해찬 : 우리가 3가지를 하지 않았습니까? 예전에는 여론조사, 선거인단 이렇게 하나씩 만 했잖아요? 그런데 여론조사, 배심원, 선거인단 이 3종류를 써서 한 것이 처음이죠.

 

오연호 : 과연 그렇게 해서 잘 뽑힐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잘 됐다는 거죠. 장윤선 기자가 3당 협상과정을 지켜봤는데 뒤에서 보면 굉장히 여러 번 고비가 많았죠?

 

장윤선 : 고비가 많았죠. 깨질 뻔하기도 했고 굉장히 아슬아슬한 고비가 많았는데 그런데 정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아까 말씀하신 아름다운 경선, 결국 이것이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겠다는 의지가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잡음이 터져도 막는, 잘 꿰매는….

 

오연호 : 잡음이 터져도 막는, 잘 꿰매는 이유는 그 뒤에 바라보는 국민이 있다, 이번에는 꼭 돼야 하는데, 정권교체 열망이 대단한데 잘못하면 이번엔 찍힌다 이런 것이었나요?

 

이해찬 : 그게 중요한 태도죠. 국민들을, 말하자면 꼭 내가 이기기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좋은 인상과 평가를 받으면서 이기는, 그것을 지켜내는 게 중요한 거죠.

 

오연호 : 이렇게 판을 지금 짜고 있는 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박원순, 박영선 등등이지만 총리님 말씀을 따라보면 배경에, 이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플레이어는 국민들이다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해찬 : 아마 이번처럼 이렇게 잡음 없이 협상을 하고, 중간에 판이 엎어지지 않고 경선이 깔끔하게, 짧은 시간에 깔끔하게 끝난 사례가 없죠. 4·27과 같은 경험이 발전해서 이렇게 진화해서 여기까지 온 거죠.

 

오연호 : 전후 과정에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게 있었단 말입니다. 박 변호사도 처음에는 지지도가 낮았다가 안철수씨와 단일화에서 갑자기 뛰었단 말이죠. 이건 굉장히 드문 현상인데 총리님께서 쭉 봐오셨는데 이렇게 안철수 현상이 갑자기 불거진 건가요?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이해찬 : 안철수 현상은 청춘콘서트부터 보이지 시작했죠. 몇 분이 지방 대학을 다니면서 강연회를 하면 사람이 안 모이는데, 제목도 잘 붙여야 되요. 청춘콘서트라고 하니까 주입식 강연이 아닌 대화를 하는, 그러니 몇 천 명씩 모이잖아요? 그걸 입장료 내고 들어오라고 하면 안 하죠. 근데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그런 것을 보면서 '문화가 달라지고 있구나' 요즘에 북콘서트 많이 하지 않나?

 

오연호 : 그건 조국 교수와 제가 이제 처음으로 한…(웃음)

 

이해찬 : 문재인 이사장도 그렇게 하는데 똑같은 이유로 문재인 강연회 하면 안 오는데 북콘서트라고 하면 와요. 정서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데 거기에 안철수라고 하는, 우리나라 젊은 사람이 다 쓰는 인터넷 백신을 무료로 공급해주는 말하자면 굉장히 고마운 공익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니까 불이 확 붙은 거다. 그 사람이 정치를 잘 하냐 못 하냐를 떠나서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과 문화적 분위기가 기성세대를 흔드는 그런 힘까지 발휘한 것 아닙니까? 그것은 우리 사회의 큰 변화죠. 이 변화는 무서운 변화이고 이런 것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번져나가고 있고요. 기성 종이신문이라든가 경직된 언론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큰 변화가 오고 있는 겁니다.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가 시민후보로 출발해서 야권전체의 후보가 됐습니다. 과연 서울시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가 우리의 초유의 관심사인데, 그 부분에 집중해보겠습니다. 박 변호사님은 원래 시민운동을 오래한 사람이고 저도 개인적으로 정치를 권유했는데, 장 기자도 했었죠?

 

그런데 제가 알기론 그동안 정치를 안 한 사람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면 두렵지 않습니까? 그럴 땐 정치 선배를 찾아뵙고 상담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총리님께는 수많은 사람이 와서 상담을 한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 중에 박 변호사도 포함되셨겠죠?

 

이해찬 : 네 박원순 변호사가 직접 오신 것은 아니고 같이 아주 오래한 사람이 한번 찾아왔었죠.

 

오연호 : 아 서울시장 출마 결심하기 전에?

 

이해찬 : 네. 백두대간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출마권유를 받고 할까 말까 망설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내려와서 빨리 해라'고 했어요. 좌고우면 하는 정치가 아니고 '내가 해야 할 일이다'라는 이런 결기가 있어야 시민이 따르지, 할까 말까 될까말까 찍어줄까 말까 하는 게 정치 아니다. 그건 세속적인 정치고 '이건 내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다' 라고 하는 게 시민에게 신뢰를 주니까 당장 백두대간 때려치고 내려와서 출마선언부터 해놓고 시작해라. 그러던 참에 안철수가 탁 터졌어요. 그게 하루 차이입니다.

 

오연호 :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셨나?

 

이해찬 : 안철수는 꼭 하겠다는 건 아닌데, 그 양반 인기는 확 떠버리고 박원순은 하겠다고 이제 맘 먹었는데 그게 눌려버리니까. 그런데 그 다음 날 두 분이 만나서 안철수는 50%고 박원순은 5%인데, 50%짜리가 '그럼 당신이 해'라고 하는 게 시민들에게 감동을 준 거죠. 원래 박원순이 5%가 아니고, 하겠다고 나서면 더 나왔겠죠. 그런데 안철수가 양보를 하니까 기성정치인이 하던 것과 다르잖아요? 그 효과가 작동하는 것 같아요.

 

오연호 : 그 부분이 굉장히 포인트인데요. 안철수가 50%인데 양보한 것도 새롭지만 5% 밖에 안 되는 박 변호사가 50%나 되는 안철수 씨에게 '양보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표현까진 안 썼겠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찌보면 욕심꾸러기 박원순 변호사일 수 있지만 정치인 박원순의 모습, '내가 비록 인기는 낮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상대를 설득하는 자세가 정치인 박원순의 출발점에서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해찬 : 안철수가 뜨기 전에 여론과 관계없이 박원순은 '시장을 하겠다'고 산속에서 마음을 먹었죠. 그게 오대산 어디 있을 때입니다. 그래서 저한테 찾아온 사람에게 "그렇게 마음 먹었으면 당장 내려와라" 8월 말에 끝내고 내려온다기에 "산신령 같은 소리하지 말고 그런 의지를 가지고 바로 내려와서 시작을 해" 그러고 그 다음날 터진 거죠. 박원순은 이미 결심을 한 사람이기에, '나는 결심을 한 사람이다, 나는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 건 당당한 태도죠. 좋은 자세죠.

 

오연호 : 이제 <무릎팍도사> 같이 강호동한테도 찾아오고 그러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정치를 새로 하겠다고 총리한테 찾아온 사람 중에 '당신 정치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 사람도 있나요?

 

이해찬 : 있죠. 권유해서 된 사람도 있고 하지 말라고 한 사람도 있고 그렇죠. 왜냐면 정치는 공적인 거라서 공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정치를 해야지 사적인 수단으로 하려면 옳은 정치도 안 되고 제가 권유할 바도 안 되는 거죠. 제가 제일 미안하게 생각하는 분은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입니다. 그 사람이 보궐선거 때 출마하려고 마음먹고 날 찾아오셨어요.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받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그래서 제가 "지금 나가면 떨어지는데, 민교협 오래 했으니까 첫 번째 직선 교육감 선거인데 민교협을 오랫동안 하신 분으로 이 선거를 나가야 할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당선 가능성은 적다. 그렇지만 교수생활도 오래 하셨으니까 교육에 기여하는 자세로 나갔으면 좋겠다" 얼마나 미안한 겁니까. 떨어지는 데 나가라고 한 것 아닙니까? 인간적으로 미안하면서도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가시면 나도 도와드리겠다고 했죠. 그 다음날 나간다고 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결국 됐어요.(웃음) 이게 불과 2년 전이다. 그 분이 당선되면서 무상급식이 큰 쟁점이 되고, 그것이 작년 선거에서도 쟁점이 되고, 그 무상급식 때문에 오세훈 시장이 그만두고, 오 시장이 그만둬서 안철수가 생기고. 이렇게 된 거거든요.

 

오연호 : 총리님이 배후네요?(웃음)

 

이해찬 : 배후는 아닌데 그 불씨가 요원의 불길을 만들었다니까요. 시장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내년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 아닙니까? 그 불씨가 요원의 불길을 만들고 있는 거거든요.

 

오연호 : 총리님을 찾아뵙고 정치 출마 여부를 상담하려면 상담비가 있나요? 변호사도 시간 당 차지가 있지 않나요? 워낙 바쁘신 분들이기에 시간당 백만 원, 이백만 원. 총리님께 상담하려면 돈을 들고 가야 합니까? 골프채를 들고 가야 합니까?

 

이해찬 : 끝나면 고맙다는 소리는 해요(웃음).

 

장윤선 : 돈이 안 되는 일을 하시는 군요.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가 시장에 당선되면 뭐라도 들고 오라고 하십시오(웃음).

 

오연호 : 당사자들이 직접 찾아가서 상담하기는 어렵고, 예컨대 조국 교수는 어떻습니까?

 

이해찬 : 조국 교수와는 제가 한번 <시사인>에서 대담한 적이 있어요. 굉장히 독서량이 많고 또 논리적으로 아주 잘 정리된 분이고, 또 법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퍼블릭 마인드가 있고 얼굴도 잘 생겼고 말도 잘하고. 또 사회적 책임감도 있고 그래서 저는 조국교수를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많은 사람이 요구를 하는데, 그 정도 역량이 되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갔으면 좋겠다, 그 분이 타진하는 게 아니고 제가 그 분께 타진해보고 권유를 해볼 차에 산속에서 박원순 변호사가…(웃음).

 

오연호 : 그렇다면 방송인으로 계속 정치권 권유를 받았는데 아직 안 가는, 본인은 계속 방송을 하겠다는 손석희씨 같은 분은 어떻습니까?

 

이해찬 : 그분은 제가 방송하는 건 많이 봤는데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한 적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잘 몰라요. 방송에서 사회를 잘 보고, 직접 만나서 몇 시간 이야기를 해봐야 이 분 마음이 어떤지, 사고력이라든가 이런 게 어떤지 알아야 뭐 이야기를 하죠. 모든 게 다 정치로만 되는 것은 아니고 각 분야에 쟁이들이 있어야죠.

 

오연호 : 짧은 시간동안 박원순 변호사가 단일후보가 됐는데 그 한 달간 지켜보면서 '이 사람은 앞으로 정치적 자질이 어떻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해찬 : 박원순 변호사는 실용주의적인 측면이 강한 분입니다. 제가 잘 알아요. 예전 학생운동할 때부터 잘 알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한 사람이죠. 같은 시민운동을 하더라도 진부하게 타성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뭔가 새로운 것을 늘 시도하는. 어떤 일이 주어지면 집중적으로 열심히 하는 분이고요. 또 참여연대에서부터 지방자치에 오래 관심을 가져왔어요. 제가 보기엔 서울시정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다.

 

또 이번에 중요한 것은 서울시정공동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각 당과 시민단체가 다 참여해서 시정공동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논의 틀을 통해 시의 방향을 잡아가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죠. 균형도 잡을 수 있고요. 저도 정책위도 오래했고 서울시도 가봤고, 총리도 총괄업무를 오래하는 자리고 해서 저도 참여를 해주려고 한다.

 

이 경험이 6개월 잘 이뤄져야 아니면 내년 하반기까지 잘 이뤄져야 차기 공동정부를 만드는 데도 중요한 자산이 되요. 경험을 공유하고 신뢰하게 되고, 그래야 나중에 다음 정부를 잘 이끌어나갈 방향을 설정하게 되는 것이죠. 당선시키는 것, 그 다음에 당선돼서 시정을 잘 운영하는 경험을 통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게 모두 일맥상통한 거거든요.

 

오연호 : 지금 경남에서 김두관 지사가 하고 있는 모델을 서울에서 훌륭하게 해보고 그 평가를 통해서 다시 대통령선거, 정권을 교체하고 운영하는데도 활용하신다는 거죠? 그런데 관건은 과연 민주당이 충격적 패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민주당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밀어줄 것인가? 아니면 지난번에 유시민 씨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졌듯 민주당이 미온적으로 할 것인가 이게 관건인데요. 오늘 뉴스가 손학규 대표가 사의도 표명하고 민주당이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 처했는데 이 후폭풍을, 손학규 대표 사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해찬 : 자당의 후보가 졌기 때문에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박 후보와의 관계에서는 경선을 통해 전체 시너지를 올리려고 한 것 아닙니까? 거기에는 민노당도 참여했고요. 민노당은 당선된다고 안 하면서도 전체 민주진영이 함께 하는 차원에서 참여한 것 아닙니까? 전부 다 역량을 하나로 모으자고 참여한 것이죠. 그러니까 손학규 대표는 당내에서는 정치적 책임을 지지만 서울 시민들, 당에게는 시너지를 올리는 책임을 져야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선거까지는 다 끝내놓고 그 다음에 당내에 대해서는 이후에 책임을 져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므로 손학규 대표 사의는 받아들이면 안 되죠. 선거를 끝내야죠 마음은 이해하죠. 왜냐면 자당 후보가 졌으니까 대표로써 정치적 책임을 안 질 수 없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 우선하는 것이 시장선거를 이기기 위해 경선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경선에 대한 책임을 져야되는 거죠.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연호 : 지금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그 뒤를 받쳐줄 새로운 지도력을 빨리 구성하기는 어렵겠죠?

 

이해찬 : 그렇죠.

 

오연호 : 포인트 중에 하나가 과연 박원순 나경원 대결에서 보수 쪽에서는 조중동이라는 매체를 가지고 있잖습니까? 이 힘하고 SNS, 인터넷의 힘이 격돌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이것도 독자들의 최대 관심사인데, 총리님은 오랫동안 조중동 힘을 지켜보지 않았습니까? 멀리 김대중 대통령 되고 안 되고부터, 지금 조중동의 힘은 어느 정도의 수준입니까?

 

이해찬 : 지금 조중동의 영향력은 한나라당 고정표의 수준을 못 넘어가죠. 한나라당 고정표 수준을요. 왜냐면 지난 무상급식 25.7% 나왔던 그 표의 상당 부분 아닙니까? 그게 일방적으로 홍보를 했는데 33%가 나와야 할 일을 가지고 한 건데 25.7% 나온 걸 보고 '아 맥시멈이 나왔구나' 실제 그게 맥시멈입니다. 한나라당이 보통 투표율이 55%라고 보면 25.7%면 거의 50%가 나온 거 아닙니까? 모든 선거를 다 이기는 표가 나온 겁니다. 26%라고 보면 52% 싸움에서 무조건 다 이기는 거다. 무효표가 생기고 무소속이 가져가기 때문에 다 이기는 거거든요. 그 이상은 한나라당에서 안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큰 종이신문의 위력이라고 하는 것은 한나라당 고정표를 모으는 것이고 요새 30~40대는 전부 인터넷 신문을 보는데 이미 뉴스가 다 끝난다. 직장에 있을 때 다 끝나고 아이폰으로 다 끝나고 집에 가서 구문을 보는 것 아닙니까? 이미 신문이 아니고 구문입니다.

 

저는 신문을 직업적으로 봐야 하는 사람인데 아이폰으로 끝내고, 이게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령 트위터가 팔로우 많은 사람이 80만 정도 된다던데 리트윗을 한꺼번에 10명씩 하면 800만이 동시에 메시지를 보게 된다는 것 아닙니까? 오바마가 재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페북에 띄었다고요. 2500만. 이 사람들은 뉴스보기 전에 먼저 안 거거든요. 방송에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알아, 이렇게 된 것 아닙니까? 신속성과 광범위성은 신문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죠.

 

오연호 : 자, 그러면 총리님이 지금까지 여러 선거를 해오셨는데 만약 이번에 박원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 됐다고 치면 승리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핵심적으로 내세워야 할까요?

 

이해찬 : 30 40세대가 투표장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 다 맞춰야 하거든요. 공약도 그렇고, 선거 문화도 그렇고,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그렇고 예전처럼 웅변하는 시대는 지났거든요. 이제 TV토론을 잘 해야 합니다. 거리 유세도 예전처럼 사람몰이 하듯 하는 게 아니고 소통해야 하는 유세를 해야 합니다. 북콘서트, 타운미팅 하듯 주민과 대화도 하고 이렇게 좀 더 세련되고 소통하는 진실하게, 이명박 정권이 제일 안 되는 게 지금 진실치 않아서 이런 것 아닌가? 무능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진실치 못한 정권 제가 처음 봤다. 노태우 정권보다 더해요. 그때는 염치도 있고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요. 이런 반감들이 시민들이 있는 거 아닙니까? 거짓말을 너무 뻔뻔스럽게 하는 거거든요.

 

이것에 반감이 있는 것인데 예전에 문재인 실장이 한 말인데 "정말 잘 하는 복수는 저 사람들보다 우리가 일을 더 잘하는 것"이라는 것처럼 정말 진실한 자세로 잘 하는 것이 유권자의 마음에 느껴져야 합니다. 또 TV토론을 해보면 신문에는 안 느껴지는 데 TV에서는 느껴집니다. TV가 묘한 매체입니다. 그런데 가서 아주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95년도에 조순 시장 선거 때 처음 TV토론이 이뤄졌거든요. 그전까지는 TV토론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정치선거에서 처음으로 봤는데 다른 후보들이 말을 더 잘해요. 그런데 조순시장은 어눌해요. 그런데 조순 시장은 진실해요. 그런데 TV토론 끝나고 나니까 조순 선생 지지도가 높아졌어요. 달변이 지지도를 올리는 게 아니고 진심이 중요해요.

 

오연호 : 유세보다는 대화, 소통을 통해 진심성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네요. 상대 후보 나경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해찬 : 그쪽 후보는 잘 몰라요.(일동 웃음) 구체적으로 그분들과는 대화를 잘 안 해봤으니까요. 나타난 현상을 보면 무상급식 반대 투표를 선봉에서 주도 했잖습니까? 이번 선거는 그거 때문에 오세훈 시장이 물러나서 하는 선거인데, 지금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을 하는 쪽으로 가고 있잖아요? 그럼 오세훈시장 때부터 하지 왜 그만두고 선거를 하게 해요?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을 하게 했으면 선거를 할 필요가 없잖아요? 나경원은 그냥 국회의원 나가면 되는데 시장 선거에 나올 필요가 없잖아요? 나올 필요가 없는 일을 하면서 무슨 호소력을 갖겠어요?

 

차라리 지난번에 오세훈 시장이 할 때 거기에 반대하는 입장에 섰던 분이라면 이번에 정책을 바꿔나가면서 '이번에 내가 바꾸겠다' 이렇게 명분이 있죠. 그런 거라든가, 요즘 <도가니>가 화제 아닙니까? 사람이 정치하면서 진실해야 한다는 게 연출한 사진이 인터넷에 뜨지 않나요? 목욕사진, 저는 참 그런 건 정치하면서 안 해야 한다고 봐요. 흔히 정치인이라고 해서 전부 쇼만 하고 그런 게 아니고, 자기가 정말 장애아 그런 문제에 진심성이 있으면 그렇게 가서 연출하지 말고 애들하고 같이 어울리고 놀아주기도 하면 되는 거지 그게 말하자면 진실성이 없다는 거죠.

 

오연호 : 그쪽에서는 연출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럴 소지가 충분히 있어서 오해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래도 나경원 의원이 이회창씨 대통령 되려고 처음에 2002년에 등장했을 때 배경으로 등장했는데, 어느덧 최고위원도 되고 한나라당 선거에서도 두각을 됐다는 거죠. 그렇다면 한나라당에 인물이 없어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아닐테고 뭔가 있지 않겠어요?

 

이해찬 : 나경원 후보가 약한 후보가 아닙니다. 국회 있을 때 활동하는 것을 봤는데 말도 잘하고 법관을 했기 때문에 사고를 할 적에 판단도 괜찮아요. 국회 활동은 잘 하는 사람인데 이번 시장 선거에서는 자기가 주장하는 것과 맞질 않는 거에요. 모순되는 말을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무상급식을 반대해놓고 지금은 나가서 해야 한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정치가 말 그대로 가치관을, 반대할 때는 포퓰리즘이라고 반대를 했잖습니까. 돈이 없어서 반대를 한 게 아니고 철학으로 반대했단 말이에요. 차라리 돈이 없으니까 안 하겠다고 하면 돈 있으면 하겠다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포퓰리즘으로 반대해놓고 저번보다 돈이 더 없는데 선거비용으로 써버렸잖습니까? 그러고 또 하니까 이거는 안 되는 거죠.

 

오연호 : 그럼 나경원씨가 총리님께 와서 서울시장 한다고 하면 상담했으면?

 

이해찬 : 하지 말라고 하죠(웃음). 갑자기 근거 없이 철학이 바뀌는 것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자기가 정치를 하더라도 철학,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여건이 불리해서 못 하는 것은 괜찮아요. 여건이 나아지면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아무 근거없이 포퓰리즘이 보편적 복지로 바뀌는 것은 누구한테 납득시킬 수 있을까? 진실성이 없는 거죠.

 

오연호 : 제가 이 프로그램 마치고 나경원씨 인터뷰 하러 가야 하는데…(웃음). 그런데 총리님께서는 주요한 선거를 다 이기셨다. 국회의원 선거 5번, 김대중 대통령이 탄생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했고요. 그런데 2010년 한명숙 총리 서울시장에서는 아깝게 0.6%로 졌단 말이에요. 지금 시점에서 보면 2010년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왜 패배했나? 이번 박원순 캠프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 어떤 것일까요?

 

이해찬 : 그때 한명숙 후보는 터무니없는 혐의를 뒤집어 써서 두 다리에 족쇄를 채운 것 아닙니까. 처음부터 야당 서울시장 후보 죽이기였고 오세훈 시장은 현역 시장에서 시작한 것 아닙니까? 이 사람은 4년 동안 정책을 집행한 사람이고, 한명숙 총리는 서울시정 경험이 없고 재판받느라 주눅이 들어있고 이 상태에서 2만6천 표를 졌다는 것은 굉장히 선전한 것이죠. 오 시장도 사실상 진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두 분 다 서울시장 경험은 없어요. 또 법조인이이에요. 리걸 마인드, 퍼블릭 마인드는 있는데 살아온 경력이 다르죠. 이쪽은 보수적 생활을 해왔고, 이쪽은 진보적, 개혁적 생활을 해왔고 이제 그걸 가지고 TV토론에서 맞붙으면 진검 승부가 되는 것이죠. 시민들이 보면 어떤 것이 진심이고 어떤 게 서울 공동체를 안전하게 잘 해줄 것인가, 이렇게 느끼겠죠. 말하자면 서울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잖아요. 오세훈 시장이 벌여놓은, 서울이 지금 빚이 많습니다

 

오연호 : 총리님이 보시는, 한총리 선거 때 아쉬운 대목은요?

 

이해찬 : 아쉬운 것은 토론이죠. 토론을 더 충분히 준비했으면, 사실 시간이 없었어요. 재판 받으면서 준비해야 하니까요. 그게 정말 아까웠고 아쉬웠죠.

 

오연호 : 그때 한총리를 지지하는 분들은 TV토론 보면서 불안불안 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박원순 변호사는 어떤가요?

 

이해찬 : 아직 본격적인 토론은 안 한 셈이죠. 지난번 토론도 어찌보면 본격적 정책토론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번엔 선거기간 동안 5번 정도 토론을 합니다. 그러니 전모가 다 나와요. 그러면 시민들이 판단하기 충분한 근거가 나오죠. 그런데 토론도 사실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세거든요. 자기가 아는 것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거든요. 보면 아닌 것을 하려는 사람은 작위가 드러나고, 진짜 무엇을 하려는 사람은 진실성이 전달되는 거거든요. 그 점에서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오연호 : 자, 오늘 정치9단 이해찬 전 총리 모시고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잠깐 공부를 한번 해볼까요? 여러분 신문 보면 여론조사 많이 하죠? 어떤 여론조사는 이 후보가 높게 나오고, 저 여론조사는 낮게 나오고 굉장히 헛갈립니다. 총리님께서는 숱한 여론조사를 해오셨을 거고 흐름을 좀 아실텐데 독자들이 여론조사를 볼 때 어떤 부분에 주의해서 보면 좋을까요?

 

이해찬 : 작년까지는 전부 엉터리였습니다. 왜냐면 유선전화와 KT 전화번호부에에 등재된 것을 뽑아서 조사를 하니까 실제 여론과는 차이가 있는 결과가 나오는 거죠. 낮에 유선전화를 받는 사람은 새로운 매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 아닙니까? 가정주부라든가 노인이라든가. 여론조사를 해보면 잡히지를 않아요. 어거지로 여론조사를 해서 한나라당이 유리하면 발표하고 아니면 안 하고, 그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래서 현실과 달랐습니다. 요즘에 그래서 KT에 등재되지 않은 전화를 보완해서, 그건 이것보다는 조금 낫죠. 그런데 휴대폰까지 넣은 조사를 하면 실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는거죠. 더 정확한 것은 면접조사인데 비용 때문에 아직 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일 정확한 면접조사를 했다고 하면 그게 제일 정확, 그 다음은 휴대폰을 포함한 조사를 하면 그게 그 다음으로 정확한 거고, 그 다음은 KT 전화번호부에에 등재되지 않은 것까지 하면,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굉장히 부정확합니다. 요즘에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현 조사 중에서 샘플이 1000개가 넘으면 신뢰성이 있는 거고 그 나머지는 발표하는 것 자체가 여론조사가 아니고 여론조작을 하는 거죠. 자꾸 발표해서 대세론을 만드는 거죠.

 

오연호 : 휴대폰을 통한 샘플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못하고 있는 형편이죠. 또 하나 공부를 해보자면….

 

이해찬 : 그런데 이것은 대선 때는 하기 쉬어요. 총선이라서 어려운거지 대선 때는 인구분포 비율만 잘 잡으면 됩니다.

 

오연호 : 선거 결과 예측할 때 투표율이 얼마면 어디가 유리하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이번 서울시장의 선거 같으면 어떻습니까?

 

이해찬 : 아까 이야기 한 것처럼 20세부터 80대까지 투표를 하는데 60대 이상 투표율은 변함이 없습니다. 거의 90% 가까이 나오기 때문에  거기는 투표율 변수를 못 준다. 20대 전반부는 투표율이 20% 근처밖에 안 되고요, 후반부도 25%~30% 정도입니다. 거기서 변수를 줘도 전체에 영향을 못 준다.

 

결국 30대 40대 50대가 투표율에 영향을 주는데 30대 40대는 투표 성향이 야당 지지도가 강하고 50대는 여당 지지도가 강해요. 근데 50대 투표율 차이가 30 40대보다 적습니다. 30,40대가 투표하냐에 따라 전체 투표율이 왔다갔다 하는 거거든요. 보면 60%가 넘으면 야당이 거의 다 이겨요. 특히 수도권에서는 60%가 넘으면 다 이깁니다. 그 다음에 45%이하로 내려가면 거의 다 져요. 지난 18대  총선이 45%이하로 내려가서 서울 48개 중 7개 당선됐어요. 60% 넘어가면 떨어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지난 탄핵국면 17대에서는 57%이니까 한나라당이 거의 다 떨어졌죠. 50% 근처가 제일 말하자면 어려운, 50~55% 일 때가 후보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똑같은 후보라고 하면 50~55% 사이면 예측하기 어려운 거죠. 가봐야 아는 거죠.

 

오연호 : 장 기자 공부 많이 했나요? 공부하면서 이건 꼭 여쭤봐야겠다는 게 있나요?

 

장윤선 : 네. 박변호사의 경우 민주당 입당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보면 입당할 것 같고, 저렇게 보면 안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박원순표 '같기도 정치'다.(웃음) 민주당 입장 문제를 박 후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해찬 : 박 후보가 어제 말한 것처럼 이번에 연합한 경선의 전체 후보가 된 거 아닙니까? 혼자 판단할 문제가 아니죠. 민주당 민노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시민단체 자기캠프 이렇게 공동으로 판단할 문제 아닙니까?. 최종 등록 전까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등록이 며칠 안 남았죠? 7일이 등록이니까 최소한 6일 늦게까지 이제 결정해야겠죠. 지금 박 후보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오연호 : 총리님한테도?

 

이해찬 : 네. 듣고 있습니다. 아주 어려운 판단이죠. 민주당으로 입당하면 민주당 자체는 기운이 나고 활동하기도 좋은데, 그대신 비민주당적 지지자들은 "왜 경선후보 당선돼서 거길 가냐"고 할 것이고. 민주당 입당 안 하고 계속 가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 소속도 아닌데 왜 우리가 열심히 하냐" 말하자면 위의 지도자들은 연대를 하기 위해 결속하지만 하층 지지자들은 연대의식이 그렇지 않으니까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가 같이, 민주당이 가동도 되고 비민주당적인 태도를 가진, 아까 투표장에 자발적으로 나온 흐름도 끊어지지 않고 어떻게 이뤄낼거냐, 그래서 정치가 어려운 거죠. 모순된 것을 하려니 어려운 거죠.

 

오연호 : 총리님이 박원순 변호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해찬 : 어려운 건데 그렇게 한다면 민주당에서 이번 선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가 그동안 시장후보를 올바로 만들지 못했던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젊은 사람과 소통이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안철수나 박원순 같은 사람들이 새로운 네티즌 세대가 말하자면 크게 환영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서 그래서 민주당이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서 박원순 경선에 참여한 모든 세력이 서울시정에 함께할 수 있도록 아주 대통합신당을 만들겠다, 이런 자세로 하면 또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렇게 하겠다, 박 후보도 우리와 함께 하자' 이런 태도가 나오면 네티즌이 이해해줄 것 아닙니까?

 

오연호 : 총리님이 계신 조직, 혁신과 통합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상통하는 거죠?

 

이해찬 : 저희는 민주당, 그리고 박원순 후보에게도 민주당이 이렇게 나온다면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하는 것이니까, 이번에 막 이엃게 유모차를 밀고 사람들이 나온 건 그만큼 절박한 것이니까, 말하자면 서울시장 선거로 절박하지만 또 내년 정권교체도 절박하니까 승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그냥 져도 좋다는 생각은 안 된다. 꼭 이기려면 두 가지를 다 실현해야 하니까 깊이 생각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박 후보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당에도 이야기를 하고. 이제 이걸 내일모레까지 해야 합니다. 이걸 함께 판단해야죠.

 

오연호 :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던 차에 오마이뉴스에 오셔서 정석정치를 하고 계시는 군요(웃음) 요컨대 대통합신당,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사람이 다 모이는 신당을 만들 것이다는 게 사전에 양해와 공유가 된다면 6일 이전에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으로 입당해도 좋을 것이다?

 

이해찬 : 그걸 공식화해서 천명을 한다면 이렇게 한다면 박원순 후보 입장에서도 당선이 중요하니까, 아직은 입당까지는 아니고 그걸 요구하는 수준이거든요. 그렇게 공식적으로, 말하자면 민주당에서 당론화 하면 요번 전당대회에서 매듭을 짓겠다, 그럼 박원순 변호사도 최종적으로 고심을 해야죠.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을 입당 여부를 고민하는 것에 대한 이해찬식 해법, 굉장히 중요한 대목입니다.

 

장윤선 : 그러니까 손학규 대표가 그냥 그만둘 게 아니라 이걸 정리를 좀 하셔야겠네요.

 

이해찬 : 그 일을 해 놓고, 선거를 치러놓고 그렇게 해야 시민들에 대한 도리인 거에요. 그래야 시장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그래야 그 공로로 이 다음에 대선에 나갈 수 있는 거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거죠.

 

오연호 : 지금 손학규 대표 번호가 있으시면 전화를 하셔야겠네요? 지금 안 하시더라고 이따 끝나고 라도…(웃음).

 

이해찬 :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이시니까 한명숙 총리가 지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연호 : 한 총리님과 매일 만나시죠? 누구는 부부로 오해하는 분도 있던데요.

 

이해찬 : 총리나 정치는 제가 선배지만 학생운동이나 재야나 인생은 한 총리님이 선배시죠.

 

오연호 : 정치 선배시니까 정치적 판단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잘 수용하시는 편인가요?

 

이해찬 : 대화를 많이 하죠. 소통을 많이 하죠. 저희 정도 되면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고요.

 

오연호 : 그럼 전화하셔서 호칭을 뭐라고 하십니까?

 

이해찬 : 총리님이라고 해요.

 

오연호 : 저쪽도 총리님이라고 하시고요?(웃음)

 

이해찬 : 네 그렇죠.

 

오연호 : 커피숍에서 누가 총리님 이러면 어떻게?

 

이해찬 : 커피숍을 잘 안 가요(웃음)

 

오연호 : 이제 마지막 대목인데요. 저희 세대면 정치9단이라고 하면 DJ YS JP라고 하는데 요즘 세대는 잘 모르잖아요? 현존하는, 지금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9단 하면 이해찬 총리 밖에 없다고 하면 약간 과언이다 라는 생각이 들고(웃음) 혹시 경쟁자라고 하면 누가 있을까요? 정치9단이라고 불러줄 만 하다는 사람? 이상득 이런 분 말고요.

 

이해찬 : 그건 질문이 어거지에요(웃음) 저는 나름대로 우리 정치를 올바르게 만들려고, 정당정치를 정착하게 하려고 현실정치는 지금 안 하지만 정치적 경험을, 제 경험이 소중하지 않습니까? 경험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돕기도 하고 진영을 짜기도 하죠. 우리나라 대의정치가 뿌리내리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특권층만 이익을 본다. 민주주의에서 대의정치는 특권층으로부터 국민의 권한을 보장받기 위한 제도 아닙니까? 이게 흔들리면 특권층은 여러 가지 다른 수단으로 자신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데 일반 국민은 대의정치가 아니고서는 자기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어요. 무슨 용역 깡패를 동원할 겁니까? 그래서 이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해야 하고, 거기에 제 경험을 소중하게 쓰려고 하는 거고. 무슨 정치 9단이 아니고, 제가 바둑은 아마츄어 3단이다.(웃음)

 

오연호 : 한마디로 비교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씀이시죠?

 

이해찬 : 그게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라니까요.

 

오연호 : 지금부터는 이해찬의 예측을 해보겠습니다. 10월 26일 누가 승리할까요?

 

이해찬 : 아직 정립, 셋업이 안 돼서 봐야 하는데 현재 흐름으로 봐서는 박원순 변호사가 되는 게 이치에 맞죠(웃음). 그렇지 않습니까? 무상급식 때문에 생긴 것인데 그쪽으로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주장하는 사람이 되는 게 이치에 맞는 거죠. 근데 이게 시민의 손에 달린거죠. 얼마나 나와서 투표를 하느냐, 투표율이 55%가 넘으면 박원순 후보가 될 것이고 그 아래면 당선이 어렵죠. 그 사이일 때는 상황을 봐야 되는 거거든요. 지금 상황도 모르면서 점쟁이처럼 해서는 안 되고 공신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정석이니까.

 

오연호 : 기사 거리가 나오네요. 55%면 박원순, 50% 미만이면 나경원이 유리하다. 자 또 하나, 아까 정치 상담을 많이 하신다고 했는데 안철수 현상이 어쨌든 서울시장 선거가 요동치게 하는데 변수가 되게 했는데, 정작 안철수 본인은 서울대에서 학교일을 조용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은 정치를 할 것 같습니까?

 

이해찬 : 제가 그 분과 대화를 직접 안 해봤는데, 강호동 <무릎팍도사> 인터뷰하는 것을 유심히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 봤어요. 제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이다. 최근에 간접적으로 봐서 말하는 내용이나 자세, 살아온 삶이 아주 인상 깊은 분이라는 걸 느꼈고 거기서 어느 분야에 있던지 간에 공적으로 기여를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책무감을 가지고 있더라. '그냥 백신을 무료로 공급하는 수준이 아니구나' 그것 자체도 공적 책무감으로 느꼈어요. 이번 현상도 이렇게 보니까 그런 것으로 발생한 거죠. 그것이 안철수에 대한 지지기도 하지만 또 지지하는 마음에는 기성정치, 특히 대세론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대한 간접적 거부감이 깔린 거죠. '우리 생각과 아무 관계없이 무슨 대세론이냐' 실제로 반사적 현상으로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거죠. 그래서 대세론을 뿌리째 흔들어 버린 것 아닙니까? 그것은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준 것이에요. '대세론이 아무것도 아니구나' '대세론은 허무맹랑한 것이구나'라는 희망을 준 것 아닙니까?

 

그래서 안철수 교수가 한 말을 보니 권력이 한나라당으로 흘러가서는 안 되겠다는 것은 확고하더구만요. 그게 전해져서 박원순까지 이어졌고, 내년 대선에서도 그런 마음이 이제 어떻게든 작동될 것 아닌가? 그런 책임감 가진 사람이 융합대학원장이라는 중요한 대학을 맡은 것도 책임감 때문이거든요. 오연천 총장한테 물어봤더니 총장이 여러 번 가서 삼고초려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중요성 때문에 맡은 것이지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맡은 게 아니거든요. 내년에도 대선에 나온다거나 정치를 하는 것이 불가피한 자기 책임감에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하면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 분과는 대화를 안 해봤기 때문에 모르겠는데 느낌은 받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아니고 한번 기회가 되면 한번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연호 : 그럼 상담을 무료로 하시는 건가요?

 

이해찬 : 뭐 고맙다고는 하겠죠(웃음).

 

오연호 : 자, 그렇다면 마지막 예측, 12월, 올해 안에 민주당이 사라질까 유지될까요? 혁신과 통합에서 주장하는 큰 틀의 새로운 당을 하나 만든다고 하면 사라지는 거겠죠?

 

이해찬 : 사라지는 게 아니죠. 민주당이 큰집이니까 민주당이 혁신을 하면서 더 좋은 민주당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죠, 명칭은 여하튼 간에.

 

장윤선 : 명칭은 계속 바뀌었죠.

 

이해찬 : 명칭은 신민당, 열린우리당 여러번 바뀌지 않았습니까? 명칭은 관계없어요. 그것을 하는 분들이 더 좋은 제도와 자세로 발전을 하느냐의 문제죠.

 

오연호 : 총리님이 보시기에 민주당 안에 그렇게 통 크게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에 대해서 '아 바로 이 길이다'라고 추진할 내적 세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해찬 : 그렇게 안 하고서는 현재의 민주당조차도 유지되기 어렵지 않습니까? 자기혁신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민주당조차도 유지가 어렵다.

 

오연호 : 서울 시장 결과 여하가 그런 모양의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에 약간의

 

이해찬 : 큰 변화를 주는 거죠.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가 되면 탄력을 받는 건가요?

 

이해찬 : 그렇다. 왜냐면 작년부터 전반적으로 야당정치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잖아요? 경남에서 무소속으로 김두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그리고 진보적인 교육감들. 이들이 기성정치에서 오래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이 옛날에는 생각도 못했던 시장, 도지사를 하고 있잖아요. 그게 이미 유권자의 마음속에서 큰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 그것 중에 결정판이 되는 것이잖아요? 그러면 큰 변화를 같는 것이잖아요?

 

오연호 : 오늘 우리가 이해찬의 정석정치에서 1시간 20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장 팀장님 공부 많이 됐죠?

 

장윤선 : 네 공부 많이 됐습니다. 논술 선생님하고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만난 것 같습니다. 논리적 정확성이 안 맞으면 출마도 못 하네요.

 

오연호 : 오늘은 첫 방송이니까 방청객을 임의로 뽑아서 했습니다, 앞으로는 <10만인 클럽>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추첨해서 스튜디오가 허락하는 한 이렇게 해보도록 하겠고요. 이제 마지막으로 10월 26일 선거 직전에 총리님을 한번 더, 2주 간격으로 하니까 모시게 될 터인데 서울시장 선거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가지만 결국 우리 국민은 최종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대선이지 않겠습니까?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짤막하게 한 마디 해주시죠.

 

이해찬 : 시민들이 우선 이 징검다리를 건너서, 총선을 건너서 대선까지 가는 것을 절박하게 느끼는데 당이 못 따라가는 거죠. 그래서 이번 결과에 따라서, 박원순 변호사가 당선되면 한나라당은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빠지겠죠, 불행한 당이 되고 야당은 승리의 기운이 올라가겠죠. 거꾸로 안 되면 야당도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빠지겠죠. 최근 늘 이기는 흐름이었잖습니까. 재작년 보궐선거부터 이기는 흐름인데 지난번 무상급식 선거에서 이겼는데 결과는 다시 또 지면 야당이 힘이 빠지는, 또 시민사회와 야당이 다 결합했는데 그런 선거이기 때문에 이 결과가 양쪽에 다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요, 어차피 내년 선거는 또 다가오는 거고 정치는 파도타기와 같은 것이 거든요. 계속 파도가 몰려오고 앞의 물을 끌어올리지 않습니까? 몸도 따라 올라가잖아요. 맨 꼭대기에서 잘 타면 넘어가고 못 타면 거꾸로 넘어지는 거잖아요. 그 파도타기를 끝없이 하려는 체력을 길러야 하죠. 일단 충격은 오지만,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오연호 : 이제 오늘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질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많은 정치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시는데 정작 본인은 누구와 상담하시나요?

 

이해찬 : 저도 동료들과 상의를 하죠. 정치라는 게 모아가는 거니까요. 답이 있는 게 아니고 정답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정치라는 건 마음을 모아가는 겁니다. 어떤 길이 있어도 마음이 안 모이면 안 되는 거니까요. 사업은 돈만 있으면 사버리면 되니까, 정치는 그렇지 않아요. 마음을 모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마음이 모아지면 그쪽으로 모색을 하는 거고, 그게 중요한 거죠.

 

오연호 :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지금은 안 계시지만 생전에 그분들도 주요하게 해주셨죠.

 

오연호 : 저희가 오늘 정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오늘 이 프로그램을 접한 분들이 '아! 나도 개인적으로 이해찬 총리께 상담을 받아야겠다'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중간에서 중개 수수료를 떼고, 혹시 시청자 분께서도 내가 상담을 해야겠다면 오마이뉴스로 접촉을 하시고 그럼 저희가 이해찬 총리께 전달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찬 : 잘못하면 알선 수재로…(웃음).

 

오연호 : 오늘 어떠셨습니까?

 

이해찬 : 잘 몰라요. 제가 오늘 이렇게 TV에서 하는 건 처음해봤는데 말이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재밌네요(웃음).

 

오연호 : 독자여러분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이 프로그램은 2주에 한 번 진행됩니다. 중간에 여러분이 '1주에 한 번 하지' 하는 바램도 있을 것 같아서 중간중간 아주 특별한 오마이뉴스 스폐셜 프로그램을 해보겠습니다. 물론 아주 중요한 사건이 있으면, 총리님 저희가 댁으로 찾아가도 되겠습니까?

 

이해찬 : 집에선 제가 안 합니다. 아파트가 좁아서요.(웃음)

 

오연호 : 그럼 갑자기 중요한 일이 터지면 어디로 찾아갑니까?

 

이해찬 : 그냥 전화로 하죠.

 

오연호 : 비디오가 보여야 해서요. 저희가 광장 사무실로 찾아가겠습니다.

 

오랫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교 다니실 때 <수학의 정석>, 어느 정도 공부하셨습니까? 저는 어렵게 공부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어려워서 게을리 공부하신 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정치의 정석 만큼은 우리가 열심히 공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이해찬의 정석정치>, 굉장히 쉽고 명쾌합니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정석정치 분석이 있습니다. 여러분 정치에 목마른 분들, 이 프로그램은 팟캐스트, 그리고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기사로 보실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많이 입소문 내셔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보실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해찬 총리님이 55%가 관건이라고 했는데 여러분 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태그:#이해찬의 정치정석, #박원순, #이해찬,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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