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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가 야권 압승, 한나라당 패배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불과 1주일 전까지도 강원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는 두자릿수 이상의 큰 격차로 엄기영 후보의 승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분당을 역시 손학규 후보는 불리한 상태에서 시작했고, 이는 선거기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강재섭 후보를 추격하는 과정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반면 김해을의 경우, 후보가 누구냐가 아니라 야권단일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민심이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는 이 지역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써 친노진영이 사수해야할 정치적 거점으로 인식된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한 순천의 경우, 민주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혼전 양상을 띠며 야권단일후보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무소속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상황은 아니었고, 거꾸로 무소속연대 혹은 무소속 단일화가 진행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1 구도인 다른 지역과 다르게 20%대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1주일 지나 투표 결과가 나타난 지금, 어떠한가?

 

엄기영 후보의 자발적 지지자(엄 후보의 주장대로라면)들이 벌인 불법콜센터 사건의 영향으로 엄기영 후보와 한나라당은 큰 타격을 받았고, 결국 강원도지사는 20% 차이를 극복하고 야권단일후보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70% 넘는 지지율을 한나라당에 보냈던 분당을에서도 야권단일후보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15년 분당토박이 강재섭 후보를 누르고 역전에 성공하며 당선되었다.

 

순천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마지막 주말 유세에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들이 궁지에 몰렸고, 이는 결국 야권단일후보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의 당선으로 결론지어졌다. 소지역주의에 매달려 대의를 무시하고 지역감정에 호소하며 당선이 된 후 다시 민주당으로 들어가겠다는 식의 투정은 이제 어린아이 투정만도 못하게 되어 버렸고, 그에 대한 심판을 순천시민들이 명확하게 내려준 것이다.

 

반면, 김해을은 야권단일후보 이봉수 후보가 애석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거의 상주하면서 선거에 임하는 등 사실상 정치적 명운을 걸고 진행한 투표였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는 점에서, 더구나 상대가 전직 지사이기는 하지만 총리 인준과정에서 드러난 부정부패로 낙마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후보사퇴발언으로 증폭된 친노진영의 갈등과 반목, 그리고 야권단일후보 경선과정 막판에 시민단체의 중재를 거부하면서 정당간 양보와 합의라는 소극적인 야권연대(전체 진보,개혁진영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결정적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에서 제도권 정당들간의 합의로 진행된 것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표현했음) 결과에 대해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주시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4.27 재보궐선거 결과를 한나라당의 완패, 야권후보들의 압승이라고 만족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숙제가 남아 있는 듯하다. 이는 4.27 재보궐선거가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지난 해부터 진보진영은 진보대통합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성과를 국민 앞에 내놓지 못하고 있고, 개혁진영 또한 감정을 골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 결과를 명확하게 정리하자면 그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 반드시 야권단일화를 하라는 요구이다. 그것도 어물쩡거리며 마지막에 후보간 단일화로 생색만내는 단일화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음으로써 한나라당 심판이라는 역사적 임무를 완수하길 바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진보진영에서 바라본다면 진보진영대통합을 연내 달성해서 개혁진영과 선거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을 야권단일후보를 성사시켜 한나라당과 각 지역에서 1:1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진보진영 최초로 원내교섭단체를 이루는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도 가져봄직 하다. 

 

그 방법이 막연한 혹은 무조건 단일화가 아니라는 것은 이번 선거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으니 진보-개혁진영에게 남은 2011년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대의 진정을 이해하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담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지난 시기 MB정권의 폭압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해야할 것이다.


태그:#야권단일후보, #진보대통합, #4.27재보권선거, #2012총선, #2012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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