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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성림, 이하 한국예총)가 충북예총 산하 진천지회(진천예총) 승인을 7개월째 보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진천예총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정창훈, 이하 선관위)가 지난 14일 한국예총에 질의 공문을 보내 승인지연 이유에 대한 의혹제기와 함께 조속한 승인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선관위의 이번 공식적인 의혹제기와 승인 촉구는 한국예총이 지난 6월4일 열린 창립총회 및 초대회장 선거결과에 대해 충북예총이 감사를 하고 '문제 없음'이라는 결과를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이사장 석현, 이하 연예인협회)가 반복해 이의제기를 한다는 이유로 한국예총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천예총은 지난 9일 오후5시 청주명암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충북예총(회장 문상욱)이 개최한 충북예술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지도 못했다. 시·군예총 임원들과 이시종 충북지사 등 2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대회에서 진천예총 보다 3개월이나 늦게 창립총회를 열고도 한국예총의 인준을 받은 이설자 단양군 지회 회장은 정식 인사말을 했지만 진천예총 노규식 당선자는 인사소개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진천예총 선관위는 창립총회 및 초대회장 선거 당시 충북예총 정상용 사무처장의 참관아래 녹취를 해가면서 얻어낸 결과를 낙선한 류모씨가 속한 연예인협회의 반복적인 이의 제기 때문에 7개월째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천예총 선관위 질의서 "충북예총 감사결과마저 무시하는 것인가?"

 

질의서에서 선관위는 오는 23일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면서 "낙선자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6개월간 인준이 지연되고 충북예총의 감사결과마저 무시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선관위는 또한 충북지역 언론과 본보 등 수차례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이사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개 연예예술인협회 회장이 인준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를 질의하고 "진천 문화예술인들이 민주적 투표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 1개의 협회장의 입장으로 번복되거나 무시될 수 있는 것인지"도 물었다.

 

앞서 8월초 한국예총은 연예인협회의 진천지회 초대회장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따라 승인을 보류시키고, 충북예총에 대해 진천예총 선관위가 진행한 초대회장 선거절차 및 결과에 대한 감사지시를 내리면서 승인 관련서류를 충북예총에 되돌려 보냈다.

 

이에 충북예총은 2개월 동안 법률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당선자 측, 낙선자 측, 선관위 측을 불러 진술을 받고 관련 서류를 검토해 문제점이 없다는 결과의 200쪽 분량 감사보고서를 지난 10월15일 한국예총에 보냈다. 아울러 진천지회 승인도 재차 요청했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도 한국예총은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본보 11월11일자 기사 한국예총, 진천지회 승인 못하나 안하나 참조)

 

이성림 회장, 언론 인터뷰와 서면질의에도 '모르쇠' 

 

한편 이성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지난 11월 26일 한 충북일간지 보도를 통해 12월 3일까지는 승인 여부를 매듭짓겠다는 의견을 나타낸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 후 기자의 공식적인 인터뷰 요청과 서면 질의에도 전혀 응하지 않는 등 언론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이성림 회장은 지난 7월 20일 재착공식을 가진 '대한민국 예술인센터' 건립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목동에 건립 중인 예술인센터는 1996년 4월 착공했다가 재정문제 등으로 1999년 8월에 중단되었던 '예술인회관' 사업명을 바꾼 것으로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 16개 문화예술단체가 특혜사업이라며 백지화 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진천예총의 한 인사는 "충북예총이 감사까지 벌였으면 그 결과를 근거로 승인이 벌써 이루어졌어야 됐다"며 "130만 회원을 거느린 예총 회장이 충북예술인들을 얕잡아 보면서 예술인센터 건축에만 온통 신경이 가 있는 것 같은데 이제는 충북 시군회장단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야 될 때"라고 주장했다.

 

충북예총 관계자는 "답답해 죽겠다. 한국예총에다 같은 요구를 반복할 수도 없고 불만을 터뜨리자니 누워서 침뱉기 같다"며 "이달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 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예총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예인협회에 충북예총의 감사 서류 일체를 넘겨준 것에 대해 "투명하다는 증거 아니겠냐"는 논리를 펴면서 "(연예인협회가) 자꾸 이의를 제기해 오는데 무시하고 그냥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 예총 내의 분위기를 숨기지 않았다.

 

문화부 "인지하고 있지만 행정에 관여는 못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문화체육부관광부(장관 유인촌) 관계자는 13일 전화통화에서 "지회 승인 등 한국예총의 행정 문제에 대해서는 독립된 법인인 만큼 관여할 사항은 못되지만 이번 문제에 대해 얘기는 들었다"면서 "예산 집행과 관련된 사항은 감사원 감사의 대상은 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공사 중인 '대한민국 예술인센터'에 대해서는 건립비로 100억 원이 책정돼 현재 50억 원이 지급된 상태고 20% 정도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한편 진천예총 초대회장 당선자인 노규식씨는 "한국예총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국민세금까지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투명하고 합리적인 행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서 "같은 회원으로서 한국예총이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북예총 일각에서는 진천예총 선관위의 질의서에 대한 답변 결과와 승인 여부에 따라 한국예총의 문제점 등을 조직적인 대응으로 다루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진천예총 승인이 올해 안에 나지 않을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태그:#이성림, #한국예총, #진천예총, #충북예총, #연예예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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