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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장 규탄대회'를 열고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시의회와의 시정협의를 전면 거부한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장 규탄대회'를 열고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시의회와의 시정협의를 전면 거부한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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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정말 황당하다."(서울시의회 김연선 민주당 의원)

지난 1일 오후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부하고, "무상급식 조례안을 철회할 때까지 시정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와 의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을 "유치한 어린애", "수준 낮은 행태", "서울시장의 탈을 쓴 오세훈"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서울시와 의회의 '감정 싸움'이 노골화되면서 1000만 도시 서울의 시정도 마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을 거칠게 비난했다. 앞서 오 시장은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복지의 탈을 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뒤 "서울시장의 모든 집행권을 행사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세훈 "무상급식은 망국적 복지포퓰리즘...저지하겠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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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장 정치력 한계, 사퇴해야"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격앙됐다. 김연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억장이 무너진다, 마땅히 통과돼야 할 조례안을 갖고 감정대로 처리할 것은 아니다"라며 "오 시장은 부디 이성을 찾고 빨리 (본 업무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오 시장은 지금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오고 싶어도 못 온다"면서 "서울시장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정말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석 민주당 의원도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안은 전체 예산 20조6000억 원의 0.4%에 불과한 700억 원에 불과하다"며 "0.4%에 불과한 예산을 두고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 거냐"고 흥분했다.

그는 "오 시장의 3류 정치인 같은 수준 낮은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 자치단체장이 조례안 통과에 불만이라고 집을 나가느냐"고 비난했다.

김기옥 민주당 의원은 한 발 더 나가 오 시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어린아이 같은 행태를 보이는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시장의 소통 능력, 정치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여진다, '복지 포퓰리즘' 같은 성명을 내지 말고 차라리 내일은 '사퇴 성명'을 내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서울시장도 못하는 사람이 그 이상 무슨 욕심을 내느냐"며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을 맹렬히 비판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김 의원은 "내가 오 시장이라면 차라리 군복을 입고 연평도를 방문하고 군 미필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 '물러나라'고 하겠다"면서 "무상급식을 갖고 이러지 말라, 참모들은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김형석 민주당 의원 역시 "삐쳐서 (의회에) 안 들어오는 오세훈 시장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훨씬 훌륭하다"며 비꼬기도 했다.

지난 1일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단독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예정되어 있었던 시정질문에 불출석하는 등 서울시와 시의회가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조례안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지난 1일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단독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예정되어 있었던 시정질문에 불출석하는 등 서울시와 시의회가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조례안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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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사일정 협의 없다"... 서울시의회 파행 장기화 될 듯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맹비난 했다. 김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의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면서 "앞으로 여야간 협의를 하지 않고는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영철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1일 무상급식 조례안 통과 때 한나라당 여성의원 2명이 쓰러져 119를 불러달라는 요구를 했는데도, 허 의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묵살한 채 표 계산에만 여념이 없었다"며 "후안무치한 폭력 행위에 민주당 의원들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언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무슨 소리냐", "단상 점거는 잘했다는 거냐"고 고함을 질러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진영 의원은 "의원이 신상발언하는데, 버릇없이 뭐하는 거냐"고 댓거리를 했다가 민주당 의원들과 언성을 높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부터 오 시장이 의회에 출석할 때까지 무기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시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오 시장에 대한 출석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해서 본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의회 계단 앞에서 오 시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도 짧게 열었다. 오전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로 오는 6~7일 시정 질의를 계속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태그:#오세훈, #서울시의회, #무상급식, #민주당,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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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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