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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만추>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
 부산국제영화제 <만추>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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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가운데)과 배우 현빈, 탕웨이
 영화 <만추>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가운데)과 배우 현빈,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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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영화가 나온 작품이었는데, 조금 더 낯선 느낌이 좋을 것 같아 한국 남자와 중국 여자를 배경으로 하자고 생각했다.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탕웨이를 염두에 뒀는데, 그녀 사진을 붙여놓고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부산국제영화제(PIFF) 갈라프리젠테이션으로 처음 공개된 <만추>를 만든 김태용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8일 오후 4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탕웨이를 주연으로 생각하게 된 것에 대해 "<색계>를 보고 나서 배우에게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30대를 넘은 탕웨이가 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영화로서도 가장 적절한 선택을 했으며 완벽한 연기를 해줬다"고 호평했다.

또한 작품과 관련해 "1966년 당시 이만희 감독님이 고독한 남녀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배경으로 한국인과 중국인의 만남을 그렸다"고 덧붙였다.

29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만추>... "오랜만에 사랑 이야기 느껴 보시길"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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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화제작 <만추>의 월드프리미어 상영과 기자회견이 8일 오후 신세계 CGV에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만추>는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307편의 작품 중 예매 시작 5초 만에 매진되며 가장 빠른 매진 기록을 세운 영화다. 그만큼 관객들의 관심이 가장 컸기 때문인데, 첫 상영과 기자회견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만추>는 이만희 감독에 의해 1966년 처음 제작됐으며, 이후 1975년 김기영 감독의 <육체의 약속>이란 제목으로, 1981년에는 김수용 감독의 <만추>라는 제목으로 몇 차례 다시 만들어졌던 작품이다. 김수용 감독 이후 29년 만에 다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29년이 흘러 다시 나온 <만추>는 배우 현빈과 영화 <색계>로 유명한 중국 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아 현대에 맞는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본다면 영화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영화제를 통해 선보이는 2010년 판 <만추>에 의미를 부여했다.

<만추>는 두 남녀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모범수로 잠시 외출을 허용받은 여죄수가 우연히 시애틀로 가는 버스 안에서 도망 다니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 몇 가지 에피소드를 겪으며 짧은 시간 서로 호감을 느낀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8일 기자회견에 앞서 상영관에서 관객들을 먼저 만난 배우 현빈과 탕웨이는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관객들과 함께 작품을 관람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현빈은 "편집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와 또 다른 기분이 든다"며 "옷을 훌러덩 벗고 있는 느낌도 들고 시애틀의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만추>를 통해 오랜만에 사랑 이야기를 느끼면 좋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그는 "영화가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계절이 가기 전에 관객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며 빨리 개봉되길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인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는 계절이 가고 있기 때문에 "개봉을 서두를 생각"이라고 말했으나, 개봉 시기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영화제 상영작들이 개봉까지 가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지난 13회 폐막작인 현빈 주연의 <나는 행복합니다> 같은 경우 영화제 상영 후 1년이 지나고 나서 뒤늦게 개봉되기도 했다.

눈짓·손짓·발짓·몸짓 동원해 표현한 사랑 이야기

영화 <색계>를 통해 알려진 배우 탕웨이는 <만추>의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 탕웨이 영화 <색계>를 통해 알려진 배우 탕웨이는 <만추>의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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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배우 탕웨이였다. <색계>를 통해 널리 알려진 탕웨이는 영화에 대해 "첫 번째 한국 영화 주연인데다 부산영화제까지 찾게 돼 아직도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고, 제대로 소화를 못할까봐 두려웠다"며 "한국 고전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 출연과 관련해 "김태용 감독의 작품을 처음부터 봤는데, 섬세한 작품과 도전성 있는 작품을 만드는, 가능성 있는 감독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현빈씨 같은 배우가 있다면 한국 영화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의 인상에 대해서도 "외국같지 않고 포근함이 있는 곳"이라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탕웨이는 <색계> 이후 출연한 외국 영화와 중국 영화 간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다른 각도와 다른 시나리오, 다른 배우와 맞추는 것 등이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언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태용 감독은 "<만추>는 주로 영어 대사로 진행되는데, 두 배우 모두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못 나눴지만 눈이나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했다"고 영화 촬영 과정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또 "언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공통적으로 관통하더라"며 "이것이 다른 멜로와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탕웨이 역시 "둘 다 영어가 서툴러 눈짓, 손짓, 발짓, 몸짓 등을 모두 동원해 연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용 감독에 대해 "판타지적인 면이 많이 있는 분"이라면서 "머릿속에 아이같은 면이 많아 이런 게 한국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같이 작업해 보고 싶다는 뜻도 나타냈다. 

김태용 감독 또한 탕웨이가 영화에서 나오는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라며 개구쟁이인데다 발랄하고 재미있으며 기운이 넘치던데 그런 것을 누르기 위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는, 그럼에도 "좋은 연기를 펼쳐줬다"고 극찬했다.

그는 <색계>를 보고 나서 저 배우가 나이가 들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잘 지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탕웨이 "왜 그러셨어요?"... 현빈 "미안해요"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의 두 주연, 현빈과 탕웨이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의 두 주연, 현빈과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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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때 탕웨이가 혼자 걸은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한바탕 웃음이 일기도 했다. 중국 기자가 다른 해외 영화제에서는 감독·배우와 함께 걸었는데, 왜 이번에는 혼자 걸었냐고 질문한 것.

이에 대해 탕웨이는 원래는 김태용 감독, 현빈과 함께 걷기로 했는데, 두 사람이 약속을 안 지켜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걸었다면서 갑자기 현빈을 바라보며 "대체 왜 그러셨어요?"라고 물었고, 이에 현빈은 잠시 멋쩍은 표정으로  "I'm sorry(미안합니다)"라고 말해 웃음이 일었다.

현빈은 "저도 원래 레드카펫을 좋아하는데 촬영 스케줄이 오전 5시에 끝나 허겁지겁 부산으로 왔다"며 탕웨이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꼭 같이 걷겠다"고 약속했다.

김태용 감독은 혹시라도 드레스를 밟을까봐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마음의 각오를 하고 도착했지만 이미 입장했더라며, 의도적으로 피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태그:#부산국제영화제, #PIFF,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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