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민주당·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 측이 "유시민은 철새·메뚜기 후보"라며 "이번 단일화는 실패한 친노 세력의 위장 개업 쇼"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단일화 바람이 불기 전 선공을 날린 셈이다.

김문수 후보측 최우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심판 받은 친노 세력이 민주당 안방을 차지하고, 수도권에 친노 벨트를 완성했다"며 "부패와 무능으로 부도난 회사 주주들이 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쇼를 통해 경력을 세탁하고 간판만 바꿔 속속 위장 개업 하는 꼴"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또 "유 후보는 선거판만 벌어지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전국구 철새, 일은 안 하고 말만 많은 메뚜기 후보"라며 "유권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경기도로 날아온 철새 대신 우직하고 부지런한 개미후보, 발로 뛰는 서민후보 김문수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민주당 김정현 대변인도 유 후보의 단일후보 선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이제 제1야당인 민주당은 그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정세균 대표가 지휘하는 민주당은 간판을 내려야 하고 경기도의 수많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배지를 떼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자기 힘으로 서지 못하는 불임정당에 과연 누가 표를 주겠느냐"면서 "국민들은 과거 수없이 호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유시민 후보를 기억한다, 필요하면 표를 구걸하고 필요 없으면 걷어차는 정치인은 이번 기회에 퇴출돼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책·비전 경쟁 함께하자"... 안동섭 "2차 후보 단일화 나서겠다"

반면, 유 후보가 2차 단일화 대상으로 꼽은 진보신당과 민노당은 일단 1차 단일화 성공에 대해 축하를 건넸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은 최근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에 대한 연대 합의문을 속속 내놓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야권연대 복원이 가시화된 상황이다.

다만 진보신당은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에 대해 '묻지마 단일화'가 아닌 '경쟁을 통한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도 이날 오전 9시 경기도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쳐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예비후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유시민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함께 경쟁해 왔던 김진표 후보에게도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제 우리 도민의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정책과 비전 경쟁의 자리에서 유시민 후보와 함께하길 기대한다"며 "저는 치열한 경쟁과 협력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과 새로운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유 후보의 추가 단일화 제안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밝힌 것이다.

반면, 안동섭 민노당 후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큰 문제 없이 1차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민노당은 유시민 후보로 1차 야권단일화가 된 것에 이어 진보진영과 2차 단일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후보도 그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국민참여당의 열의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역동적 조직력이 함께 모여 경기도지역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심판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신당과 심상정 후보에게 간곡히 요청한다"며 "경기도 야권연대를 완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