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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보강 : 18일 저녁 7시]

"여성부, 남성 학대에도 관심 가져야"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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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속개된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는 여성운동 전문성과 함께 목동 아파트 매매, 장남 병역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날 청문회는 저녁 7시에 모두 마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기됐던 의혹 이상으로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없었다.

백희영 후보자는 모든 의혹에 대해 "관련 법이나 대학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여성정책이나 현안에 대해서도 "실무적인 것은 파악하겠다, 후보자라서 알 수 있는 내용이 제한돼 있다"는 내용의 답변만 반복했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목동 아파트 매매에 대해 "(원래 소유자였던) 친구의 탈루를 도와준 것 아니냐"고 물었고 용산이나 상도동 아파트 매매에 대해서도 "재개발·투기가 있었던 지역에서 아파트를 사고팔았는데 국민들이 투기 의혹을 안 갖겠냐"고 추궁했다.

박은수 민주당 의원 역시 "목동 아파트를 국세청에 1억4800만 원으로 신고했기 때문에 적어도 취득세는 탈루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본인이 취득세를 손해봐가면서 친구 아파트를 사주고 팔아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냐"고 말했다.

백희영 후보자는 목동 아파트 매매와 관련 "제가 보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약하다"면서 "친구가 싸게 사달라고 해서 샀고, 세금은 법무사가 계산한 대로 냈다"면서 오전 회의에서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상도동 아파트의 시세 차익 2억여 원에 대해서는 "5년 동안 보유해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법적인 부분을 다 따랐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백 후보자는 계속된 의원들의 사과요구에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결과적으로 취득세 3000만 원 정도가 탈세됐는데 지금이라도 납부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고, 백 후보자는 "알아보고 규정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신경정신과 질환으로 인한 장남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하게 비공개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아이가 약을 먹는 것 봤냐, 행동이 어떻게 이상한지 본 적 있냐"고 따져묻자, 백 후보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위원장님, 제가 답변 드려야하는지 부탁드린다"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성운동 안해봐서 치우치지 않는다?

여성 활동이 없었던 자질 문제도 다시 논란으로 제기됐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혹시 여성부가 한식 세계화 들러리가 되는 것 아니냐"면서 "여성정책이 건강·영양과 무슨 관계냐"고 따져물었다. 백 후보자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 "여성들이 평균 수명이 긴데 질병 앓는 기간이 길다, 건강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성운동 경험이 없는 것을 백 후보자의 장점으로 꼽았다. 손범규 의원은 "경도되지 않은 시각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추켜세웠고, 이정선 의원은 "오히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상희 의원은 "여성단체 촛불시위로 (불법단체 리스트에 올라) 여성부 사업에 탈락하고 서약서를 강요받는다"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백 후보자는 이에 대해 "충분하게 파악하고 답변하겠다"고 말을 피했으나, 이후 이정선 의원이 "법적 잣대에 맞게 객관적이고 투명한 단체에 연구용역을 (지원)하라"고 요구하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아기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참석한 '유모차부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은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자기 애라면 어떻게 감히 데리고 나올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백 후보자는 "아이들을 보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한편, '남성 학대'에 대한 이정선 의원의 질문에 백희영 후보자는 "여성이 (남성을 학대)하는 것도 행복한 상황이 아니다, 여성부가 이 부분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김상희 의원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바뀌어야 할 정책이 뭐가 있냐"고 질문하자, 백 후보는 "고용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답해 "바로 그 '고용유연성'의 피해자가 비정규직 여성들"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 한나라당 의원의 충고 "노무현처럼 자신감 있고 능동적으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이 백 후보자가 본받을 모델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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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8일 오후 1시]

"백희영 후보자, 노무현 본받으시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방어하고 나섰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1988년 정무2장관실을 시작으로 여성관련 장관들이 많았는데 여성단체 활동을 안 했던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 발도 안 디뎠던" 장관들이 남녀차별금지법·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대한 업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백 후보자가 추구할 모델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도 해양 분야에 경험도 지식도 없이 장관에 지명됐는데, 임용된 뒤 직접 실장실과 담당 사무관, 주사보까지 방문하는 능동적 자세로 극복했다"면서 "이런 것을 본받아서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격려에 힘입어 백희영 후보자는 "(여성 관련 전문지식이 없다는) 비판은 각 정부의 여성정책을 조율하는 여성부 업무를 오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학계에서나 여러 활동에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통합·조정하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 역시 "'제자 논문 가로채기' '실적 부풀리기' '외국에서 논문쓰기' 등 논문에 대한 세가지 의혹들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차이를 잘 몰라서 나온 것"이라고 백 후보자를 변호하고 나섰다. 백 후보자는 "문제가 된 논문들은 서울대 규정에 맞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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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손숙미 손범규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한나라당 손숙미 손범규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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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영 후보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두루뭉술한 답변을 반복했고 구체적인 관련 수치나 법률, 사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실업자 중 여성 비율, 여성관련 법률 제도 등을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여성부 직원들이 바쁘게 백 후보자에게 '정답'을 알려줬다. 때로 방청석에 앉아있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먼저 답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편,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 10여 명은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는 이날 오전 10시께 여성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한식 세계화가 여성정책?" "장관은 시행착오, 국민은 뒷수습" 등 백 후보자의 자질 부족을 비판하는 종이를 들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회 경위에게 피켓을 압수당했으며, 이후 청문회 방청을 위해 회의실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몸수색 여부를 놓고 경위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 오전 질의는 낮 12시께 모두 끝났다. 회의는 오후 2시 속개될 예정이다.

▲ "투기의 여왕" vs "집장만 어려움 잘알아" 여성부장관 후보 투기의혹 공방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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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오전 11시45분]

"간통죄? 혼빙죄만큼은 공부 못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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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분야 경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는 18일 오전 10시 인사청문회에서 "육아와 가사를 일과 병행하면서 여성과학자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회 여성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청문회 자리에서 백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사회생활에서 겪는 여성의 어려움을 알고 있고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여성 현안이나 여성부 업무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이날 질의에서도 백 후보자의 자질은 도마 위에 올랐다. 백 후보자는 "가정학과 식품학 분야에서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연구를 많이 했다, 남성이 많은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진출하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으나 "여성부가 주최하는 집회나 세미나에 참석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의 '무자격' 비판에 대해서는 "소통과 화합으로 여성단체 의견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내정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내정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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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위장전입이나 탈루 등 이번 인사청문회에 단골메뉴로 오른 의혹은 나오지 않았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2000년 목동 아파트를 2개월 만에 되판 의혹에 대해 따져물었다. 당시 백 후보자는 기준시가 4억7200만 원 아파트를 1억8400만 원으로 신고했다. 그는 "무주택 상태였는데 친구가 아파트를 팔아야 할 형태가 돼서 권유했다"면서 "친구가 시가보다 싸게 주겠다고 구입했고 친구 사정이 풀려서 다시 팔았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정신병력으로 재검을 받아 공익근무를 했던 장남의 병역을 문제삼았다. 백 후보자의 장남인 정모(28)씨는 2005년 8월 과체중으로 판정받았다가 한 달 반 뒤 재검에서 신경정신과질환을 사유로 4급 보충역으로 판정받았다.

그동안 백 후보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결정사항이다, 어머니 일을 위해 자식의 개인적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전문의 진단과 병무청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후보자는 "(보건복지가족부로 이관된) 여성부 업무에 가족·청소년 업무를 다시 가져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청와대가 적극 밀어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서도 "여성부가 이미 의견을 냈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면 존중하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군가산점 폐지나 간통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을 때마다 "장관 취임 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겠다", "(혼빙죄만큼은) 공부하지 못했다"면서 피해갔다.


태그:#백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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