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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 김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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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김포공항과 강남을 잇는 서울도시철도 9호선이 개통되었다. 9호선은 1기(1~4호선), 2기(5~8호선)에 이은 서울의 3기 지하철로서, 최신 시설과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서울 대중교통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9호선은 개통 첫날부터 많은 승객을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러한 9호선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9호선 완행-급행 갈아타기

9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도시철도 최초로 지하구간에서 급행열차를 운행한다는 점이다. 급행열차를 운행하려면 급행열차용 전용선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일부 역에 추가선로(대피선)를 설치하여 앞서가는 완행열차가 이 선로에서 잠시 서있으면, 뒤에 오는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를 추월하는 방식으로 완행과 급행을 함께 운행할 수 있다. 이러한 운행방식을 '완급혼합'이라고 부른다.

9호선의 급행열차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열차와 달리, 환승역 위주의 주요 역만 정차한다. 정차 역은 김포공항~가양~염창~당산~여의도~노량진~동작~고속터미널~신논현이다. 완행열차는 개화에서 신논현까지 52분이 걸리지만, 급행열차는 김포공항에서 신논현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급행열차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완행과 급행을 섞어서 이용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목적지 역이 급행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라고 무작정 완행열차를 기다릴게 아니라, 우선 먼저 오는 급행열차를 타고 목적지 역 앞의 급행정차역에서 내려 완행열차로 갈아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완행열차를 먼저 타는 게 유리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신논현역에서는 19시 14분에 완행열차가 출발하는데, 다음 급행열차는 19시 32분에 있다. 그런데 19시 13분에 신논현역에 도착한 사람이 급행열차를 타겠다고 19시 32분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열차가 종착역에 갈 때까지 19시 32분발 급행은 19시 14분발 완행을 추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19시 32분 급행열차를 기다렸다 타 봤자 더 빨리 가지도 못할뿐더러, 급행열차의 혼잡까지 감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승객들은 급행열차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 급행열차가 더 혼잡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완행열차와 급행열차의 관계를 미리 파악해서, 완행과 급행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한지를 파악하고 열차를 이용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9호선 승강장에 부착된 열차시각표에는 급행열차와 완행열차 시각표만 있지, 서로간의 관계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현재 9호선 각역 승강장에 부착된 시각표. 완급환승정보를 알 수 없다
 현재 9호선 각역 승강장에 부착된 시각표. 완급환승정보를 알 수 없다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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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를 개선하여 새롭게 만들어본 열차시각표가 아래에 있다.

신논현역 하행 완급환승안내 시각표
 신논현역 하행 완급환승안내 시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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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표의 특징은 출발 시각 위에 범례가 붙어 있는 것이다. 범례는 무표시와 당(당산역), 노(노량진역)의 3개이다. 만일 지금 표시가 없는 완행열차가 출발한다면, 이 차를 바로 타는 게 좋다. 후속 급행(적색)이 추월 못하는 열차이기 때문이다.

19시 19분에 출발하는 열차에는 당산역 표시가 붙어있다. 만일 본인의 목적지가 당산역보다 가까우면 이 차를 바로 타는 게 좋다. 하지만 목적지가 당산역보다 멀 경우에는 급행열차를 기다렸다가 타든가, 당산역에서 급행열차를 갈아타면 좋다. 당산역 표시가 붙은 열차는 당산역 다음역인 선유도역에서 후속 급행에서 추월 당하기 때문에, 당산역보다 먼 곳을 가려는 승객은 급행열차를 타야 빨리 갈 수 있다.

노량진 표시가 붙은 19시 24분 열차도 마찬가지이다. 목적지가 노량진보다 가까우면 이 열차를 바로 타고, 노량진보다 멀면 처음부터 급행을 타거나, 노량진에서 후속 급행으로 갈아타도록 한다. 만일 급행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노량진 다음 샛강역에서 후속 급행에게 추월당한다.

결론적으로 상기와 같은 시각표가 제공되면, 승강장에 도착한 승객은 지금 출발하는 완행열차를 그냥 탈 것인지, 아니면 후속 급행을 기다렸다가 탈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완행을 타고 가다가 어느 역에서 급행을 갈아타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렇듯 완행과 급행이 함께 달리는 노선에서는 완행열차와 급행열차 사이의 관계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시행중인 9호선 승강장 열차시각표는 이러한 완급환승 정보가 없어서, 승객이 더 느린 열차를 기다렸다가 이용하거나 무조건 급행열차로 몰려드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9호선 운영회사에서는 상기와 같이 개선된 시각표를 통해 완급환승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9호선 이용하여 인천공항 빨리 가기

지하철 9호선은 김포공항역에서 인천국제공항철도를 갈아탈 수 있다. 특히 보통 환승역과 달리 공항철도와 9호선의 김포공항역은 두 노선이 하나의 승강장을 공유하는 형식이라, 환승거리가 매우 짧다. 따라서 공항철도와 9호선을 함께 이용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강남에서 인천공항을 오갈 수 있다.

현재 공항철도 일반열차는 12분 간격, 9호선 급행열차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열차가 적은 새벽이나 심야를 제외하고는,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시격이 동일하기 때문에 갈아탈 수 있는 열차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9호선과 공항철도의 연계 시각표를 미리 파악하면 편리하다. 아래에 연계시각표를 정리해보았다.

신논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승객은 20분에 한번씩 있는 급행열차를 타고 김포공항역 지하 4층에서 내려, 한 층 올라간 지하 3층에서 공항철도 일반열차를 갈아타면 된다. 공항철도는 12분 간격이라 갈아탈 열차가 정해져 있으며, 환승시간은 3~11분 수준이다.

신논현->김포공항->인천공항 연계시각표
 신논현->김포공항->인천공항 연계시각표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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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인천공항에서 신논현으로 오는 승객은 인천공항역에서 매시 15분, 27분, 51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김포공항역 지하 3층 승강장에 도착하여, 바로 맞은편 플랫폼에서 9호선을 갈아타면 된다. 9호선은 김포공항역에서 매시 10, 30, 50분에 출발하며, 따라서 환승시간은 2~10분 수준이다.

인천공항->김포공항->신논현 연계시각표
 인천공항->김포공항->신논현 연계시각표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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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논현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는 1시간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으며, 도로 혼잡이 걱정되는 버스에 비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시각표가 정해져 있으므로 도착예정시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은 정시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360번 버스 타고 9호선~2호선 환승하기

현재 9호선의 큰 문제점은 노선이 신논현역에서 끊어진다는 것이다. 신논현역은 강남대로상에 있는데, 이곳은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계이다. 9호선이 강남까지 간다고 하지만, 사실은 강남 입구에서 끝나는 것이다.

또 하나 큰 문제는 신논현역과 2호선이 환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호선은 서울의 순환지하철로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노선이다. 더구나 2호선의 강남~역삼~선릉~삼성역은 강남 부도심의 핵심인 테헤란로를 지나면서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9호선 신논현역은 2호선 강남역과 한 블록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환승통로가 없다. 9호선 신논현역에서 나왔다가 2호선 강남역으로 다시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무료환승이 안되기 때문에, 기본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철 사이에 버스를 끼워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버스~지하철 경로는 무료환승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논현역에서 9호선과 2호선을 이어주는 버스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간선버스 360번'이다. 360번은 9호선 신논현역을 지나, 2호선 테헤란로 구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9호선과 2호선 사이에 360번 버스를 끼워서 이용하든지, 아니면 아예 360번을 타고 테헤란로 목적지까지 가면 편리하다.

360번 간선버스는 9호선 종착역인 신논현역과 2호선 테헤란로의 역들을 이어준다
 360번 간선버스는 9호선 종착역인 신논현역과 2호선 테헤란로의 역들을 이어준다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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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은 그냥 360번을 갈아타고 테헤란로 목적지로 가면 되고, 교통정체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2호선으로 다시 갈아타면 된다. 실제로 테헤란로는 상습적인 교통정체구간이므로 멀리 가는 사람들은 2호선으로 다시 갈아타는 게 나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으며 개통된 '골드라인' 9호선은 급행열차 운행, 공항철도 평면환승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반면 노선이 강남구 앞에서 끊기는 등 일부 아쉬운 점도 있다. 따라서 운영회사는 더욱 센스 있는 안내를 해주고, 승객은 9호선과 연계교통수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써 9호선의 장점을 극대화하였으면 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9호선이 수도권 대중교통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한우진은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http://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9호선, #도시철도, #공항철도, #대중교통, #공공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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