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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울컥 병이 가시질 않습니다. 틈틈이 울컥울컥 하다 몇 자 적어 봅니다. 내공이 부족하여 미흡하고 낯 간지럽더라도 가시는 길 소소한 소일거리가 되시길.

 

휴식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즈음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

나지막한 산 비탈에도 허물어진 담벼락 끝자락에도

그저 비집고 비집고

한줌, 솜털 만한 햇살에 피었다 질 뿐입니다.

질 뿐이었습니다.

크고 작다라는 것이 구분을 위한 비교일지라

내 걸어온 길, 나의 상념들은 그저 인간의 무게인지라

더도 덜도 아닌 내 고집에 못 이겨

다만, 나는 내게 부끄럽더이다.

살아야 할 이유가

죽어야 할 이유를 가슴에 품을 때

세상을 향해 내가 가진 전부를 던집니다.

평생을 올라도 닿을 수 없는 아련한 능선의 끝이

야속하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하여 잠시 쉬어갑니다.

다시 일어설 때는 나무로 풀로 날벌레로

그리고 이름 모를 어느 코흘리개로……

다시 이어서 걷고 달리고 하겠지요.

 

나는 잠시 쉬러 갑니다.


태그:#노무현, #추모, #휴식, #대통령 ,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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