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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것노 이를 우짜것노~

노오란 민들레꽃 살그머니 지는 자리

못다 이룬 세상 천번 만번 뒤돌아보다가

님 스스로 흐드드 져 버리다니

봉화산 오솔길 바위틈에 옆으로 누워

이 세상 아프게 바라보고 있는 마애불도 너무 놀라

똑바로 앉기 위해 무거운 몸 뒤채는 자리

갈 곳 없는 민들레 홀씨 하나

흐느끼며 절뚝이며 봉화마을로 날아가네

우짜란 말이고 인자 우짜란 말이고~

옆으로 누운 봉화산 마애불 똑바로 세우려다

곧은 마음 크게 다쳐

저기 앞서 가는 님아

이 세상 곳곳에 눈물꽃 피워놓고

제 홀로 민들레 홀씨 되어 저만치 날아가는 님아

미치것네 정말 미치것네~

님이 피운 이 눈물꽃 지고 나면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씨알 알알이 영글어

님이 버린 목숨 다시 싹 틀 수 있으려나

저기 부엉이 바위 안고 먼저 가는 님아

님이 가시는 길에 서민꽃 하얗게 흔들리네

산이 노오란 평지나물꽃 쓰다듬으며 울고

들이 시커먼 못자리 껴안고 곡을 하네

강이 이마에 굵은 주름살 하나 쓰다듬으며

님 가시는 하늘로 흐르며 흐느끼네

돌것네 정말 돌아버리것네~

그대, 정말 바보 같은 님아

이 세상은 아름다운 님이 살아갈 만한

그런 평등한 세상이 아니라네 

도둑들이 가장 먼저 일어나 에헴 소리치고

마음 착한 사람들은 더럽지만 고개 숙여야 하는 

옆으로 누운 세상이라네

어허 어허 어기넘차 어허어~

어느날 문득 이 세상에 불시착했다가 

옆으로 누운 세상 똑바로 세우기 위해

봉화산 마애불처럼 옆으로 누워 살다가

찔레꽃 하얗게 피어나는 부엉이 바위 위에서

마침내 자기 별로 되돌아간 님아

아이고 아이고~

그대 그렇게 가심으로

정녕 아름다운 세상 오시려나

사람 사는 세상 오시려나

이, 얄밉도록 아름다운 님아 

 

덧붙이는 글 | <>


태그:#노무현 전 대통령, #정토원, #봉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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