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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첫눈'이 왔습니다. 진짜 눈이 왔어요. 입춘도 지나고,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우수(18일)도 지난 지 이틀이나 된 마당에 무슨 첫눈이 왔다고 자랑을 하는가 궁금하겠지만 우리 동네(경남 진주)는 10년 만에 눈다운 눈을 보았습니다.

 

오후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은 저녁이 되면서 함박눈이 되었습니다. 밤 9시 현재 진주는 2.9cm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전라도, 충청도 같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이게 무슨 눈이냐고 하겠지만 아닙니다. 진주는 정말 눈입니다.

 

자메이카 사람이 봅슬레이를 타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진주는 눈이 오지 않는 동네입니다. 10년 만에 눈다운 눈을 처음 보았다면 자메이카 봅습레이 선수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아내와 저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진주에 내린 눈을 잠깐 구경해보시기 바랍니다. 수 십 센티미터 이상 쌓인 눈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은 장난처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귀한(?) 눈이면 이렇게 하겠습니까.

 

 

함박눈입니다. 싸락눈이 오더니 밤이 되자 함박눈이 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10년 만에 내린 눈을 보니 정말 강산이 변했습니다. 사진 찍힌 곳은 동네 공원입니다. 10년 전에는 없던 공원입니다.

 

공원을 걸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와 같은 낭만을 즐기는 분이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앞으로 눈을 언제 볼지 모르는 마당에 밤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 아침이면 눈이 다 녹아 버릴 것 같아 밤이지만 사진을 찍어 담았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광경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밤에 눈오는 광경도 환상 아니겠습니까.

 

 

 

10년 만에 내린 눈 정말 환상입니다. 내일이면 눈이 그칠 것인데 그럼 언제쯤 다시 눈을 볼 수 있을까요. 앞으로 10년입니까. 싫습니다. 버스기사와 택시기사님,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1년에 한 번 정도는 눈다운 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린 눈이 올 한 해 온 나라를 깨끗하게 하는 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만에 본 눈다운 눈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 첫눈 첫눈 오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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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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