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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두고 있는 권재호씨(25)는 한 주의 대부분을 취업준비와 시험준비로 학교에서 보낸다. 제주도 출신인 권씨는 서울대역 근처 원룸에서 자취를 하며 신촌에 있는 서강대학교에 다니는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부모님께 다달이 돈부쳐 달라기도 뭐해 이번 저번 학기부터 스스로 소비를 줄이기로 결심했다.

가장 먼저 줄인 것은 교통비. 지하철로 왕복하는 권씨는 하루 2200원씩 월 5만2800원을 교통비로 지출했다. 하지만 학교 후배에게 정기 승차권 제도를 듣게된 후부터는 월 60회 탑승에 3만9600원인 정액권을 구입해, 현재 1만3200원을 절약하고도 12회를 더 탑승할 수 있게 됐다. 교통비에서 많을 돈을 줄여 기분이 좋아진 권씨는 돈을 쉽게 절약하는 방법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것도 비싼 등록금이 아깝기만 한 학교 캠퍼스에서! 권씨가 학교에서 찾아낸 절약 방법들을 함께 살펴보자.

월 60회 이용에 39,600원
▲ 지하철 정기승차권 월 60회 이용에 39,600원
ⓒ 홍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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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내식당 점심은 단돈 1600원! 

주거비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식비. 식비 줄이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왜? 학생식당이 있으니까! 서강대학교 학생식당에는 1600원의 일품요리 메뉴가 제공된다. 떡볶이 1인분 가격도 안 될 뿐더러 식당 아주머니들이 꾹꾹 눌러 담아주시는 밥은 양이 엄청나다. 하루 두 끼를 3200원에 해결하는 학교 식당은 이제 그의 아지트나 마찬가지이다. 권씨 말로는 요새 들어 부쩍 식당에 학생 수가 많아졌다고 한다. 실제로도 점심시간이면 한참을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의 학교식당
▲ 백반 1600원 저렴한 가격의 학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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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길게 줄을 늘어선 학생들
▲ 붐비는 학생식당 점심시간에 길게 줄을 늘어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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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는 컴퓨터 실습실에서, 복사는 무인복사대에서

각각의 강의 인쇄물, 시험 족보, 전공서적 복사 등 시험기간 대학생 대부분은 인쇄와 복사의 전쟁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쇄를 하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흔히 이용하는 PC방 인쇄의 경우 장당 100원, 집에서 프린트를 하여도 많은 양을 프린트 하다 보면 비싼 잉크 카트리지를 자주 갈아 줘야 한다.

그래서 권재호씨가 찾아낸 곳은 학교 컴퓨터 실습실! 비록 학교 가장 구석진 공과대 건물 지하에 위치하여 사용하는데 번거로움이 있지만 많은 양의 복사도 눈치 않보고 마음껏 할 수있고 품질 또한 최식식 레이저 프린터라고 한다. 그렇다면 전공서적 등의 복사는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무인복사대를 이용한단다. 학교 무인 복사대는 장당 40원! 비록 직접 복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많은 양을 복사하면 점심값은 뽑는다고 했다.

권씨는 인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실습실을 찾는다.
▲ 인쇄 무료 권씨는 인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실습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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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것 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따뜻한 제주도에서 온 까닭일까? 권씨는 유난히 남보다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이다. 감기 걸릴 때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사먹어야 하지만 그는 학교 보건실을 찾는다. 무료로 약을 주기 때문이다. 친절한 양호선생님은 따뜻한 보리차까지 내어 주신다니 아파도 걱정이 없다. 또한 보건실에서는 해마다 무료 결핵 검진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주최하는 취업설명회에서의 기념품, 무료 취업 상담, 무료 연극공연 등을 귀띔해 주기도 했다.

교내 보건실에서는 기본적인 의약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학교 보건실 교내 보건실에서는 기본적인 의약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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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선배들과 동기들은 그의 이런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니가 아주 등록금 본전을 야무지게 뽑아 먹는구나"라고 농담조로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권씨는 매일 도서관으로 향한다. 올해에만 벌써 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번 학기에는 장학금까지 노리고 있다.

권씨 왈, "장학금을 받아야지 진정한 등록금 뽑기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정말 대단한 권씨다.


태그:#등록금, #자린고비, #학생식당, #보건소, #짠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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