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Scene #1] 문화제 시작 전

핸드프린팅한 모습과 한 시민이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는 모습.
▲ 우리는 이명박을 반대합니다 핸드프린팅한 모습과 한 시민이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는 모습.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촛불문화제 시작 20분 전인 6시 40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는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중ㆍ고등학생들로 이루어진 "교복부대", 직장인들로 구성된 "넥타이부대",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 끌고 온 유모차부대"도 왔다.

서면 일대에서 삼보일배를 했던 종교인들도 왔고 대학생들도, 어르신도 광장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자유발언대 바로 뒤에서는 핸드프린팅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자유발언대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아리랑", "애국가" 등이 울러 퍼지고 있었다. 거리에서는 각종 전단지와 한겨레21 호외가 뿌려졌다.


이번 문화제에서는 부산대ㆍ동의대 등 부산지역 각 대학교 총학생회, 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 등 정당,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각 시민단체가 참가했다.

[Scene #2] 서면 쥬디스 앞에서

2008년 6월 10일에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모습
▲ 6ㆍ10 함성이 다시 피어오르다 2008년 6월 10일에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모습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오후 7시, 6ㆍ10 부산 촛불문화제는 촛불문화제 도중 분신하여 돌아가신 고 이병렬씨를 위해 묵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번 촛불문화제에서는 역시나 10대 중ㆍ고생과 종교인들이 앞줄을 차지했다. 곧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불렀고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감옥가라", "버시바우 집에 가라"라는 구호가 나왔다.

▲ 6ㆍ10 함성이 다시 피어오르다 2008년 6월 10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 이창우

관련영상보기


집회장에는 발랄한 피켓들이 나돌았다. "이름은 명박, 관상은 쥐박, 개념은 외박……. 정신은 띨박, 이런.. 씨박", "부시!! 카트운전 재미있으셨나요?" 등이 대표적이다.

곧이어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두 번째 자유발언자인 김승일 씨는 미 연합 선원 봉사단(United Seamen's Service)의 불법 행위와 불법성에 대해 폭로했다.

중간 중간에 촛불 파도타기와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곧 "아침이슬"이라는 노래가 퍼져나왔다. 자유발언대에는 줄이 길게 서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뿐만 아니라 각종 민영화, 한나라당에 대해 불만을 성토했다. 이에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어떤 할머니는 "너희들이 촛불 켜도 소용없다. 부산 시민들이 책임져야 된다. 너희 어머니 아버지 설득 잘 해야 된다"라고 말해 영남지역의 한나라당 싹쓸이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부산대학교 팬플룻동아리인 "피노키오"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이번 6ㆍ10 집회를 위해 다수의 초코파이가 집회현장에 공수되었다. 수십 분 후 주최 측은 "초코파이가 공수되었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지 촛불은 서면 젊음의 거리 전체와 쥬디스태화 앞 광장까지 채워졌다.

곧 금속노조 등 3,000여 명이 추가로 오기 시작했다. 이에 사회자는 "여러분이 앉은 길에는 3,000명이 앉을 길이 없다. 3,000명이 더 앉을 수 있는 자리로 옮기자"고 제안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아냈다.

그런데 촛불문화제를 반대하는 세력과 마찰이 생겼다. 어떤 남자는 갑자기 단상 앞에 올라오더니 "대한민국 지금 어떻습니까? 진짜 시민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자 시민들은 "내려가!"라고 야유를 보냈다. 이에 그 남자는 "내려가가 아니고 한번 생각해 봐요. 투표를 했으면 투표한 사람 책임이 있잖아요. 그리고……"라고 말을 계속 이어가려 하자 시민들의 "내려가!" 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갑자기 예비역들이 올라와서 그 남자를 단상에서 끌어내려 일단 사태는 진정되었다.

[Scene #3] 규모가 더욱 커진 촛불문화제

전국금속노동조합 노조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면 쥬디스태화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 인간답게 살자 전국금속노동조합 노조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면 쥬디스태화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한적했던 광무교 부근에서 거대한 무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에는 금속노조 노조원들이 있었다. 노조원들은 "고시철회 협상무효", "부산시민 함께해요"라고 외치며 서면교차로 쪽으로 행진했다. 젊음의거리에 있던 시민들은 중앙로 쪽으로 나왔다. 동보서적 앞에서는 풍물패가 풍물놀이를 하고 있고 근처에 있던 시민들은 장단에 맞춰서 춤을 췄다.

풍물놀이가 벌어지고 있는 6ㆍ10 촛불문화제 현장
▲ 부산은 그야말로 축제장~ 풍물놀이가 벌어지고 있는 6ㆍ10 촛불문화제 현장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참여 단체도 불어났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전국철도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작가회의, 부산소비자생활협동조합(부산생협) 등 참여 단체도 많아졌다.

▲ 6ㆍ10 촛불문화제에서
ⓒ 이창우

관련영상보기


서면 교차로에서 비상사태가 또 발생했다. 한 시민이 서면교차로 중앙선까지 나가려고 했다. 예비군 복장을 한 시민들이 말렸지만 그 시민은 서면교차로에 있는 정지선까지 나갔다. 그러고는 시민들보고 "이리 오라"고 했다. 곧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쳤다. 그 시민은 경찰과 잠시 실랑이를 벌이긴 했지만 곧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 안으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등의 노래를 불렀다. 또 다른 쪽에서도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노래가 계속 흘러나왔다.

시민들이 서면교차로를 가득 메운 채 6ㆍ10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서면교차로를 가득 메운 "성난 시민들" 시민들이 서면교차로를 가득 메운 채 6ㆍ10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촛불문화제 개최지는 수십 분동안 두 군데로 갈라졌다. 서면교차로와 쥬디스태화 두 군데에서 잠시 진행되었다. 쥬디스태화에 있는 앰프가 서면교차로까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쥬디스태화 쪽에서 앰프가 연결되는 대로 쥬디스태화 쪽으로 합류했다.

서면교차로에서의 문화제는 자유발언과 문화공연으로 계속되었다. 자유 발언한 어떤 여고생은 "고 2 학생들도 아는 사실, 정치 과목에 나오는 사실, 이명박은 정치 과목을 안 배우셨습니까?"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신랄하게 조롱하기도 했고 "큰 집회가 열릴 때마다 보충 째고 야자 째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민영화에 대해서 비판했다.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라 했습니까? 안했습니까?", "저희는 저희 건강을 지킬 권리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명박에게 경제 살리라고 했지, 국민 죽이라고 안했습니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아냈다.


이어 63세의 어떤 할아버지께서 자유발언을 하셨다. 그분께서는 "오빠잉~ 내 한자리 줘잉~"라고 발언하는 등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실태를 비꼬았다.

곧이어 힙합 공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힙합 장단을 즐겼다.

집회장 한 구석에서 시민들은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TV를 통해 오늘의 뉴스를 접하고 있었고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둥글게 앉아서 시국에 관해서 토론하기도 하였다.

6ㆍ10 촛불문화제
 6ㆍ10 촛불문화제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한편, 쥬디스태화 앞에서는 계속해서 함성과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광화문을 컨테이너 박스로 막아놨다는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쥬디스태화 앞(중앙로)에는 서면한전앞부터 동보서적까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자유발언에 이어 어떤 악단이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 OST인 "치키치키 차카차카"를 개사해서 불렀다. 시민들은 즐겁게 따라 불렀다.

<날아라 슈퍼보드> 개사 - 파란 부분이 개사된 부분입니다.
<개사 가사>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나쁜짓을 하면은~~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국민에게 들키지~~
밤에도~ 낮에도~ 느낄 수 있는 눈과 귀가 있다네 대한민국 국민들~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촛불을 높이 들면~~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평화는 올거야~~

<원가사>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나쁜짓을 하면은~~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우리에게 들키지~~
밤에도~ 낮에도~ 느낄수 있는 눈과 귀가 있다네 우리의 손 오 공~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사랑하며 살면은~~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쵸!! 평화는 올꺼야~~

철도노조에서는 발랄한 피켓까지 만들었다. "한국소는 한~우, 美친소는 버시바牛"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계속해서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어떤 학생은 "학교에서는 급식으로 쇠고기 안 먹는다"며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미친 소 당신(이명박)이 드세요!!"라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강한 불만과 먹거리에 대한 강한 불안을 드러냈다.

6ㆍ10 촛불문화제
 6ㆍ10 촛불문화제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계속해서 악단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가 "축제"로 변질(?)되고 있었던 것이다. 시민들은 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부산갈매기 노래도 나왔다.

한 시민이 길바닥에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 길바닥에 적힌 시민의 절규 한 시민이 길바닥에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도로 바닥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2MB OUT", "고시철회 협상무효" 등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우리 생활과 상당히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줬다.

▲ 6ㆍ10 촛불문화제에서
ⓒ 이창우

관련영상보기


마지막으로 자유발언한 시민은 조ㆍ중ㆍ동에 대해 비판했고 선거할 때 우리가 임해야 할 태도에 대해 발언했다. "누가 쥐새끼인지 아닌지, 누가 대운하 팔 것인지 아닌지를 잘 봐라. 다음에 투표할 때는 잘 보자", "고3 친구들은 대학 가면 투표할 수 있으니 그 때는 투표 잘 해서 또다시 광우병 쇠고기 들여오는 일 없도록 투표 잘 하자!"

6ㆍ10 촛불문화제는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감옥가라", "버시바우 집에 가라"는 구호와 아리랑 노래와 함께 일단 마무리되었다. 시민들은 자기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Scene #4] 촛불문화제는 끝났지만…….

시민들이 6ㆍ10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난 이후 서면교차로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6ㆍ10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난 이후 서면교차로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 이창우

관련사진보기


6ㆍ10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시민들은 서면교차로로 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서면교차로를 점거했다.

버스가 시위대 속에 갇혔다. 버스 안에 있던 시민들은 짜증이 날 법 하지만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환호했다. 시민들은 갇힌 버스가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자고 했고 성숙한 시민답게 이에 협조했다. 시민들의 협조로 버스는 빠른 속도로 시위대 속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서면교차로에서 문화제는 계속되었다. "고시철회 협상무효" 구호가 계속 나왔다.

6월 10일 밤 11시, 21년 전의 6월 함성은 계속 울러퍼지고 있었다.


태그:#부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 문화제, #6ㆍ1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