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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딸과 만화가 엄마의 알콩달콩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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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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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딸과 16년 차 나는 둘째 아이, 영화 작업 남편과 함께 사는 프리랜서 만화가의 이야기다. 장애와 비장애, 성별을 뛰어넘어 하하호호 친구처럼 사는 화목한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큰 여자 장차현실 씨는 작은 여자 은혜를 낳았다.

다운증후군이란 소식을 들은 주변인들의 '불쌍하다'는 무심한 반응은 가슴팍을 내려꽂았다. 작가는 장애아를 낳았을 때 엄마의 마음을, 롤러코스터 정점에서 '갑자기 뒤로' 떨어지는 기분에 빗댄다. 미래 계획은 모두 바뀐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주님 앞에 평등합니다'라는 조그마한 교회 어린이집을 찾아가고, 거리낌없는 외출을 시도하며, 엄마는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은 육아 생활을 겪는다. 어린이집에 보낼 때, 친구들과 놀러갈 때, 첫생리를 하고 성에 눈을 뜰 때에 엄마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마음 속은 완전 '호러 스릴러'. 

'작은 여자'와 함께 한살 한살 나이드는 소소한 일상. 엄마 자신의 문제도 있다. 작가회의에 가서 '아줌마', '미스 *' 등으로 작가 아닌 '여자 취급'받는 현실 속에 호주제 폐지로 아이의 성을 장은혜로 쓸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한다.

김밥이 맛있는 이유, 아이들은 알고 있다.

'엄마 사람들이 나보고 불쌍하대. 내가 불쌍해?'라고 작은 여자가 말하면 '하나도 안 불쌍해. 걔들이 불쌍하다. 다시는 거기 가지 말자'라고 답하는 씩씩한 엄마. 아이와 함께 촛불시위에도 참여하고, 이들의 삶을 지지해줄 비혼 친구도 옆에 있다. 농사도 짓고 가끔 부부 싸움도 한다.

필리핀 노동자의 딸인 세나, 부모는 아이들만 남겨 놓은 채 강제연행 되었다. 작은 여자, 큰 여자네 집에 놀러와 김밥을 먹던 세나는 말한다.

"김밥이 맛있는 이뉴는요, 여러가지 재료가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래요. 우리가 사는 세상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야 살아야 맛난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웃고 있는 아이들 옆에서 땀 한 방울을 흘리는 작가. '이 아이들은 알고 있다. 정작 알아야 할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하고 묻는다.

<여성신문>, <세계일보>, <장애인 뉴스 에이블>, <위민넷> 등 여러 매체에 연재한 만화를 모은 단행본이라고 한다. 장애를 너무 특별하게 조명하지 않아 눈물 나는 신파나 격한 분노는 피해 간다. 산재한 편견에 부대끼는 하루하루가 과장 없이 일상 속에 스며든다. 배울 것 많고 웃을 것도 많다.


작은여자 큰여자 사이에 낀 두남자 - 장애와 비장애, 성별과 나이의 벽이 없는 또리네 집 이야기

장차현실 글 그림, 한겨레출판(2008)


태그:#장애여성, #대안가족, #장차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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