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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을 총괄 지휘하는 토마스 젠 교수가 문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글을 잘 쓰려면..." 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을 총괄 지휘하는 토마스 젠 교수가 문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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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면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 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 전담 교수들이 알려주는 글쓰기 능력 향상법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로 모든 학교 수업에 충실하게 참여해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일 수도 있으나 상당히 중요하다. 관심 있는 수업에만 흥미를 보이면 배경지식을 폭넓게 쌓을 수가 없다. 결국 깊이 있는 글을 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심리학 수업에만 열중하면 곤란하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사회학, 역사, 경제학, 철학, 문학 등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를 접해 봐야 한다. 따라서 전공이든 비전공이든 교양과목이든, 학교에서 수강하는 어느 과목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문장력을 키우기 위해 별도로 배경지식을 쌓는 시간을 들이지 말고 평소 수강하는 강좌를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편의 에세이를 쓰는 게 좋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에세이를 한 편 썼다고 해서 그 분야의 글쓰기 연습이 끝났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주제를 좀더 다른 방향에서 써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철학자 니체 사상을 비평하는 글을 썼다면, 다음에는 그의 종교관을 조명해 보라. 실제로 이런 글쓰기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여러 가지 각도에서 글을 쓸수록 그 분야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세 번째로 글쓰는 주제와 연관한 언어에도 관심을 기울여라. 중국 문학에 관심이 간다면 중국어 특성을 공부해 보는 식이다. 또 중세 문학을 소재로 사는다면 라틴어도 한 번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원서로 책을 읽으면 그 내용과 숨은 뜻을 훨씬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글쓰기 주제에 해당하는 언어를 폭넓게 이해한다면 글 내용을 좀더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어떤 분야에 자신이 없다면 간단한 연구서를 써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연구서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언어에 관심을 두는 게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 전담 교수인 토마스 젠 교수(오른쪽)와  제임스 헤론 교수가 하버드대 글쓰기센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하버드대 '논증적 글쓰기 수업' 전담 교수들 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 전담 교수인 토마스 젠 교수(오른쪽)와 제임스 헤론 교수가 하버드대 글쓰기센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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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글쓰기 개인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개인지도는 개개인 특성과 수준에 맞게 글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1대1 첨삭지도야말로 최고의 글쓰기 공부다. 이론 위주 수업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일단 글을 쓰고 꼼꼼하게 전문가 평가를 받아가면서 문장력을 끌어올리는 게 훨씬 효과가 있다.

그런데 자신의 글을 정확하게 점검해 줄 수 있는 글쓰기 도우미를 만나기가 쉽지는 않다. 하버드대학교 글쓰기센터에 오면 1대1로 문장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대학교에는 대부분 글쓰기센터가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다섯 번째 덕목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룻밤 사이에 글쓰기 실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다른 지식 축적과 마찬가지로,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해야 글솜씨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여섯 번째, 여러 분야의 글쓰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 관련 활동에 적극 참석하라. 예를 들어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에 참석하라. 독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를 직접 접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게 가장 좋다. 그렇게 해야 깊이있는 내용으로 알찬 글을 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고쳐쓰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 한 번 글을 쓰고 첨삭지도 받는 데 그치면 곤란하다. 지적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고쳐쓰고, 또 첨삭설명을 들은 뒤에 다시 고쳐쓰는 게 좋다. 다시쓰기를 하면 또 다른 생각을 찾을 수 있어 처음보다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다시쓰기를 하면 주제에 대해 좀더 사려 깊게 생각하게 된다. 다시쓰기를 하면서 자기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생각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 ‘논증적 글쓰기 수업(Expos)’을 총괄 지휘하는 토마스 젠 교수는 “어떠한 주제에 대한 글을 한 번 쓰는 데서 그치고, 고쳐쓰기를 하지 않으면 그 글에 담긴 생각은 부실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전문 작가들은 항상 고쳐쓰기를 하면서 글 수준을 최상으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태그:#미국 , #글쓰기, #작문, #논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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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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