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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29일.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예산군수배 예당전국낚시대회’가 개최됐다. 대회참가 접수 시작 후 30분 만에 700여 명의 참가인원이 마감된 행사라기에 어떤 대회인지 한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바깥 날씨를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날씨가 흐려 보였다. ‘대회 날인데 날씨가 흐려 혹 참여율이 저조하진 않을까’ 생각하며 충남 예산군 광시면 동산리 동산교 일원의 행사장을 찾았다.

 

허나 이게 웬걸.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대회인데다 쌀쌀한 바람과 함께 햇빛 한줄기 비치지 않는 날씨였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현장에 있었다. 길게 늘어서 앉아 있은 참가자들은 다들 묵묵히 앉아 낚시대 끝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대회장은 바깥 행사장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추첨번호 소리와 진행요원, 심사위원들이 가지고 다니는 무전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모두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눈은 낚시대 끝에, 귀는 주위에서 들리는 무전소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눈이 낚시대에 고정되는 건 당연하지만 귀는 왜 그곳에 고정되어 있나 하니, 예산군수배 예당전국낚시대회(이하 예산군수배 낚시대회)는 무전소리로 어떤 참가자가 얼마 만한 크기의 물고기를 잡았는지 수시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군수배 낚시대회에서는 고기를 잡으면 주위에 있는 심사위원들이 크기를 측정하고 무전으로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중앙본부 데이터에 입력시킨다고 한다.

 

45㎝를 떡붕어를 낚은 유승모씨

 

대회가 중반부에 다다랐을 무렵 저쪽에서 “와! 엄청 커요” “게임 끝났네, 끝났어”라며 연신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전 소리를 듣자하니 대회 시작 후 가장 큰 고기를 낚은 듯 했다. 허겁지겁 사건(?)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한 참가자가 제법 큰 떡붕어 한 마리를 낚아 크기를 측정하고 있었다.

 

크기를 보아하니 제법 짜릿한 손맛의 행운을 맛 보셨을 듯. 이런 행운을 잡은 분은 저 멀리 충북 진천에서 오셨다는 유승모씨로 잡은 고기의 크기는 무려 45㎝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껏 들떠보이는 유승모씨는 “이곳 낚시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며 “낚시 시작 후 처음으로 떡붕어를 낚았다”고 말했다. 이런 유승모씨를 뒤로 하고 주위 분들은 “오늘 최대어상은 저 사람 몫이네”라며 아쉬움과 부러움을 내비쳤다.

 

이날 유승모씨는 대회가 끝난 후 최대어상 1위와 상금 일백만 원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사귄 지 2년, 대회 참가 두 번째 ‘강지훈씨와 안정씨 커플’

 

우연히 한 커플을 보았다.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고 여자는 옆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자들은 낚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텐데 하는 의구심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2년째 교제를 하고 있다는 강지훈-안정 커플은 낚시대회와도 인연이 있었다. 2년간 교제했으며 두 번째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

 

인천에서 왔다는 이 커플은 “새벽에 출발해 오전 6시쯤 대회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를 회상하던 그들은 “지난해에는 저쪽 자리에 앉았다”며 “그때에는 고기가 안 잡혀 허탕만 치고 갔다”고 전했다.

 

오늘의 수확(?)은 어떠냐고 묻자 안정씨는 “3마리 잡았는데 한 마리는 떡붕어고요 다른 한 마리는 작아서 놓아주고 나머지 한 마리도 20cm가 안되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아쉬워했다.

 

이 커플은 “내일 있을 커플배대회도 참가할 예정이다”며 “작년에 수상하지 못했는데 올해 대회 만큼은 꼭 수상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전남 장흥에서 왔어요

 

예산군수배 낚시대회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시상내역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원거리상과 최고령상, 그리고 최연소상을 시상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상은 올해 82세인 최규섭씨, 최연소상은 올해 20세인 강영창씨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해 원거리상은 하와이에서 온 참가자가 받았다는데 올해는 어디서 온 사람이 그 영예를 누릴까 했더니 주인공은 바로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서 오신 김금란씨였다.

 

지난해에 비하면 가까운 거리에서 왔지만 이 분 역시 멀리에서 오셨다. 자리를 찾아가 보니 어떤 남자분이 뒤에서 코치를 해주고 있었다.

 

조심스레 어떤 사이냐고 묻자 웃으며 “우린 부부야”라며 해맑게 답해주신다. 많은 분들이 커플로 참여하셨구나!

 

어떻게 그 멀리서 여기까지 오셨느냐고 묻자 “오래 전부터 낚시를 즐기며 많은 낚시대회를 참가해봤는데 이만한 낚시대회를 못 봤다”며 예산군수배 낚시대회를 칭찬했다.

 

이름은 비밀로 해달라던 남자 분은 “여기까지 왔으니 온천도 즐기고 좀 휴식을 취하고 내일은 커플배낚시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내가 4명 몫을 하니까 내일 커플배낚시대회에는 자신있다”고 귀띔해 주셨다. 오늘 못 느낀 손맛을 내일 꼭 맛보리라 단단히 결심하신 모양이었다.

 

“병아리 집에 가져가면 안되요?”

 

오후 1시가 지나고 모두가 시상식에 집중하고 있을 때 시상식장 옆에 마련된 미니동물농장에서 한 아이를 만났다. 천안에서 왔다는 8살짜리 꼬마 아이는 동물농장 안에 있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꼬마야, 저기 안에 있는 동물들 이름 다 알아?” 라고 묻자, 어린이가 “저건 토끼, 이건 병아리, 이건 칠면조”라며 손으로 동물들을 가리키며 척척 이름을 대답했다.

 

그 중 병아리에 유독 관심을 보이던 이 꼬마는 “병아리를 가져가고 싶다”며 “너무 귀여워요. 조그만게 날개도 있어요”라며 관심을 보였다. 병아리를 처음 만져보는지 신기한 듯 자꾸 만져보았다.

 

꼬마가 병아리를 그렇게 가져가고 싶어했지만 아쉽게도 병아리는 동물농장에 놓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꼬마야, 병아리가 그렇게 귀엽니?

 

예산군수배 낚시대회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낚시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고 내일 있을 커플배에 참가하기 위해 오신 분들, 동네 분들과 함께 친목도모로 참가하신 분들, 부모님을 따라 온 아이들 등 이곳을 찾은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낚시대회를 통해 즐기기 위한 목적은 같은 듯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영상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예당전국낚시대회, #예산군수배, #예당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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