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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대의 글쓰기 교육에 관한 자료들.
 MIT대의 글쓰기 교육에 관한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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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공과대학 MIT대에서는 전 학년에 걸쳐 글쓰기 강좌를 필수과목으로 듣게 하고 있다. 또한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를 두어 1대1로 학생들의 글을 꼼꼼하게 지도하고 있다.
▲ "공과대에서도 글쓰기 교육은 필수" 세계적인 공과대학 MIT대에서는 전 학년에 걸쳐 글쓰기 강좌를 필수과목으로 듣게 하고 있다. 또한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를 두어 1대1로 학생들의 글을 꼼꼼하게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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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출신으로 MIT대 박사후과정에 속해 있는 김성재 씨(오른쪽)가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에서 글쓰기 지도를 받은 뒤에 글쓰기 도우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고맙습니다" 포항공대 출신으로 MIT대 박사후과정에 속해 있는 김성재 씨(오른쪽)가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에서 글쓰기 지도를 받은 뒤에 글쓰기 도우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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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들은 대부분 글쓰기를 지도해 주는 ‘글쓰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말하기(발표하기)까지 상담해 주는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http://web.mit.edu/writing)를 두고 있다. 글과 말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개별상담을 해 주는 것이다. 1대1로 지도하기 때문에 실력이나 수준에 상관없이 글쓰기와 말하기 실력을 좀더 능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스티븐 스트랑 소장은 “글쓰기를 지도할 때 단순한 실수를 지적하는 것보다 깊이 있는 글이 되도록 글을 고쳐 주는 게 효과적”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글을 봐 주려면 한 명의 상담자가 한 번에 단 한 명의 학생과 작업하는 1대1 교육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MIT 글쓰기센터는 1대1 글쓰기 첨삭지도의 장점을 살려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에서는 학부생들만 지도하는 게 아니다. 대학원생과 교직원, 졸업생,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를 비롯하여 MIT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MIT대 홈페이지에 실린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 약도와 건물 사진.
▲ "여기가 MIT대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 MIT대 홈페이지에 실린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 약도와 건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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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대의 '글쓰기와 인문학과정'(PWHS:Writing and Humanistic Studies) 프로그램을 소개한 안내 책자.
▲ '글쓰기와 인문학과정' MIT대의 '글쓰기와 인문학과정'(PWHS:Writing and Humanistic Studies) 프로그램을 소개한 안내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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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내용도 무척 다양하다. MIT대 학부 및 대학원의 수업을 받기 위해 작성한 글(보고서, 논문)은 물론 이력서, 소설, 시, 수필, 창작 글, 출판 원고, 대학원이나 취업을 위한 에세이, 사업 제안서 등을 모두 점검해 준다.

아울러 학부와 대학원 수업에서 진행하는 각종 발표, 논문·보고서 발표, 그리고 취업 면접 등 다양한 형식의 프리젠테이션도 지도한다. 연설문 쓰는 법, 시각자료 사용법, 과학적·비과학적 정보를 소개하는 법에 관해서도 교육한다. 영어가 제 2국어인 사람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있다.

그러면 어느 단계에서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글쓰기 전, 곧 생각을 하고 탐구하는 단계에서부터 초고 쓰기, 초고 수정, 편집 단계에서도 지도받을 수 있다. 또한 채점을 받기 위해 글을 제출하기 전에도 조언을 구할 수 있고, 평가받아 돌려받은 글을 수정하고 싶을 때도 도움받을 수 있다.

심지어는 글쓰기의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글을 정리하기, 논술시험을 치르는 방법, 글을 수정하기, 출처 첨부하기, 글쓰기 과제 분석하기, 과학적 정보 소개하기까지 두루 가르친다.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강사진은 소설가, 수필가, 시인, 번역가, 전기 작가, 역사가, 공학자 및 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글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되 편집이나 교정교열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

다음은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스티븐 스트랑 교수와 나눈 이메일 일문일답 내용.

MIT대 학생들이 강의동 로비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면.
▲ "공부 좀 그만 하세요" MIT대 학생들이 강의동 로비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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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누가 이용하는가.
"MIT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글쓰기 센터에서 지도받을 수 있다. 학부생,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 졸업생,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도 이용할 수 있다. 40% 이상이 대학원생이고, 58% 이상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학생들이다.”

-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는 언제 만들었는가.
“1982년 봄에 시작했고 내가 초대 소장을 맡았다. 전문적인 글쓰기 도우미들을 영입했는데 현재는 11명이 비상근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사무실이 비좁아 몇 차례 확장 이전했다.  1년에 약 800명이 이곳을 이용한다. 이들은 연인원으로 1년에 약 3700번 방문한다.”

- 글쓰기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1대1 글쓰기 첨삭지도다. 한 명의 교사가 한 번에 단 한 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그 어떤 수준의 학급이든, 단순한 실수를 지적하는 것보다 깊이있는 글이 되도록 수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 글을 봐 주려면  1대1 교육이 가장 좋다. 바로 이런 원리를 활용하여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를 만들었다.”

- 글을 잘 쓰려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텐데.
“글쓰기는 사고력과 연관이 있다. 학생이 글의 주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학생들은 관심없는 주제에는 대해서는 열심히 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미 흥미를 느끼고 있는 내용을 글로 쓰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글을 쓰게 하는 지름길이다.”

MIT대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글쓰기 도우미인 아만다 소벨 씨(오른쪽)가 박사후과정에 속해 있는 김성재 씨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에 총평을 해 주고 있다.
▲ "이렇게 고치면 어떨까요" MIT대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글쓰기 도우미인 아만다 소벨 씨(오른쪽)가 박사후과정에 속해 있는 김성재 씨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에 총평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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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글쓰기 도우미들은 주로 누가 맡는가. 이들은 어떤 경
쟁력을 갖추었는가? 이들은 어떤 식으로 글쓰기교육을 받았는가.
“모든 글쓰기 도우미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는 작가들이다. 수필가도 있고, 소설가도 있다. 일부는 시인, 일부는 문예 비평가, 일부는 글쓰기 교재 저자다. 모두 다 석사나 박사 학위를 소지했다. 대학교에서 강의한 경험자들도 있다. 출판 작가들도 많고 전문 편집장들도  여러 명 있다. 일부는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전문가다. 베테랑 번역가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태프 전원은 전문인이다.”

- MIT의 글쓰기 교육 전문가들은 누구인가.
“‘글쓰기와 인문학 과정’(PWHS:Writing and Humanistic Studies), 그리고 ‘글쓰기 통합과정’(WAC:Writing Across the Curriculum)에서 일하는 이들은 모두 글쓰기 전문가다. ‘글쓰기 통합과정’(WAC)은 Les Perelman, ‘글쓰기와 인문학 과정’은 James Paradis, 1학년 글쓰기 과정은 Rebecca Faery가 책임자로 있다. 나는 ‘글쓰기와 의사소통 센터’의 책임자다.”

- MIT가 그동안 글쓰기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어떠한 성과를 냈다고 자랑할 수 있는가?
“이것은 내가 종합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다만,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를 놓고 볼 때, 상당수의 학생이 추가 교육을 받기 위해 다시 찾아오는 것으로 보아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보고서나 논문, 책을 쓸 때 서문에 글쓰기센터에 대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적기도 한다. 나는 단기적으로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된 것을 볼 때가 있다. 또 몇 년이 지난 후 글쓰기센터에서 교육받은 내용이 다른 수업이나 그들의 경력을 쌓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학생들에게 듣는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를 측정한다.”

MIT대 글쓰기센터 안내판.
 MIT대 글쓰기센터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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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구성은 물론 글씨체, 크기까지 '밀착 조언'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 이용방법 안내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http://web.mit.edu/writing)로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웹사이트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등록’을 클릭하여 등록하면 된다. ‘방문 예약’을 클릭하면 예약 시간표를 볼 수 있다. 파란색은 이미 다른 사람이 예약한 시간대고 밤색은 상담이 불가능한 시간대이므로 하얀 색 중 자신이 가능한 시간대를 고르면 된다.

예약을 원하는 시간대를 클릭하면, 글쓰기 도우미의 이름이 적혀 있는 팝업 창이 뜬다. 창 아래쪽 ‘요약’ 박스에 지도받기를 원하는 글쓰기나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간단하게 적은 후 ‘저장’ 버튼을 누르면 예약이 끝난다. 이미 다른 학생이 예약한 시간대에 지도받고 싶으면, 원하는 시간대의 파란색 부분을 클릭하여, 이름을 적어 놓는다. 다른 학생이 그 예약을 취소하면 ‘웹사이트로 예약한 뒤 글쓰기센터를 이용하라’고 이메일로 통보해 준다.

방문 예약 지도는 일주일에 2번만 이용할 수 있다. 수시 방문 지도는 기본적으로 하루에 1번만 가능하고, 일주일에는 3번까지 가능하다. 1대1 글쓰기 지도는 매 시각 정시에 시작하고 50분 동안 진행된다. 예약 시간에서 10분 이상 늦으면 약속 시간 중 절반은 다른 방문자 상담 시간으로 할애한다.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방문을 취소하려면 로그인한 후, 웹사이트 상단의 ‘나의 페이지(My patrol pane)’를 클릭한다. 예약한 상담 시간과 교사 이름을 클릭한 후, ‘삭제’를 클릭한다. 예약을 취소하려면, 오전 방문 예약자는 오전 8시30분 이전에, 오후와 저녁 방문 예약자는 낮 12시 전까지 처리해야 한다. 예약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처음 한 번의 경우 2주 동안, 두 번째에는 한 달 동안 글쓰기센터를 방문할 수 없다.

예약이 꽉 차 여의치 않으면 ‘수시 방문’을 신청해도 좋다. 다른 예약자가 10분 이상 늦으면, 적어도 20분 이상의 시간을 수시 방문 신청자가 활용할 수 있다. ‘수시 방문’을 이용하려면 안내 데스크에 요청서를 써내야 한다. 예약 방문 지도는 정시마다 시작하므로, 매 시간 5~10분 사이에 센터에 들러 다른 예약자 중 지각한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면 된다. 지각한 사람이 없으면 이용할 수가 없다.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에 방문할 때 준비할 것은 자신이 쓴 글을 출력해 오는 일이다. 수업에서 내준 에세이를 가져오는 것도 좋다.

포항공대 출신으로 MIT 전자전기공학과 박사후과정에서 연구 중인 김성재(33)씨는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에서는 학생 글의 구성과 문장 표현, 그리고 문법 오류를 손질해 주는 것은 기본이고 글쓰체와 글씨 크기까지 꼼꼼하고 정확하게 조언해 준다"고 말했다.

글쓰기센터를 방문하기가 어려우면 온라인 상담(http://web.mit.edu/writing/Center/onlinetuor.html)을 이용해도 좋다. 그밖에 문의하거나 제안할 게 있으면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의 스티브 스트랑 소장에게 이메일(smstrang@mit.edu)을 보내면 된다.


태그:#글쓰기, #교육, #논술, #MIT, #의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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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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