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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해고 노조원인 이준삼씨가 마포대교 여의도 방향 다리 중간 지점에서 다리 난간에 매달려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조대원이 줄을 타고 내려오자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GM대우 해고 노조원인 이준삼씨가 마포대교 여의도 방향 다리 중간 지점에서 다리 난간에 매달려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조대원이 줄을 타고 내려오자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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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에 뛰어드는 GM대우 비정규 노동자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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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농성 중 한강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바로 구조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GM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지회 노조원들과 금속노조 간부 등 노동자 9명은 이날 낮 12시 50분부터 서울 마포대교 중간 지점에서 농성을 벌였다. 노조원 이준삼(30)씨가 마포대교 10m 아래로 늘어트린 외줄에 매달려 농성을 벌였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마포대교 위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비정규직 현안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라', '해고자 전원복직 즉각 이행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노무현 정부 때와 달리 강경 진압 선택한 경찰

이날 경찰은 농성 노동자들에 대해서 노무현 정부 때와는 달리 강제 진압을 택했다.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달 24일 한강대교 아치 위에서 농성을 할 때는 경찰이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들이 자진해산할 때까지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오후 2시 15분께 경찰은 마포대교 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을 모두 연행했고, 이후 20여분 뒤 마포대교 10m 아래 외줄에 매달려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씨에 대해서도 강제 진압에 나섰다.

주봉희 민주노총 비정규직 담당 부위원장은 경찰에 "안전이 더 중요하다, 설득하겠다"며 소방관들과 협의 후 마포대교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안전벨트까지 맸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경찰이 소방관들에게 호통을 치며 이를 저지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강제 진압을 시도하자, 이씨가 "내려오면 뛰어 내리겠다"고 외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소방관들이 로프를 이용해 이씨가 있는 곳까지 내려가게 했고, 결국 이씨는 소방관의 손을 뿌리치고 오후 2시 40분께 한강으로 추락했다.

추락 직후, 한강에서 대기 중인 구조선들이 이씨를 바로 구조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심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 부위원장은 "이씨가 심장 쪽이 아프다고 해 정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마포서 지능팀에서 나와 검사 후 이씨를 연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GM대우 부평공장 앞 고농농성 63일째... 태도 변화 없는 GM대우

GM대우 해고 노조원인 이준삼씨가 마포대교 여의도 방향 다리 중간 지점에서 다리 난간에 매달려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조대원이 줄을 타고 내려오자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GM대우 해고 노조원인 이준삼씨가 마포대교 여의도 방향 다리 중간 지점에서 다리 난간에 매달려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조대원이 줄을 타고 내려오자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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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부평공장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GM대우와 하청업체들은 회유와 탄압으로 일관했고, 이 와중에 35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20여명의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지난해 10월 30일부터 GM대우 부평공장 앞에서 넉 달 가까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또한 박현상 조직부장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부평공장 앞 CCTV탑에서 63일째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포경찰서로 연행된 이대우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은 "계속 천막농성, 고공농성을 하고 있지만, 원·하청 모두 태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한 19명에 대해 모두 부당해고 판정이 내려졌지만, 회사는 일부만 선별해서 복직시키겠다는 기만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 이명박 정부 기조에 맞게 강제 진압"

이날 경찰의 강경진압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노동관을 확연히 보여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GM대우 부평공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노사화합의 모범 기업"이라며 민주노총 방문을 취소하고 찾아간 곳이기도 하다.

이 지회장은 이에 대해 "경찰이 이명박 정부 기조에 맞게 강제 진압했다, 이 대통령이 가진 노동정책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주 부위원장 역시 "노동정책은 배제하고 친기업정책만 강조했던 이 대통령의 강제 진압 기조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정규직화를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다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들이 파업하고 시위해도 신문에 한 줄 안 나오는데, 우리는 이런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태그:#GM대우 비정규직, #한강 추락, #고공농성, #비정규직, #강제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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