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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직후 고아로 남겨졌다가 이후 망절씨라는 새로운 성씨의 시조가 돼 엄연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망절일랑(오른쪽)씨는 양산지역에서 '버섯 박사'로 불리고 있다.
 광복 직후 고아로 남겨졌다가 이후 망절씨라는 새로운 성씨의 시조가 돼 엄연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망절일랑(오른쪽)씨는 양산지역에서 '버섯 박사'로 불리고 있다.
ⓒ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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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의 특산물인 '새송이버섯'을 재배하면서 '버섯 박사'로 불리는 망절일랑(網切一郞·65)씨는 동면 내송리에서 '망절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산시 신지식인 1호, 제1회 경상남도 자랑스러운 농민상, 농협중앙회 선정 제35회 새농민상 본상 및 대통령상, 농업기술부문 대통령 표창, 세계 농업인 기술부문 특별상…. 이렇듯 각종 농업관련 수상기록을 지니고 있는 망절일랑씨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디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다.

하지만 1945년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대한민국이 해방된 후 '낳은 정' 일본을 버리고 '기른 정' 한국을 선택했다. 1968년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방의 의무까지 마쳤으며, ‘도간 망절씨(島間 網切氏)’라는 새로운 성씨의 시조가 돼 한국의 토지를 일구며 살아가는 엄연한 한국인이다.

귀화 후 김해·진영·진해·부산 등지에서 생활하다가 1970년부터 양산에 터를 잡아 뿌리를 내린 세월이 어느새 37년이나 되었다. 큰아들 망절용(43)씨와 작은아들 망절웅(37)씨는 직장생활을 하다 12년 전 농사를 짓겠다고 내려와 아버지와 함께 농장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동면 내송리 망절농장은 망절씨 아들들 내외와 손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망절 일가 3대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농사도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을 갖추면 농사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힘든 농사를 지으려면 자긍심이 있어야 견딜 수 있으니 균을 다루는 국가 기능사 자격증을 따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두 아들 모두 자격증을 따서 버섯재배를 하고 있다.

망절씨는 아들들에게 "남보다 30분 일찍 일어나라. 일찍 준비하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다. '빨리빨리'는 실수를 유발할 수 있으니 구분해야 한다"는 생활신조를 가르쳐 왔다고 한다.

"4년의 연구 끝에 사포닌 함량이 수삼보다 더 많이 함유된 '홍삼 새송이버섯'을 개발해 한동안 저조했던 소득이 이로 인해 크게 증가됐다"며 얼굴 가득 넉넉한 웃음을 짓는 그는 망절농장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미네랄이 기존의 버섯보다 10배, 칼슘은 9배 많은 영양만점의 '미네랄 버섯'을 준비해 놓고 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남다른 고민이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버섯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대형마트에서 지나치게 가격할인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버섯은 이제 웰빙식품 가운데 하나로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망절씨는 육류 못지 않은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고 감칠맛까지 갖추고 있는 버섯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그는 또 "버섯은 농약을 치지 않고 청정 재배하므로 그냥 먹어도 된다"며 "버섯 조직은 스펀지 형태로 되어 있는데 물에 씻으면 그 사이에 물이 들어가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혹 이물질이 묻어 있더라도 털어내고 그냥 먹어야지 버섯을 물에 씻는 것은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평소에 '버섯탕수육'을 즐겨 먹는다는 그는 "요리 전에 버섯을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 수분을 빼고 튀김옷을 입히면 요리가 잘 되니 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요즘은 어떤 소망을 가지고 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제가 빨리 활성화되고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농사 일 하는 보람과 대가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한소리타임즈 제6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그:#망절일랑, #귀화,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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