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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감사2반 국회의원들이 30일 전북대를 국정감사하겠다면서 다녀갔다. 그런데 국정감사장의 서슬 퍼런 긴장감은 온데간데없고,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문제들을 주요 이슈로 꺼내 대학 관계자들만 괴롭혔다는 비난만 남았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오전 전북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이어 오후 3시로 예정된 전북대와 전북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섰다. 하지만 감사반장 유기홍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을 필두로 한 국회의원들은 20분가량 ‘지각’까지 했다.

 

게다가 국회의원들은 서거석 전북대 총장을 상대로 지난해 전임총장 시절 검찰수사와 재판까지 종료된 대학연구비 비리 문제를 뒤늦게 들추거나 이미 올해 초 언론에 보도된 신입생 속옷 신고식 이야기를 자료사진까지 준비해가면서 정성껏(?) 추궁했다.

 

정문헌 의원(한나라당)은 “대학 교수들의 도덕성은 교육자로서 어느 기관보다도 중요한데 전북대의 비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북대 교수들이 연구비 개인유용과 연구비 사기,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의 사유로 징계당한 배경을 물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대학 연구비 비리 및 횡령 문제로 연일 지역 언론을 통해 지면에 오르내린 사안이며, 검찰 수사와 사법 재판이 끝나 대학 징계까지 마친 내용이다.

 

여기에 안민석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은 올해 초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스포츠과학과의 ‘속옷 신고식’ 사건을 들고 나왔다.

 

게다가 안 의원은 수석으로 입학했다가 학교를 그만둔 여학생이 아버지에 보낸 편지와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기합 받는 자료사진 등을 제시하면서 대학생들의 신입생 맞이 관행인 ‘관문놀이’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당시 한겨레신문을 통해 모두 낱낱이 보도됐던 내용과 사진들이다.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대학 측이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학과장이 보직에서 물러나고 학생들에 대한 징계까지 마무리됐다.

 

그런데도 안 의원은 이 문제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다가 서 총장이 '정리된 사안'임을 이유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자 보충질의를 통해서도 자신의 지적이 '새로운 소스'라면서 집요하게 따졌다. 이 상황에서 동료 의원들까지도 국회의원의 지적에 순응하지 않는 서 총장을 상대로 ‘동지애’를 발휘해 함께 질타하기도 했다.

 

지각 출석한 것도 모자라 해 묵은 주제를 들춰내는 수준의 감사를 지켜본 대학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일정도 바쁠텐데 굳이 내용도 없는 이런 걸(국정감사) 혈세를 낭비해가면서까지 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번 감사는 물론 해마다 전북대와 더불어 전북대병원까지 싸잡아 감사를 벌이면서 보건복지분야까지도 교육위 소관인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북대,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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