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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두전 녹두전처럼 넉넉하고 둥근 추석 맞으세요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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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보글보글…."

 

아침부터 부엌에서는 기름 냄새가 진동합니다. 

 

"내가 몇 년이나 더 차례상 준비를 할지 모르겠다. 나이들고 정신도 전같지 않아서 해마다 힘들어."

 

스물셋에 시집와 사십년을 넘게 집안의 대소사를 챙겨온 친정엄마도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전에 없이 힘들다는 소리를 자주 하십니다.

 

"그러면 몇 가지 음식을 줄이고 간단히 하면 되지 않겠어요"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퉁박이 날라옵니다.

 

"오는 식구들 먹을 건 해 놓아야지 무슨 소리야. 힘들어도 내 손으로 해먹을 수 있는 날까진 한다. 잔소리 말고 어여 그 녹두나 갈아라."

 

말하면 무엇하나요. 본전도 못 찾을 것을….

 

지난밤부터 불린 녹두를 가는 사이에 엄마는 어느새 숙주나물, 고사리, 도라지에 묵은 김치까지 썰어 넣은 소를 만드셨습니다.

 

"서울식은 좀 달라. 커다란 고기가 덩어리로 들어가거든. 나도 할머니한테 배웠어. 갈아 넣는 식도 있지만 서울식으로 하면 덩어리 고기 씹는 맛이 좋거든. 하나를 먹어도 푸지고 맛나게 먹어야지."

 

돼지고기부터 고사리, 도라지, 다시마, 김치까지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들어 있는 녹두빈대떡. 아이들이 좋아하는, 트랜스지방 투성이 피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건강식이랍니다.

 

이번 추석엔 두둥실 떠오르는 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하며 영양도 풍부한 녹두전을 만들어 보세요.

 

천상의 손맛, 친정엄마의 녹두전처럼 여러분들의 한가위도 고소하고 감칠맛나며 풍성하시길 빕니다.     


태그:#추석, #녹두전, #녹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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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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