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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재팬> 사진기자 요시카와씨 함께 한컷.
ⓒ 윤대근
지난 달 27일 밤,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리셉션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세 번째로 치러지는 세계시민기자 포럼이었지만 처음 참석한 나는 어디다 시선을 둬야 할지 몰랐다. 20여개 국가에서 모인 시민기자들은 각기 다른 언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며 동분서주 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는 <오마이뉴스 재팬>의 사진기자인 요시카와씨였다. 처음 그를 보고 떠오른 건 '람보'였다. 허리엔 각종 가방을, 어깨엔 카메라 장비를 주렁주렁 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한바탕 하기위해 전장에 선 '람보' 같았다.

대화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가 '일본인'이란 것에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내 머릿속은 이미 '관두자'고 결론짓고 있었다. 이유는 높디높은 언어장벽 때문이었다. 물론 행사장에는 통역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어디 내가 감히 통역을 앞세우고 대화를 한단 말인가.

이리저리 눈치만 보다 몇 십 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보다 대화하고 싶단 욕구가 더 강했던 걸까? '에라, 모르겠다. 일단 말이라도 걸어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그와의 대화는 "카메라 굿!"이란 말로 시작됐다.

요시카와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 장비와 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 때문에 자연스레 대화가 오고갈 수 있었던 것. 앞서 우려했던 '언어장벽'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 생중계 카메라를 피해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는 요시카와씨
ⓒ 오마이뉴스 김귀현
그의 장비는 캐논 마크투엔, 16-35m, 24-70m, 100-300m, 580EX, 배터리 팩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 구성과 비슷했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그 날은 그쯤에서 접어야 했다. 직업기자의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 다음날 아침, 요시카와씨와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사진촬영에 들어갔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었다. 사진 취재를 하다보면 늘 포인트라는 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더욱 더 좋은 사진을 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시카와씨와는 사인도 없었는데 서로가 자리를 비켜가며 쉽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다.

이날 점심시간은 2시간이나 됐다. 나는 그 시간을 요시카와씨와의 두 번째 만남에 활용했다. 물론 통역 자원봉사자와 함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한국말)"

"어제 처음 보았을 때 시민기자인줄 알았습니다. 한국에까지 올 정도로 사진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오마아뉴스 재팬>에 들어가기 전에 사진 관련 된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장비가 빵빵 하죠.(웃음)"

"카메라 장비 지원 사항은 어떤지요?"
"네, 당연 <오마이뉴스 재팬>에서 지원을 합니다. 아직까지 부셔지거나 그런 일이 없었지만 지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나요?"

"<오마이뉴스> 상근기자야 당연히 지원이 되겠지요. 하지만 시민기자들은 자기 경비로 수리를 해야 합니다. 조심해야죠."
"그렇군요. 한국의 <오마이뉴스>는 부럽습니다. 많은 시민기자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죠. 든든하겠어요."

"네, 이제 <오마이뉴스 재팬>은 1년밖에 안되었잖아요. 한국은 몇 년이 지났는데요. 일본에서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 됩니다. 사진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은 교류를 하고 싶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한·일 공동 기획기사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얼마든지요.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참여를 하고 싶습니다. 좀 더 많은 교류를 했으면 합니다."


사진 기사를 주로 쓰는 나에게 <오마이뉴스 재팬> 요시카와씨와의 만남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역시 언어의 장벽은 문제가 안 됐다. 앞으로 그와의 만남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기획기사가 나오길 기대해 주길 바란다.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윤대근, #요시카와, #카메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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