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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7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가치있는 UCC를 위한 10가지 조건'을 제안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가치 있는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어떻게 만드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의미 있는 지속 가능이 성공여부를 가늠한다"며 "'왜 우리가 시민미디어를 했을까?'하는 초심을 견지하고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연호 대표는 "가치 있는 UCC를 위한 10가지 조건"에 대해 제안했다.

오 대표는 "기존 저널리즘을 우리가 바꾸려는 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요, 나아가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며 시민저널리즘이 "책임 있는 참여, 신뢰 있는 참여, 영향력 있는 참여, 그리고 대안 있는 참여, 지속 가능한 참여가 있을 때 우리 참여가 우리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와 좀 더 밀접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발표한 내용 전문이다.

많은 고민했다. 시민참여저널리즘 2.0은 과연 무엇을 할까? 그 부분에 대해 여러분과 고민해보겠다. (사진 보여주며) 이게 제 모습이다. 12살 정도 때다. 고향이 시골인데 가난한 동네였다. 큰 뉴스도 없었다. 하지만 고향사람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기억한다.

<오마이뉴스>는 기사를 두 가지로 정의한다. '생나무'와 '잉걸'이다. 지게 지고 나무하던 시절 콘셉트에 영향 받아서 이렇게 정의했다. 그땐 큰 뉴스도 없지만 행복하던 시절이었다. 그 뒤 지금 난 매일 뉴스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때처럼 행복한가? 물음표다.

우리는 '시민저널리즘을 어떻게 잘 할까'하고 모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2007년 시민저널리즘은 더 이상 슬로건이 아니다. 길모어가 말한 "우리가 미디어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현실이다. <오마이뉴스>가 주장한 "모든 시민은 기자다"도 세계 곳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현실이 된 시민저널리즘을 앞으로 어떻게 더 한 단계 높일까 고민하는 이들이다.

시민저널리즘 1.0과 2.0은 뭐가 다를까? 1.0은 막 시작한 단계다. 2000년 즈음해 다양한 미디어들이 등장했다. 다양한 실험도 했다. 이젠 우리가 시민미디어를 왜 했지? 이런 기본적인 질문을 할 때다. 특히 무엇이 우리에게 이 시민참여저널리즘을 지속 가능하게 해줄 것인가? 단순히 지속 가능이 아니라 "의미 있게"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단계에 온 게 바로 2.0의 시대이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왜 기존 저널리즘을 바꿔야 하나? 그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나?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다. 그런데 시민참여저널리즘이란 게 시민들이 참여해 더 많은 정보를 유통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나? 이게 핵심적인 질문 같다.

오래 전에 뉴스 없어도 행복했다. 많은 참여, 많은 정보가 왜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나? 그럴 수 있다고 한다면 전제 조건이 몇 가지 있을 것이다.

책임 있는 참여, 신뢰 있는 참여, 영향력 있는 참여, 그리고 대안 있는 참여, 지속 가능한 참여가 있을 때 우리 참여가 우리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와 좀 더 밀접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묻고 싶다. 우리가 이런 시민참여저널리즘을 만들려고 하는데 우린 기존 저널리즘의 무엇을 바꾸려고 하나? 몇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첫 번째 누가 기자인가? 그리고 무엇이 뉴스인가? 어떻게 취재할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 어떻게 편집할 것인가? 어떻게 그 기사를 평가할 것인가? 시민참여저널리즘에서 무엇을 성공이라고 할 것인가? 그건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역할이란 뭐냐? 모든 시민에게 참여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언론 자유의 문화를 널리 정착시키는 것이다.

또 어젠다 세팅을 시민들 목소리로 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 미디어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미디어가 무시한 것을 우리가 보도해야 한다.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참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좀 더 설득력 있고 좀 더 진실 되게 만들어주는 게 역할이다. <오마이뉴스>는 상근자가 참여해서 팩트를 확인 하고 글이 좀 더 조리 있게 되도록 도와준다. 또 시민참여저널리즘은 확장자 역할을 해야 한다.

▲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7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가치있는 UCC를 위한 10가지 조건'에 관한 제안연설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시민미디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어떻게 더 확장자 역할을 할까 고민한다. <오마이뉴스>는 8월초에 오픈 할 <오마이뉴스> 2.0을 준비 중이다. 참여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더 확장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다. 그동안 시민기자들은 취재를 주로 했는데, 이젠 편집까지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제 모든 시민은 에디터다.

여섯 번째로 신 미디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미디어 자체가 교육기관이 돼야 한다. 시민기자들이 글을 쓸 때, 다른 시민기자들이 코멘트로 여러 가지 지적을 한다. 그게 또 교육 과정이다. <오마이뉴스>는 클리닉 과정도 있다. 오프라인 과정도 다양하다. 지난 달 충청 지역에서 시민기자들이 모여 자기가 쓴 기사를 서로 평가해주는 자리가 있었다. 이런 자리 통해 시민기자들의 유대감도 강화하고 시민미디어가 어찌 갈지 고민한다. 이제 우리는 본격적으로 시민기자 학교, 저널리즘 스쿨을 만들려고 한다.

일곱 번째, 시민미디어는 시민기자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취재 문화를 개혁하는 일을 해야 한다. 또 시민 미디어는 시민기자들에게 직업 기자들이 기사 쓰는 방식을 탈피하고 나름대로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글쓰기를 장려해야 한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의 글쓰기가 사이트에 올라온다면, 그 사회에 전체적인 창의성을 고양하는데 굉장히 도움을 줄 것이다. 시민미디어는 그것을 장려해야 한다.

아홉 번째, 시민미디어는 굉장히 좋은 기사인데 가치 절하된 기사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평가 시스템도 기존 미디어와 달라야 한다. 내가 <말>지 때 노근리 사건을 보도했다. 그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5년 뒤 AP통신이 이것을 보도했을 때, 모두 주목했고 AP통신은 이걸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런 불공정한 게임은 없어야 한다.

열 번째, 한 시민이 쓴 기사를 글로벌 페이지에 다양한 방법으로 전파시켜주면 더 좋겠다. 열하나, 시민참여의 모습이 지속가능하도록 시민미디어가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한 때 유행이 돼선 안 된다.

열두 번째, 기존 미디어에게 시민미디어가 이런 장점이 있구나 인지시키고 우리도 따라해야겠구나 하는 압력을 주는 것이다. 전통 미디어나 새로운 웹사이트에서도 다양한 시민참여저널리즘을 하도록 강제하는 게 우리의 굉장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민참여저널리즘이 한 편으론 경쟁자가 되고 동업자가 된다. 이것을 우리가 이룬 성과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성공은 각자 미디어가 잘했냐, 독자를 얼마나 충분히 갖고 있냐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영향으로 다른 미디어들이 우리 모델을 얼마나 채택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전통 매체가 시민미디어에 주목하고 "아, 그들이구나"하고 강제하는 것, 이것을 우린 성공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몇 가지 이야기했는데 중요한 핵심에 대해 점검하겠다.

지속가능한 게 성공여부를 가늠한다 했는데 그냥 지속가능은 아니다. "의미 있는 지속가능"이어야 한다. 그건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왜 우리가 시민미디어를 했을까?'하는 초심을 견지하고 가는 것이다. 아니면 나중에 자본에 포섭될 수 있다. 그때 왜 우리가 이것을 했는지 잊을 수 있다.

어제 포럼 뒤 각국 미디어에게 배워야겠구나 생각했다. 우린 세계 미디어로부터 실수했지만 실패하지 않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번 포럼 보며 세계 곳곳에 시민미디어가 생겼구나 생각했다. 이번 포럼이 세계 곳곳의 시민미디어들이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 하는 하나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플랫폼이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나?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어제 한 명이 그랬다. 웹사이트의 성공은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웹사이트의 성공은 컨텐츠가 아니라 사람에 있다. 나도 그걸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가치 있는 정보를 만들어낼 사람이 필요하다. 가치 있는 UCC를 만들어낼 사람이 필요하다.

그럼 시민미디어는 어때야 하는가?

1. 신뢰성이다.
2. 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UCC가 90%이상이 카피물이다. 그건 문제다.
3. 책임성이다.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자기가 쓴 기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서비스 정신과 관련 있다.
4. 시민기자가 기사 쓸 때 그가 기사를 쓰는 플랫폼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5. 추천받을 만한 가치 있는, 영향력 있는 참여를 해야 한다.
6. 일정 정도 크리티컬 매스를 확보하는 것이어야 한다.
7. 실제 현실에서도 통하는 것이어야 한다.
8. 여론의 광장에서 자기가 쓴 컨텐츠가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9. 유용해야 한다. 다른 사람도 돈을 주고 볼 수 있는 컨텐츠여야 한다.
10.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이 가치 있는 UCC를 만든 선구자다. 여러분이 어떻게 이끄냐 따라 시민저널리즘 UCC가 어떤 길로 갈지 나뉜다. 초심, 열정이 있다면 시민참여저널리즘의 미래도 밝다고 본다.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오연호, #오마이뉴스, #U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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