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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서구의회는 25일 임시회를 열어 삭감됐던 '계도지 예산'을 다시 부활시켰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 서구의회가 삭감됐던 계도지 구입예산을 다시 부활시켜 비난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 간의 볼썽사나운 알력싸움이 일어나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서구의회는 25일 오전 임시회를 열어 주민홍보용신문구독료, 일명 '계도지' 예산 4510만원을 추경예산에 다시 증액하는 내용을 포함한 ‘1차 추경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서구의회는 지난 해 2007년 본예산 심의에서 "구청 예산으로 통장들의 신문구독료를 대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마지막 예산임을 전제로 집행부가 요구한 9158만원(770명) 중 절반을 삭감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올해 제1차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이미 삭감된 계도지 예산 4510만원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찬반 격론을 벌인 후 표결을 통해 이를 전액 삭감키로 의결했다.

하지만, 추경예산을 심의하기 위해 25일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는 다시 계도지 예산을 부활시킨 수정안이 발의되어 통과되고 말았다. 이 '수정안'은 구우회 의원이 동료의원 6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

구 의원은 "집행부에서도 2008년에는 애초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대다수의 의원들도 어떻게 상반기만 지원하고, 하반기에는 갑자기 뚝 끊을 수 있느냐며 올해 까지는 지원하자는 의견을 제시, 수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수정안의 통과된 진짜 속내는 다른데 있다는 것이 주변 동료의원들의 설명이다.

'수정안' 처리에 앞서 서구 삼천동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는 '2007년도 기금운용계획 제1차 변경계획안 및 수정안'이 상정됐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삼천동에 주차장건립 기금 21억 4800만원을 들여 34면의 공영주차장을 설치키로 한 예산을 무효화하고, 예산을 전면 삭감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대표발의한 장미연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1면당 6300만원이나 하는 공영주차장의 필요성에 의문이 든다"며 "합리적인 다른 대안을 집행부에서 다시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 "특히 삼천동 공영 주차장 부지는 구우회 의원의 지역구일 뿐만 아니라, 구 의원이 다니는 교회와 인접해 있어, 해당 부지 선정의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 의원은 반대 토론을 통해 "삼천동은 상가가 밀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영주차장이 없어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라며 "이미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던 안을 다시 되돌리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구 의원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이 안은 결국 통과됐고, 삼천동 공영주차장 건립은 무산되게 됐다.

이를 지켜 본 구 의원은 자신이 제출했던 '계도지 예산 부활'을 골자로 한 수정안에 대해 함께 서명한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철회요구안'을 제출했고, 서구의회는 이 철회요구안을 표결을 통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서구의회는 다시 표결로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즉, 수정안을 제출한 의원들의 철회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수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 것.

구 의원은 철회요청안을 제출하게 된 동기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전에 협의와 다르게 '주차장 건립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뒤늦게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진걸 의원은 "구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과 미리 빅딜 논의를 한 뒤, 이미 예결위에서 삭감된 계도지 예산을 부활시키는 수정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결국은 구 의원이 자승자박한 셈"이라고 말했다.

구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초 합의와 다르게 오늘 아침 자신들끼리 회의를 한 뒤 '공영 주차장 예산안'을 삭감하는 안을 상정했다"며 "이는 의장단 구성과 관련한 감정으로 나를 비롯한 일부의원들을 골탕먹이기 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결국, 지난 해 서구의회 의장단 구성과 관련한 의원들 간의 알력싸움이 계도지 예산의 부활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꼴.

이에 대해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성명은 통해 "스스로 주민들과 약속한 계도지 폐지 약속을 명분 없는 세력 다툼으로 내팽개친 서구의회는 서구주민의 대의 기관임을 스스로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서구청은 의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집행부가 추경에 다시 편성하고, 이를 견제 감시해야 할 의회는 두 번 다시없다던 계도지 예산과 관련, 자신들의 결정사항을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의원들 간의 세력 다툼으로 휴지조각처럼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서구청과 서구의회가 보여준 계도지 예산 부활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지방자치 현주소를 확인하는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며 "결국 서구청 집행부와 서구 의회의 거꾸로 가는 행태에 지역 주민들의 세금주머니를 털어 아무런 자기반성 없이 지방자치를 곪아 터지도록 방치하고 있는 일부 지역 언론의 밥통을 채워주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태그:#계도지, #서구 의회, #구우회, #한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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