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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상화연구소 김태연 소장
ⓒ 이동현
배낭하나 달랑 메고 꽃 만드는 장인들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는 궁중상화연구소의 김태연 소장. 그저 꽃이 좋다는 이유로 시작한 전통지화 연구였는데 어느덧 궁중상화를 재현해내고, 전시회를 열고, 200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전시관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궁중상화란 궁중의 연회나 외국사신 접대와 같이 중요한 행사 때 음식 위를 장식하는 꽃으로 궁중가화의 한 종류이며, 전통 지화란 별신제, 굿과 불교의 영산제, 수륙제 등 각종 전통행사에 사용되는 종이꽃을 말한다.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전통지화의 보존과 궁중상화 재현에 매달리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 이상의 보람과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99년도에는 만경전전일진찬의 궁중상화를 복원해내고, 같은 해 10월에는 화성에서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재현해 전시하기도 했다. 또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궁중상화자문을 맡으며 그동안 외면되었던 궁중상화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김태연 소장이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영영 사라질 뻔한 살제비꽃을 지켜낸 일이다.

▲ 다부살이라고도 부르는 살제비꽃
ⓒ 이동현
▲ 연구소 2층에 전시된 궁중상화
ⓒ 이동현
살제비꽃은 다부살이라고도 부르는,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꽃이다. 국내에서는 고 김석출 옹만이 유일하게 그 제작기술을 가지고 있어 꽃과 제작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에 김태연 소장은 김석출 옹에게 전시할 꽃의 제작을 부탁하고, 김석출 옹의 사위인 김동열씨에게 제작기술을 전수받으라고 당부하는 등 살제비꽃의 보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김석출 옹이 작고한 이후에도 살제비꽃과 제작기술은 후대에 전해질 수 있게 되었다.

김태연궁중상화연구소에는 김태연 소장의 이런 노력들로 지켜낸 작품들이 가득하다. 김동열씨의 살제비꽃부터 이기원씨의 국화, 서울굿으로 유명한 이영희씨의 삼층대수파련, 이해경씨의 설화 등 수많은 지화 장인들의 작품이 작은 전시관에 빼곡히 들어차있다. 자신이 살던 집을 고쳐 전시관으로 꽃들에게 내어주고도 오히려 전시관이 너무 좁아 꽃들에게 미안하다는 김태연 소장. 김태연 소장의 바람은 좀더 넓고 제대로 된 전시관을 마련해서 전통지화와 궁중상화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동현 기자는 cpn문화재방송국 소속입니다. 이 기사는 iMBC에도 동시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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